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정회고록) "남기고 싶은 이야기"(11회) 충남대 행정대학원 졸업, 만학의 꿈을 이루다

  • 사람들
  • 뉴스

(충남도정회고록) "남기고 싶은 이야기"(11회) 충남대 행정대학원 졸업, 만학의 꿈을 이루다

김용교 前 충남도정책기획관, 前아산시 부시장

  • 승인 2026-03-24 15:10
  • 수정 2026-03-24 16:03
  • 신문게재 2026-03-25 9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김용교님
김용교
前충남도정책기획관
前아산시 부 시 장
나는 1997년 3월, 47세 나이에 충남대학교 행정대학원 석사과정에 입학하였다. 내가 대학원에 진학한 것은 대학(학부)을 한국방송통신대학교를 졸업하였기에 평소 대학 캠퍼스 생활을 부러워하고 동경해온 점이 있었고, 대학원의 학문탐구가 어떠한 과정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직접 체험하고 싶은 욕구가 작용한 데 있었다.

석사 학위를 취득하여 남은 공직생활, 나의 인사관리나 신상 문제에 유리하게 작용하게 할 목적은 조금도 없었다. 국립충남대학교 대학원을 선택한 데에도 나름대로 사연이 있었다. 먼저 대전 관내 국립·사립대 대학원도 직장인들을 위해 야간부 대학원을 개설하고 있었다.



도청 기획계장으로 근무할 때였는데 대전 관내 사립대학 두 군데에서 교수님들이 각각 찾아오셔서 자기 대학의 대학원에 입학하면 전 학기 등록금을 면제해주고 업무관계로 바쁠 때는 출석 일수의 편의도 헤아려주겠다는 제의가 있었는데 이러한 조건들이 오히려 나에게는 거부감을 갖게 하였다.

대학원 운영과정에 혹시라도 빈틈은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갖게 하였다.



국립충남대 대학원의 경우 우선 입학시험을 통과해야 하고, 출석상황을 엄격히 체크하면서, 대학원 과정 전(全) 5학기 중 4학기까지는 강의와 중간·기말고사를 거친 후, 5학기에는 논문작성~ 논문지도~논문심사~심사 통과 등 학칙에 따른 원칙대로 적용 운용하고 있어, 국립 충남대 대학원을 선택 하였고, 입학시험에 통과되어 진학의 꿈을 이루게 되었다.

강의는 매주 화·목 19:00~21:30분까지, 2시간 반 동안 진행되었다. 대학원 등원 날에는 늘 즐거웠고 기다려졌다. 장롱면허로 운전을 할 줄 몰라 아내가 학교까지 태워다 줬고 강의가 끝날 때까지 교정에서 기다렸다가 태우고 귀가하였다. 그때나 지금이나 생각하면 할수록 아내에게 참으로 고마운 마음뿐이다.

바쁜 사무실 일은 더욱 세심하게 챙겨져서 새벽에 출근하기도 하고 밤늦게 야근은 여전하였다. 그러면서도 대학원 수업이 있는 날에 결석하는 일은 없었다. 다만, 1999년 1년간 고위공직자 장기 연수 파견으로 대학원 수업은 1년간 휴학하였다.

연수를 마친 후 대학원 5학기를 맞아 논문을 작성해야 하는데, 국립 충남대 대학원의 경우, 영어시험을 통과해야 논문작성 자격을 주도록 학칙에 규정돼 있었다.

영어 담당 교수님께서 300여 쪽에 이르는 영어원서 한 권을 보여주면서 시험 범위를 알려주는데 그 볼륨이 책 한 권의 60%에 달하였고, 이 중에서 1~2페이지 해석하는 시험을 출제하겠다는 것이었다.

영어시험 통과는 나에게 큰 부담이었다. 고교 때 심화학습이 부족하였고 대학은 방송통신대에서 수학하여 영어 과목의 경우 마음껏 배우고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였다. 따라서 단시일 내에 그 많은 시험공부 분량을 습득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학위증
대학원 졸업장이다. 국가에서 한국방송통신대학교를 설립해주셔서 대학원에 입학할 수 있었다 .나는 이모저모 국가의 혜택을 참으로 많이 입은 사람이다. /사진=김용교 제공
하는 수 없이 영어 담당 교수님을 찾아뵙고 나의 지난 학교 이력과 사정을 말씀드리고, 시험 범위를 더 좁혀 주실 것을 건의 드렸더니 상당 부분을 좁혀 주셔서 밤을 지새다시피 영어공부에 매달려 통과할 수 있었다. 나는 논문은 가치있고 의미있게 작성할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러나 사전 영어시험 통과를 논문 작성의 전제조건으로 만난 힘겨웠던 허들을 무사히 통과하면서 어려운 고비를 비로소 넘길 수 있었다. 나로서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대목이다.

