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 스스로 문 열게 했다”…항생제 내성 대응 새 해법

  • 전국
  • 부산/영남

“세균 스스로 문 열게 했다”…항생제 내성 대응 새 해법

외막 방어 체계 무너뜨리는 전략 주목

  • 승인 2026-04-28 12:46
  • 김성욱 기자김성욱 기자
260428-135-(첨부) 부산대 김광선 교수 연구 이미지
부산대학교 김광선 교수 연구팀이 제시한 다제내성 그램음성균 제어 전략 모식도.(사진=부산대 제공)
항생제 내성이 전 세계 보건의 가장 큰 위협 가운데 하나로 떠오른 가운데, 기존 약물의 한계를 정면으로 우회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더 강한 항생제를 찾는 대신, 세균 자체의 구조를 흔들어 약물이 스며들도록 만드는 접근이다.

부산대학교 연구진은 다제내성 그램음성균을 대상으로, 세균이 가진 외막 방어 체계를 스스로 약화시키는 방식의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

이 방법은 항생제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서도 효과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 '공격' 아닌 '유도'…치료 패러다임 전환

연구팀은 대장균의 유전자 조절 과정에서 유래한 펩타이드 'TimP'에 주목했다.

이 물질은 세균 외막 구조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하며, 결과적으로 항생제가 내부로 들어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특히 TimP가 많이 생성되는 상황에서는 세균이 세포밖 소포체(EV)를 다량으로 만들어내는데, 이 구조가 외막을 재구성하는 데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종의 '자기 붕괴 유도 장치'가 작동하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항생제 폴리믹신은 기존보다 훨씬 쉽게 세균 내부로 침투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외막 장벽 때문에 효과가 제한적이었던 약물이 새로운 통로를 확보하게 되는 구조다.

◆ 기존 약물 재활용…효율·안전성 동시에 확보

연구진은 이러한 메커니즘을 실제 치료 전략으로 확장해, TimP와 폴리믹신을 함께 담은 전달체를 구축했다.

해당 플랫폼은 낮은 농도의 항생제로도 높은 항균 효과를 보였으며, 독성 문제 역시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기존에는 여러 항생제를 조합하는 방식이 주로 시도됐지만, 약물 간 상호작용이나 체내 분포 차이로 실제 적용에 어려움이 많았다.

반면 이번 접근은 세균 구조 자체를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춰 이러한 한계를 우회했다는 평가다.

연구팀은 세균 외막 단백질과 TimP 간 상호작용을 분석해, 외막이 물리적으로 재배열되는 과정을 규명했다.

이러한 반응이 특정 균주에 국한되지 않고 공통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제시됐다.

이번 연구는 항생제 개발의 방향을 '신약 탐색'에서 '기존 자원의 재설계'로 확장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연구를 이끈 김광선 교수는 "세균의 방어 체계를 정밀하게 조절해 약물 투과성을 높인 점이 핵심"이라며 "항생제 사용량을 줄이면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성과는 한국연구재단 지원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의 협력을 통해 진행됐으며, 관련 연구 결과는 약물 내성 분야 국제 학술지에 게재됐다.

부산=김성욱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중징계 의결 사안 놓고 대전교육청·노조 갈등… 16일 면담
  2. 대전·세종·충청지방공인회계사회, 제32회 정기총회 개최…'정직한 회계 실현 다짐'
  3. 김운장 제주 신신호텔 그룹 회장, 제9대 대학야구연맹 회장 당선
  4. 대전보훈병원 원내 순환도로·주차장 개통…교통소외 일부 해소
  5. 대전지검도 스마트워크 도입… 검찰 근무 유연화 기대 속 내부 우려도
  1. 교권·AI교육·학생안전 담는다…인수위 공식 출범
  2. 차용일 약학정보원 신임원장 "보건의료정보 접근성 향상"
  3. [美·이란 종전 합의] 지역경제계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기대감’
  4. 국립대병원, 지역·필수의료 주축으로 육성… 충남대병원 역할 커진다
  5. 대전 단체장 당선인들, 햇빛연금·분산에너지특구 등 기후공약 제시

헤드라인 뉴스


전쟁 끝났는데 홀짝제 풀리나…차량 2부제 완화 여부 관심

전쟁 끝났는데 홀짝제 풀리나…차량 2부제 완화 여부 관심

미국과 이란이 종전 합의 양해각서(MOU)에 공식 서명하면서 공공기관 차량 2부제 완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도 내부 검토에 착수한 가운데 대전 등 각 지역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전쟁은 끝났는데 홀짝제는 언제 끝나느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6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공공기관 차량 운행 제한 조치 완화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종전 합의 문안에 공식 서명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였던 원유선 운항 재개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2월 28일 시작된 미·이란..

與 충청 시도지사 당선인 8월 全大 앞 친명 친청 윤곽
與 충청 시도지사 당선인 8월 全大 앞 친명 친청 윤곽

김민석 총리와 6·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당선인과의 회동 이후 충청 정치권의 설왕설래가 뜨겁다. 이재명 대통령 최측근으로 8월 전당대회 당권 도전이 유력한 김 총리가 주재한 자리에 참석 여부를 두고 정치적 해석이 달리는 것이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총리는 전날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시도지사 당선인들을 만났다. 이 자리엔 더불어민주당 9명의 예비 광역단체장들이 참석했다. 충청권에선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 조상호 세종시장 당선인, 신용한 충북지사 당선인 등 3명이 함께 했다. 하지만, 박수현 충남지사 당선인은 참석하지 않았..

종전 소식에 나프타 수급 원활해지나... 소상공인, 관련 제품 안정화 기대
종전 소식에 나프타 수급 원활해지나... 소상공인, 관련 제품 안정화 기대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완화되면서 플라스틱과 비닐, 포장 용기 등을 만들 때 쓰이는 나프타가 안정적인 공급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그간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 제품 수급 불안과 가격 폭등으로 일선 자영업자들의 비명이 계속됐는데, 가격 안정화로 한시름 덜지 관심이 모아진다. 미국과 이란이 19일 종전 양해각서를 체결할 것이란 소식에 대전 소상공인들은 그간 급등한 나프타 관련 포장재 가격 인하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나프타 공급량은 6월 들어 공급량이 확대되고 있다. 중동 전쟁 직후인 3~4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 접시꽃에 담긴 여름 접시꽃에 담긴 여름

  •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