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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효준 기자 |
소통과 대화, 토론만으로 고민이 해결되고 모두가 만족하는 결론이 나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적어도 내 경험상 대화와 토론 끝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누군가는 양보해야 했고, 누군가는 끝내 불만을 품었다. 수학 문제가 아닌 현실에서 0%와 100%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모두를 만족시키는 결정은 현실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소통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다. 서로의 의견을 듣고 이해하는 과정은 갈등을 줄이고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내는 가장 건강한 방법이다. 세상의 많은 오해와 갈등은 소통의 부재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다만, 현실은 조금 더 잔혹하다. 어떤 의제든 찬성과 반대는 존재하며, 오히려 대화가 길어질수록 결정은 늦어지고 갈등이 확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실 정치인이 가장 곤란한 상황에서 자주 꺼내는 단어 역시 '토론'과 '검토'다. 충분한 논의는 필요하지만, 때로는 결정을 미루기 위한 명분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시간이 흐르면 세간의 관심이 차갑게 식고, 본인 결정에 대한 부담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깔린 경우다. 소통이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변질되는 순간이다.
민선 9기 충남도정을 시작한 박수현 충남지사가 핵심 가치로 '소통'을 내세운 것도 이런 측면에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낳는다. 도정 슬로건마저 '통(通)하는 충남'으로 정할 만큼 그는 취임 이후 줄곧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취임 초기인 만큼 도민의 의견을 폭넓게 듣고 화합을 이루겠다는 의지는 충분히 공감할 만하다.
하지만, 충남에는 지천댐 건립을 비롯해 공공기관·공기업 이전 소재지, 행정통합 등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는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이 중 상당수는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누군가는 반발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최근 중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조철기 충남도의장이 "공론화 과정도 중요하지만 도지사가 결정할 때는 단호하게 결정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결국 도민이 기다리는 건 박수현표 도정의 방향성과 리더십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나라면 과연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도 솔직히 자신이 없다. 그러나 리더에게 주어진 권한은 책임을 전제로 한다. 충분히 듣되, 결정해야 할 때는 결정하는 것. 소통은 결정을 미루기 위한 이유가 아니라 더 나은 결정을 위한 과정이어야 한다.
'통하는 충남'이 단순히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넘어, 필요할 때 책임 있게 결단하는 충남으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심효준 내포본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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