논문 작성에 들어갔다. 흔히 "논문은 목차를 정하면 50%는 작성되었다"고들 한다. 맞는 말이다. 나는 일찍부터 ‘지방정부의 정책에 관하여’라는 대강의 주제를 정해 놓고 있었다. 지도교수는 강근복 교수였다.

강 교수께서는 성품이 원만하고 정책분석학에 있어서 학계의 권위있는 분이셨다. 논문작성 지도에 세심한 배려와 신경을 써주셨고 지금까지도 고마운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 ‘지방정부의 정책능력 향상 방안에 관한 연구’로 제목을 정하였다. 제목을 정한 후 목차를 설정해 나갔다.

성적증명서
총평점 90점,총성적 평균 3.75로 B+를 받았다. 야간에 승용차로 등.하원을 시켜준 아내에 대한 고마음을 지금껏 잊을 수가 없다./사진=김용교 제공
지도교수께서 중간중간 꼼꼼하게 첨삭지도를 해 주셨고, 논문 작성작업은 6개월 내내 이루어졌다. 논문집을 다시 펼쳐보니 감회가 새롭다. 이 논문에서 내린 결론은 대략 다음 일곱 가지로 정리되었다.

<첫째> 지방정부에 (정책실, 정책담당관실 등) 정책전담부서 설치 운영이 필요하다.

<둘째> 정책기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책 요원은 물론, 공무원 모두의 자질향상과 능력 배양이 매우 중요한 과제다.

<셋째> 정책의제 설정 (정책형성-정책연구-정책개발단계 포함) 과정에서 시스템적 사고와 소프트웨어적인 정책개발이 요구된다.

<넷째> 정책과정에 다양하고 폭넓은 의견수렴과 투명성 확보가 필요하다.

<다섯째> 정책정보 수집체계와 정보공유체제 구축을 강조하였다.

<여섯째> 정책집행과정이나 집행 후, 정책평가가 심도있게 이루어져야 한다.

<일곱째> 지식정보화사회의 핵심적 과제는 신뢰 (trust) 형성에 달려 있다.

일반적으로 정책과정을 「연구·개발단계」, 「입안·결정단계」 「집행·평가단계」로 구분할 때 정책요원은 첫 번째 단계인 정책연구의 강조를 통해 단기, 중기, 장기적 정책연구대상 및 방향을 체계화하면서 바람직한 비전제시에 보다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전제하에 실증적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충청남도 정책요원(충남도공직자)의 정책능력 향상 방안을 제시하였다.

학사, 석사, 박사 학위수여식은 2001년 2월 충남대 캠퍼스에서 있었다. 대학원 석사과정의 경우, 내가 나이가 가장 많아서 대학원 교수회의에서 나를 석사 학위증서 대표수수자로 지정하여 단상에 올라가 윤형원 총장으로부터 학위증을 받았다.

학위 수여식장에는 아내와 가족, 본가 형제자매, 처가 식구들이 대거 참석하여 축하해 주었다. 정말로 기뻤고 가슴이 벅차올랐다. 1960년대 후반, 나라도 가난하고, 너도 가난, 나도 가난할 때 사골에서 농업 고등학교를 다녔다는 것만으로도 나로서는 큰 행운이었다.

대학 진학은 꿈도 꾸지 못하고 먼발치 남의 일로 생각마저 놓아버렸을 때 박정희 대통령께서 방송통신중학교, 방송통신고등학교, 방송통신대학교를 설치하여 본인이 배우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돈 없이도, 직장인들에게 면학의 길을 열어 주어서 수십 년간, 수백만 명이 혜택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립방송통신대학교가 없었더라면 내가 국립 충남대학교 행정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었을까? 참 감사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나는 대학 생활의 낭만을 즐기지 못했어도 부러워했던 대학 캠퍼스 생활은 확실하게 하였고 행정학석사 학위증은 지금도 보관 중에 있다.

