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묵]적폐와 국가 개조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이원묵]적폐와 국가 개조

[목요세평]이원묵 한밭대 총장

  • 승인 2014-06-18 14:10
  • 신문게재 2014-06-19 16면
  • 이원묵 한밭대 총장이원묵 한밭대 총장
▲ 이원묵 한밭대 총장
▲ 이원묵 한밭대 총장
어느덧 세월호 사건도 2개월을 지나고 있다. 온 국민이 울고 대통령까지 눈물을 흘린 국가의 충격적 비극이었다. 이 사건은 발생 원인부터 수습과 대책수립에 이르기까지 안전불감증, 관피아, 기업부패, 종교문제 등 오랜 기간 우리 사회에 누적된 문제가 표출되었기에 더욱 심각하다. 급기야 대통령이 우리 사회의 비정상적인 관행을 뿌리 뽑고 사회병리현상을 치유하기 위해 적폐척결과 국가개조를 선언했다. 역사에서 볼 수 있듯이 적폐는 어느 시대에서나 항상 존재했다. 약 100년 전 인도의 국부 마하트마 간디는 그의 어록에서 민주국가가 경계해야 할 7가지의 악덕을 지적했다. 철학 없는 정치, 도덕성 없는 경제, 노동 없는 부, 인격 없는 지식, 인간성 없는 과학, 윤리의식 없는 향락, 헌신 없는 종교가 그것들이다. 지금 우리 사회의 병리현상을 예견이라도 한 것처럼 정확한 지적이다. 요즘 우리 사회는 갈등이 심화되어 양극화 되어가고 있다. 빈부, 세대, 계층, 지역, 이념 그리고 노사 간의 갈등은 우리 사회에 극단적 대립관계를 형성시킴으로써 옳고 그름의 기본적 가치마저 실종되고 상호불신의 벽만 높이고 있다.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 국민은 부패된 종교와 정부의 허술한 안전관리능력을 목격했고 SNS를 통한 막말논란과 유언비어를 들으면서 병든 우리 사회를 체험할 수 있었다.

더욱이 정치가 당리당략에 따라 쉽게 표만 얻기 위해 갈등의 중심에서 이런 상황을 적절이 이용(?)하기 때문에 그 골을 메워주기는커녕 깊이만 더해주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오염된 환경에서 독버섯이 자라나는 것처럼 이런 혼란 속에서는 언제나 병리현상들이 산출되어 우리 사회 곳곳에 겹겹이 쌓이게 된다. 자기 출세와 안위에만 관심있는 관피아는 물론이고 오직 표만 세는 철학 없는 정치인들, 법과 숨바꼭질하는 부패한 권력층, 하청업체 갈취하는 대기업 오너들, 주변사정 안보고 자기이익에만 몰두하는 귀족노조, 통일을 빙자하여 국가와 국민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이념세력, 사회갈등을 치유하기보다는 부추기면서 기생하는 사회활동가들, 화려한 경력과 지식으로 평생 막말을 쏟아내며 존경받고 사는 인격결핍 지식인, 종교활동을 가장하여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있는 사이비종교인, 이웃 눈치는 아랑곳없이 호화판 생활하는 천민재벌, 교실에서 의식화 교육에만 전념하는 비양심 선생님들이 바로 오늘의 적폐생산자들이다.

적폐는 우리 사회를 비정상적으로 만들고 국민을 양극화시킴으로써 사회를 혼란에 빠뜨린다. 국가개조는 이런 적폐들을 해소하기 위해 사회문화 패러다임을 바꾸는 작업이기 때문에 국민 스스로 해결해야 할 매우 어려운 과제다. 사색당파의 적폐 때문에 조선시대에는 많은 사화들이 일어났고 중국왕조의 흥망성쇠도 적폐가 주요 원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 진나라의 분서갱유도 전국시대의 백가쟁명으로 국론이 분열되고 사회혼란이 야기됨으로써 취해진 극약처방이었다. 이처럼 적폐가 한계를 벗어나면 혁명과 민중봉기를 야기함으로써 극도의 사회혼란으로 치달은 예는 얼마든지 있다. 프랑스혁명과 청교도혁명도 절대왕권의 절대군주제와 시민들의 계몽주의적 사상으로 양극화된 보편적 가치관의 차이로 인하여 발생된 적폐에서 기인되었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외치는 국가개조론은 바로 이런 역사적 배경을 고려하여 우리 사회가 사회적 큰 재앙을 피하고 보다 안정화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일 것이다. 해방 후 60여 년 동안 오직 “잘살아 보세”만을 외치며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로서는 오천년 역사 중 가장 잘사는 세상을 만들었을지는 모르지만 그 부작용 또한 크다는 사실을 이제 깨닫게 되었다.

