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예인선 침몰사고, '6분의 공백' 진실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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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예인선 침몰사고, '6분의 공백' 진실 밝혀야

상황실은 왜 중앙해양특수구조단 출동 지시를 6분 뒤에 내렸나…
"골든타임 놓쳤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 승인 2026-09-09 19:53
  • 수정 2026-09-10 10:25
  • 정진헌 기자정진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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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해양경찰서 전경.(사진=정진헌 기자)
부산 오륙도 앞바다에서 예인선이 전복·침몰해 선원들이 숨지거나 실종된 가운데, 사고 직후 부산해양경찰서 상황실의 구조세력 투입 시점에 6분의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초동 대응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사고 발생 직후 인근 파출소에는 구조 출동 지시가 내려졌지만, 해상 인명구조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중앙해양특수구조단(중특단)에 대한 출동 지시는 그보다 6분 늦은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는 9일 부산해양경찰서장을 직접 만나 사고 당시 상황과 초동 구조체계에 대해 취재했으며, 13시30분 인근 파출소에 출동 지시가 내려졌고 13시36분 중특단에 출동 지시가 내려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당시 사고 해역의 해상 상황 역시 구조 활동에 완만한 기상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 이번 사고에서 반드시 짚어야 할 대목이 바로 이 '6분'이다.

지난 2일 오후 1시29분 부산 오륙도 동방 약 9㎞ 해상에서 286t급 예인선이 전복·침몰했다. 사고 당시 선박에는 모두 8명이 승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후 구조작업이 시작됐지만 1명이 구조된 뒤 1명이 숨졌고, 나머지 선원들은 실종됐다. 이후 해경과 해군 등이 대규모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수색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사고 발생 직후부터 가장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는 구조세력을 어떻게 배치하고 지휘했느냐이다.

◆ 6분이면 약 7.4㎞ 이동할 수 있다

중특단은 해상에서 발생하는 대형 인명사고에 대비해 전문적인 구조·수중수색·선체 진입 능력을 갖춘 전문 구조조직이다.

특히 고속 구조정을 활용할 경우 최대 40노트 수준의 속도로 이동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0노트의 속도로 단순 계산하면 1분에 약 1.23㎞를 이동할 수 있다. 6분이면 약 7.4㎞다.

사고 지점이 오륙도에서 약 9㎞ 떨어져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시간이다.

사고 현장과 비교적 가까운 곳에 전문 구조세력이 있었고, 파출소 구조정에는 13시30분 출동 지시가 내려진 반면 중특단에는 13시36분에야 출동 지시가 내려졌다면 왜 그 6분이 발생했는지는 반드시 밝혀야 한다.

◆ "왜 중특단 출동 지시는 6분 뒤였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누군가를 미리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당시 상황실은 사고를 인지한 뒤 어떤 판단을 했는가. 인근 파출소에는 즉시 출동을 지시하면서 중특단에는 왜 6분 뒤에 출동을 지시했는가.

당시 상황실 근무자와 지휘라인은 사고 선박의 위치와 승선원 현황을 언제 파악했으며, 중특단 투입 필요성을 언제 판단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특히 TRS(재난안전통신망) 교신 기록과 상황일지, 출동명령 기록, 구조정의 실제 출항시간 및 항적자료를 대조하면 당시 지휘가 적절했는지 상당 부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사고 당시 선원들이 선박 밖으로 빠져나왔거나 해상에 떠내려간 정황이 있었다면 초기 수분 단위의 대응이 생존 가능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수색·수사 과정에서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 "6분 지연이 구조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가"

이번 사고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중특단의 출동 지시가 6분 늦어진 것이 단순한 행정적 시간 차이였는가, 아니면 실제 구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었던 골든타임이었는가.

그 답은 감정이나 추측으로 판단할 일이 아니다.

당시 TRS 녹취와 상황실 기록, CCTV, VTS 자료, 구조세력의 출동 및 이동시간, 사고 선박의 전복·침몰 과정 등을 시간대별로 재구성하면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조사 결과 6분의 지연이 구조세력의 현장 접근을 늦췄고, 그 결과 구조 가능성이 있었던 선원이 구조되지 못했을 가능성이 확인된다면 단순한 '출동 지연'으로만 볼 수 없는 중대한 문제가 된다.

반대로 당시 상황과 매뉴얼, 구조세력의 출동 준비상태 등을 종합한 결과 6분의 차이가 실제 구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그 역시 국민에게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해경, 사고 원인뿐 아니라 '초동 지휘'도 밝혀야 한다.

해상사고에서 구조의 골든타임은 분 단위로 움직인다.

더욱이 이번 사고는 공해상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사고가 아니라 부산 육지와 비교적 가까운 오륙도 동방 약 9㎞ 해상에서 대낮에 발생한 사고였다.

◆ 사고해역 약 9㎞…40노트 고속정 투입 시 골든타임 대응 가능했나

그렇다면 국민이 묻는 것은 단순하다.

왜 13시30분에는 파출소 출동을 지시하면서 중특단 출동은 13시36분이었는가.

그리고 그 6분 동안 상황실에서는 무엇을 판단하고 있었는가.

누가 최종적으로 결정했으며, 당시 지휘·보고 체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가.

해경은 이번 사고의 원인과 실종자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사고 직후 초동 대응 과정도 한 치의 의혹이 없도록 공개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

특히 실종자 가족들에게는 사고 원인 못지않게 "구조할 수 있는 순간에 최선을 다했는가"라는 질문이 절박할 수밖에 없다.

◆ 6분은 짧은 시간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해상 인명사고에서는 한 사람의 생사를 가를 수도 있는 시간이다.

이번 사고에서 그 6분이 단순한 시간 차이였는지, 구조의 골든타임을 놓친 결정적 공백이었는지는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해경의 투명한 자체 감사와 함께 필요하다면 독립적인 조사와 수사를 통해 당시 상황실의 판단과 지휘 과정 전반을 낱낱이 확인해야 한다.

사고 원인을 밝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사람을 살릴 수 있었던 순간에 국가의 구조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밝혀야 한다.

그것이 실종자 가족과 국민에게 해경이 답해야 할 최소한의 책무이고, 법조계에서는 업무상과실과 직무유기 부분도 전망된다고 전해진다.


부산=정진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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