김용교 (前 충남도정책기획관. 前 아산시 부시장)



KakaoTalk_20260324_112351820
2001년 2월 충남대 학위 수여식에서 '석사 학위증서 대표 수수자'로 지정되어 단상에 올랐다. 사진은 윤형원 총장으로부터 석사 학위증을 받는 모습. /사진 =김용교 제공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문평동 자동차공장 화재 참사 대전교육감 선거 출마자들도 애도
  2. "마지막 통화 아니었길 바랐는데" 대전 화재참사 합동분향소 유가족들 오열
  3. 희생자 신원확인·사고 원인규명 시작한다… 정부·경찰·소방·검찰 등 합동정밀 예정
  4. 대전 공장 화재 사망자 부검완료 신원 23일 확인 전망
  5. [문화 톡] 진잠향교 전교 이·취임식에 다녀와서
  1. [건강]봄철 운동 시작했다가 발목 삐끗··· 발목 인대 손상 주의
  2. [건강]내시경 이상 없는데 소화불량은 계속…'기능성 위장장애' 의심
  3. 층쪼개기 불법증축·기름때 누적된 천장… 커지는 업주 책임론
  4. '실종자 14명 주검으로' 통곡의 대전 車부품 공장화재 '최다 인명피해 참사'
  5. 발화 추정은 1층인데 2~3층 급속 확산…방화구획 문제 가능성

헤드라인 뉴스


직장인 평균 대출 5275만원 `역대 최대치`… 주담대 11%↑

직장인 평균 대출 5275만원 '역대 최대치'… 주담대 11%↑

국내 임금 근로자들의 평균 대출액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대출에서 40% 이상을 차지하는 주담대는 최근 11% 이상 증가율을 보이며 가계대출의 확대를 주도했다. 24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일자리행정통계 임금 근로자 부채'에 따르면 2024년 12월 기준 임금 근로자 개인 평균 대출은 전년 대비 2.4%(125만 원) 증가한 5275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2022년 이후 2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7년 이후 최대치다. 임금 근로자의..

李 ‘안전공업 화재 보상·트라우마 치유·유가족 대책 마련’ 지시
李 ‘안전공업 화재 보상·트라우마 치유·유가족 대책 마련’ 지시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화재와 관련, “보상, 트라우마 치유, 유가족 지원 등 피해 대책을 세심하게 마련해달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이날 청와대 본관에서 제11회 국무회의를 주재한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주 대전 대덕구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일터에서 각종 사고가 지속되고 있는데, 국정 책임자로서 송구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위험 사업장에 대한 조사를 철저하게 실시하고, 안전 관련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도 철저하게 점검해달라”고 주문했다. 중동 전..

두쫀쿠 가고 버터떡 왔다… 급변하는 유행에 지역 자영업자도 고민
두쫀쿠 가고 버터떡 왔다… 급변하는 유행에 지역 자영업자도 고민

전국적으로 대유행을 이끌던 두바이쫀득쿠키(두쫀쿠) 인기사 사그라들고, 버터떡이 새로운 트렌드로 확산되면서 대전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한숨이 커지고 있다. 두바이초콜릿에서 탕후루, 두쫀쿠로 이어진 유행의 바통 시간이 갈수록 짧아져 이번 버터떡 역시 두쫀쿠 처럼 악성 재고로 남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대전 자영업계에 따르면 2025년 10월 시작된 두쫀쿠 트렌드가 올해 2월까지 6개월가량 인기를 끌다 최근 들어 급격히 식고 있다. 한때 두쫀쿠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지역 매장 앞에는 구매하기 위해 긴 줄이 이어지기도 했지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합동분향소 찾은 정청래 대표 합동분향소 찾은 정청래 대표

  • 대전 문평동 화재 관계기관 합동 브리핑 대전 문평동 화재 관계기관 합동 브리핑

  • 74명의 사상자 발생한 대전 안전공업 합동감식 74명의 사상자 발생한 대전 안전공업 합동감식

  • 제20회 공주금강배 전국풋살대회 초등 5-6학년부 결승 제20회 공주금강배 전국풋살대회 초등 5-6학년부 결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