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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규 내포본부 부국장 |
이 날은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한 날이기도 하지만 백년대계 교육을 포기한 날이기도 하다.
대충 짐작은 했지만 결과는 너무도 뻔했다. 더불어 전형적인 농산어촌으로 도시지역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불리한 교육여건을 지닌 충남교육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역시나로 끝나면서 큰 충격에 빠졌다. 적다고 하면 적은 예산일테지만 지역교육 여건을 놓고 보면 단돈 1원도 아쉬운 상황인데, 당장 내년에 무려 1300억원에 달하는 교육재정 감소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 지 말 그대로 난감한 실정이다.
이러한 사정은 충남교육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게 더 큰 문제다. 그렇지 않아도 재정적으로 궁핍한 살림살이를 걱정하는 교육청 처지에서 효율화 방안의 미명아래 정부의 주문은 실로 가혹하기 이를 데 없다. 이쯤 되다 보니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는 지난 14일부터 진행된 전국 시·도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 자리에서 바닥난 지방교육재정을 두고 교육부를 압박했다.
당장 새정치연합 유기홍 의원은 교육부로부터 받은 전국 시·도교육청 교육환경개선사업 예산 반영 현황자료를 공개하면서 “올해 전국 시·도교육청 예산 소요액은 4조407억원인데 반영액은 1조5234억원으로 예산반영률이 최근 4년간 최저인 38%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유 의원은 “올해 전국 시·도교육청의 지방교육채 발행 잔액은 6조1426억원으로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고, 올해 갚아야 할 원리금만 1639억원에 달한다”며 “내년에 지방교육채를 발행하지 않는다고 가정해도 상환금액은 원금 2325억원과 이자 3573억원 등 모두 5898억원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 의원은 “고장난 화장실을 고쳐주지 못하고 찜통·냉골 교실을 개선하지 못할 정도로 지방교육재정이 열악한데 박근혜 정부는 누리 과정을 재정파탄 위기의 시ㆍ도교육청에 떠넘기려 한다”고 비난했다.
같은 당 배재정 의원도 누리 과정 예산 편성액을 특별교부금 배정기준으로 삼는 정부의 태도를 지적하면서, “지방재정평가 지침을 보면 상대평가인 반면 '주요 의무성 지출사업의 예산편성 및 적정성'이란 항목은 절대평가여서 누리 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으면 재정 인센티브를 주지 않겠다는 교육부 의도가 담겨 있다”며 “중앙정부가 무책임하게 세수 결손의 책임을 지방에 전가하는 행위”라고 질책했다. 이러다 보니 지난 8일 정부가 발표한 2016년 예산안을 그대로 시행한다면 교육기회 불평등 심화는 물론이거니와 농어촌 교육은 황폐화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어디 그뿐인가. 학생을 위한 각종 교육활동에 필요한 예산과 교육환경 개선비를 삭감, 백년대계 교육의 위기를 가져올 지도 모를 일이다.
한 술 더 떠 기획재정부는 시·도교육청의 재정압박을 더욱 옥죄고 있다.
다름 아닌 내년부터 누리 과정 예산을 시·도교육청의 의무지출경비로 지정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을 다음 달까지 개정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재부의 재정압박을 결사코 반대해야 하는 교육부는 남의 일처럼 먼 산 구경이다. 누리 과정 예산으로 한 푼도 편성하지 않았다. 이처럼 의무지출경비 지정으로 충남교육청은 내년에 1100억원 가까운 예산을 시·군청이 관리·감독하는 보육기관에 지원해야 한다.
때를 같이해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는 정부의 '의무지출경비' 지정을 두고 학생들의 학습활동과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거부키로 결의했다. 시·도교육감의 거부결의를 정부가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지켜볼 일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배분기준도 충남교육을 낭떠러지로 밀어붙이고 있다. 어쨌든 100년을 내다보고 집행해야 할 교육예산을 아무렇지 않게 싹둑 잘라버리고, 교육재정 여건은 고려치 않고 막무가내식 예산 떠넘기기는 열악한 지방교육재정을 더욱 피폐화시킨다는 사실을 정부는 유념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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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규 내포본부 부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