지역 주민이 설계한 수원시 '우리동네 자치계획' 수립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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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주민이 설계한 수원시 '우리동네 자치계획' 수립 논의

  • 승인 2026-03-03 16:18
  • 이인국 기자이인국 기자
1-3-서둔동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주민들 마을 중장기 발전 계획 머리 맞대며 논의 사진제공/수원시청
지난해 수원시에서 처음으로 각 동 주민들이 직접 수립한 중장기 '우리동네 자치계획'이 마을 여건을 반영한 실질적 발전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웃 간 소통과 공존이라는 주민자치의 기본 가치를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와 현실적인 생활환경 개선 방안까지 담아낸 점이 특징이다.

특히 오래된 구도심 주민들이 '자치'라는 도구를 통해 도시재생의 해법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수원시 44개 동이 참여한 이번 계획에는 주민들이 직접 지역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 방향을 설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담겼다. 마을 길 조성, 생활권 연결, 환경 개선 등 일상 속 변화를 통해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겠다는 주민들의 고민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 주민이 디자인한 '마을길'…걷는 길 따라 지역 성장

자치계획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마을 특성을 반영해 '길'을 중심으로 공동체와 지역경제를 연결하려는 시도다. 우만1동, 영통3동, 화서2동이 대표적 사례다.

우만1동은 '우리가 함께 여는 만 가지의 변화'를 비전으로 도시재생과 생활권 불균형 해소를 목표로 삼았다. 수원월드컵경기장과 수원화성 인접이라는 지리적 강점을 활용해 마을 관광 자원을 개발하는 구상을 내놨다.

주민들은 직접 '뚜벅이를 위한 마을 안내 지도'를 제작해 도보 관광 동선을 구축하고, 수국거리와 불빛거리 등 테마거리를 조성해 체류형 상권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동탄인덕원선 개통으로 예정된 지하철역 역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1-2-영통3동
수원시 영통구 영통3동 주민들 우리동네 자치계획 수립 회의 개최
영통3동은 '도시형 마을길, 소통의 길'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녹지와 생활 인프라를 연결해 손바닥정원, 산책로, 공원 등을 하나의 보행 네트워크로 묶는 구상이다.

특히 대로로 단절된 동서 구간을 구름다리 문화로 연결하고, 주민 참여형 디자인과 무장애 보행 환경을 도입해 누구나 이용 가능한 마을길 조성을 목표로 했다.

화서2동은 서호천과 서호공원을 중심으로 지역 정체성을 강화한다. '화기애애, 서로서로, 이어짐'을 키워드로 경관 개선과 안전을 결합한 마을 환경 조성에 나선다.

단기적으로는 경관조명 설치를 통해 야간 명소화를 추진하고, 장기적으로는 서호천 산책로 프로그램을 확대해 친수공간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 단절된 마을을 잇다…교류 회복 통한 재도약

오랜 역사를 가진 수원 구도심은 개발 혜택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며 성장 속도가 더디다는 공통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일부 마을은 단절된 생활권을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서둔동은 농업연구기관 이전 이후 침체된 지역 활력을 회복하기 위해 '도시와 농업의 중심, 서둔동을 다시 새롭게'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동서로 나뉜 생활권 문제 해결을 위해 주민 텃밭과 쉼터 조성, 마을 동아리 활성화 등을 추진한다.

고등동은 신도심과 구도심이 공존하는 지역 특성을 반영해 '모두가 어우러지는 따뜻한 마을'을 목표로 세웠다. 빈집을 활용한 마을기업 육성과 골목마라톤, 쌍우물축제 등 주민 참여형 문화행사도 계획에 포함됐다.

영통2동 역시 공업지역으로 단절된 동·서 생활권을 녹지 보행축으로 연결하고, 중심 거점을 조성해 지역문화 활성화를 도모한다. 영화동은 장안문 인근이라는 역사적 자산을 기반으로 저층주거지 개선과 마을기업 운영을 통해 지속가능한 지역경제 모델을 구축할 방침이다.

■ 생활환경 개선으로 만드는 지속가능한 도시

기반시설이 노후한 구도심 마을들은 급격한 개발보다 생활환경 개선을 통한 지속가능성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지동은 '다 이루어질 지동'을 슬로건으로 문화유산 인접 지역의 제약을 고려한 균형형 도시 모델을 제시했다. 보호수를 중심으로 한 공원 조성과 성곽 산책로 개선, 빈집 활용 스마트팜 조성 등이 추진된다.

세류2동은 수원천을 중심으로 친환경 수변 공간과 안심 산책로를 조성해 '깨끗한 물길 따라 모두가 다정한 행복마을'을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호매실동은 칠보산 생태환경을 기반으로 구도심 환경 개선을 병행하는 친환경 도시 전략을 마련했고, 입북동은 R&D 사이언스파크 개발을 계기로 저탄소 자원순환 플랫폼 구축과 지속가능마을 인증 추진을 목표로 설정했다.

시 관계자는 "주민이 직접 만든 마을 발전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해 행정적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며 "중장기 구상들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고도화 과정을 지속해 진정한 주민자치를 실현하겠다"라고 밝혔다. 수원=이인국 기자 ku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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