마치 농사는 좋은 토질과 기후가 필요하듯이 미래 국민행복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올바른 사회의 공통적 가치관과 확고한 정체성 확립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적폐 척결을 위해서 제도를 고치고 조직을 바꾸는 혁신전략인 정부의 대증요법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으로 우리 사회의 갈등을 치유하고 국민행복국가를 만들기 위해 이제부터 국민 모두가 참여하여 사회문화 패러다임을 바꾸는 원인치료법 즉 국가 개조가 절실하다. 우리는 할 수 있다. 임진왜란 때는 의병으로 맞서고 일제식민지시대는 국민저항으로, 그리고 1998년 외환위기 때는 장롱 속에 숨겨둔 금붙이를 모아서 위기를 기회로 만든 슬기로운 민족이기 때문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통닭 거리'와 '화성행궁'의 조화… 수원이 미식 관광지로 뜬다
  2. 빈집털이 예방부터 절도범 검거까지…대전경찰, 추석 연휴 맞춤형 순찰·신속 대응
  3. 천안시, '백석마을아이파크' 서북구 제43호 공동주택 금연구역 지정
  4. 대전 갑천습지에 일제 금 수탈현장…무너진 동굴입구와 산책로 기초 드러나
  5. 세종 명물 '낙화축제', 국내 대표 콘텐츠로 발돋움한다
  1. "계좌에 '급여' 정보 표시 안할 땐 금리 감면 혜택 못 받는다"
  2.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중국전서 반전 노려야…비에 경기 지연 변수
  3. 42㎞ 완주 사족보행로봇 '라이보2' 최적설계 연구 네이처에 게재
  4. 추석 연휴 벌초·성묘길 벌 쏘임 주의하세요… “피부 노출 줄여야”
  5. 형소법 개정 일주일 앞두고… 명칭부터 수사 인력 어떻게 달라지나

헤드라인 뉴스


단양 도담정원에 내려앉은 가을…백일홍 꽃물결 장관

단양 도담정원에 내려앉은 가을…백일홍 꽃물결 장관

가을이 깊어가는 단양 도담정원에 형형색색의 꽃물결이 펼쳐졌다. 빨강과 분홍, 주황, 노랑빛 백일홍이 단양강의 푸른 물결과 어우러지고, 그 너머로 도담삼봉이 자리하면서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가을 풍경을 선사하고 있다. 단양군은 도담삼봉 인근 도담정원에 백일홍이 만개하면서 가을철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넓게 조성된 꽃밭은 어느 방향에서 바라보더라도 단양강과 도담삼봉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길 수 있어 가을 나들이와 사진 촬영을 즐기는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백일홍에 이어 보랏빛 꽃까지 더..

절충안 찾은 글로벌 진로탐험대… `현실화` 과제는
절충안 찾은 글로벌 진로탐험대… '현실화' 과제는

달라진 글로벌 진로탐험대, 이제는 순항할 수 있을까. 세종시교육청이 보건복지부 심사 과정에서 우려 사항으로 지목된 예산과 장소, 기간 등을 조정하며 '절충안'을 마련한 가운데, 변경된 사업 방식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체험 권역을 국내와 아시아 중심으로 조정하고 운영 기간을 줄여 학생의 경제적 부담을 일부 덜어냈다는 점에서 사업 현실화에는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다. 다만 2027년 1~2월 시행을 앞두고 빠듯한 준비 일정, 국내 기존 프로그램과의 차별화, 겨울방학 중 운영의 적절성, 안전 우려 불식 등은 풀어야..

천안법원, 성정동 살인사건 60대 남성 `징역 25년`
천안법원, 성정동 살인사건 60대 남성 '징역 25년'

일면식 없는 지인의 친구 등 3명의 사상자를 낸 60대 남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는 살인,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63·남)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형의 집행종료일부터 5년간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령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A씨와 피해자 B씨는 2010년 일용직으로 일하면서 알게 된 사이고, B씨와 C씨 그리고 D씨는 서로 고향 친구 사이다. A씨는 2026년 5월 26일 서북구 성정동 한 포차식당 안에서 피해자들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 함께 술을 마시던 중 불상의 이유로 격분해 피해자..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 ‘버스전용차로 시행중입니다’ ‘버스전용차로 시행중입니다’

  • ‘풍요롭고 즐거운 추석 명절 되세요’ ‘풍요롭고 즐거운 추석 명절 되세요’

  • 귀성객 맞이 서대전역 방역 ‘꼼꼼하게’ 귀성객 맞이 서대전역 방역 ‘꼼꼼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