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역 앙트러프러너십 교육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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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역 앙트러프러너십 교육을 제안한다

김홍신 충남도립대 외래교수

  • 승인 2026-07-12 17:04
  • 신문게재 2026-07-13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김홍신
김홍신 충남도립대학교 외래교수
"지역에 청년이 없다."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을 이야기할 때 가장 자주 등장하는 문장이다. 그러나 청년 유출을 일자리 부족이나 문화인프라의 한계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여러 지역에서 대학생과 청년들을 만나며 확인한 사실은 조금 달랐다. 청년들은 지역을 싫어해서 떠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었다. 지역활성화의 핵심은 청년을 붙잡는 데 있지 않다. 청년들이 지역 안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미래를 그려볼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지난 학기 대학에서 창업·진로 교과목을 운영했다. 학기 초 학생들에게 창업은 낯선 주제였다. 창업은 특별한 사람만 하는 일이고, 지역은 졸업하면 떠나야 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적지 않았다. 그래서 수업의 출발점을 사업계획서 작성이 아닌 앙트러프러너십에 두었다. 앙트러프러너십은 기업을 설립하는 기술이 아니다. 변화와 기회를 발견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도적으로 행동하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태도와 실천 역량이다. 학생들은 국내 기업가와 사회혁신 사례를 통해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익혔다. 이어 지역에 정착해 활동하는 청년 로컬크리에이터를 만나 삶과 일을 들여다보고, 지역을 대표하는 공간을 탐방했으며,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직접 기획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한 학기가 끝난 뒤 학생들의 변화는 예상보다 컸다. 사전·사후 설문조사에서는 창업에 대한 긍정적 태도와 실행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모두 향상되었고, 창업 의도 역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수치보다 더 의미 있었던 것은 학생들의 변화였다. 학생들은 "지역의 문제를 발견하고 아이디어를 구상하면서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공간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지역에도 다양한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미래의 선택지가 넓어졌습니다.", "창업은 특별한 사람만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저도 도전해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학생들은 창업을 배우면서 지역을 바라보는 시각도 함께 바꾸고 있었다. 이 경험은 교육이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했다.

우리는 오랫동안 지역을 배우는 교육에는 익숙했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 산업을 배우는 교육은 꾸준히 이뤄져 왔다. 반면 지역의 문제를 발견하고, 사람과 자원을 연결하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경험은 교육 안에서 충분히 다루어지지 못했다. 지방소멸 시대에는 교육도 새로운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 취업을 준비하는 교육은 여전히 중요하다. 여기에 지역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교육이 더해질 필요가 있다. 지역을 이해하고, 지역의 문제를 발견하며, 다양한 주체와 협력하고, 지속가능한 가치를 만들어가는 역량을 키우는 교육이다. 이러한 교육의 방향을 '지역 앙트러프러너십 교육(Local Entrepreneurship Education)'이라 제안한다.

지역 앙트러프러너십 교육은 창업교육과 지향하는 방향이 다르다. 지역을 삶의 터전으로 이해하고, 지역의 가능성을 발견하며, 사람과 자원을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실천 역량을 기르는 교육이다. 자신의 성장과 지역의 성장을 함께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을 길러내는 교육이기도 하다. 이러한 교육은 학교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학교는 교실을 지역으로 확장해야 한다. 지역주민은 교육의 대상이 아니라 교육의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는 학교와 주민, 기업, 지역 활동가를 연결하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는 이러한 연결이 지속적인 교육 생태계로 이어질 수 있도록 플랫폼 기능을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특히 지역에서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있는 청년 창업가, 로컬크리에이터, 사회혁신가, 문화예술인, 소상공인은 학생들에게 가장 가까운 롤모델이다. 이들과의 만남은 지역에서도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현실로 바꾸는 경험이 된다.

지방소멸은 어느 한 기관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교육도 그 해답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청년이 머무는 지역은 정책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역을 가능성의 공간으로 바라보고, 그 안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갈 사람이 많아질 때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도 함께 만들어진다. 이제는 지역을 배우는 교육에서 지역을 만드는 교육을 함께 고민할 때다. 청년이 지역에서 미래를 설계하고 지역과 함께 성장하도록 돕는 교육이 필요하다. '지역 앙트러프러너십 교육'이 그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홍신 충남도립대학교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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