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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용택 교수 |
인간과 같은 세상에서 살아가지만 방치된 삶의 생명들도 많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우리가 주변에서 마주하는 길고양이다. 그들은 태어날 곳을 선택할 수 없었다. 태어나 보니 거리였다. 생의 시작부터 먹이를 찾아 헤매고 추위와 질병, 위협과 위험을 견뎌야 하는 혹독한 삶이다. 집에서 보호받는 반려묘와 달리 모든 것이 고된 생존의 여정이다. 고통과 두려움 속에 살아가지만 이들의 생명이 덜 소중한 것은 아닐 것이며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인간의 규율이기에 이에 대한 측은지심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갈등도 있다. 발정기의 울음소리, 뭐라도 먹어야 살기에 뒤지는 쓰레기봉투는 주민에게 불편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인간에게 피해를 주려는 것이 아닌 생존 본능으로, 인간에 대한 다소 불편이 한 생명의 목숨보다 우선할 수 있을까. 인간 사회도 수많은 불편과 갈등을 겪지만 서로 양보하고 조정하며 살아간다. 동등함의 배려다. 약자에 대한 배려도 중요하다. 약자를 배려하지 않은 사회는 힘의 사회이고 폭력의 사회이다. 길고양이를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겠으나 생명 존중은 호불호의 문제가 아니다. 좋아하지 않아도 해치지 않을 수 있고 불편하더라도 함께 살아갈 방법은 찾을 수 있다. 길고양이를 가엾게 여기고 돌보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주변을 청결히 하고 개체수 관리 등 관련 노력과 함께 이웃의 불편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실제로 국내외 도시들이 공존의 해법을 찾고 있다. 서울 서초구는 2017년부터 공식 급식소와 중성화·위생관리를 병행하고 겨울철 보호에도 힘써 왔다. 경기도는 2020년부터 도청에 급식소를 설치해 관리인을 지정하고 중성화 사업을 추진했다. 대전시도 지난해 유성구 일대에 공공급식소를 시범 설치했다. 급식소의 의미는 먹이를 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주민 갈등을 줄이고 길고양이와 사람이 공존하도록 행정과 시민이 책임을 나누는 역할도 한다. 대만 허우통은 고양이와 공존하는 관광마을로 유명하고 일본 도쿄 치요다구는 주민과 행정이 함께 지역 고양이를 관리하는 공존도시로 유명하다.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는 시민의 일상과 거리의 고양이가 도시문화를 만들었다. 방식은 달라도 길고양이를 공존의 존재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사례로서 배려는 문화가 되고 공존은 도시와 사회의 지속적인 관리와 제도로 공생, 공영으로 이어진다.
문화도시는 품격있는 도시다. 그 품격은 화려함보다 평등, 배려, 공존이 얼마나 일상화되었는가에 달려 있다. 세종대왕이 백성의 처지를 가엾게 헤아렸듯, 우리도 나약한 생명마저 돌아볼 수 있다면 백범이 소망한 문화의 힘 역시 다른 존재를 인정하는 마음에서 더 크게 빛날 것이다. 태어난 곳이 거리라는 이유로 생존마저 부정당하지 않도록 길고양이에게도 측은지심이 닿는 사회, 불편은 조정하고 작은 생명에는 살아갈 자리를 내어주는 도시. 나의 시간 나의 노력 일부가 어떤 생명에는 전부가 된다면 보람된 일 아닐까. 그리고 달라진 위상으로 약자에 대한 배려가 일상이 되는 곳이 문화시민이자 문화도시의 품격이 아닐지.
/공용택 한밭대 교수·예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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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바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