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동결…“경기회복세 아직 약하다”

13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 결정

13개월 연속 1.25% 유지…내수 회복 부진과 가계부채 부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또다시 동결시켰다. 13개월째 연속 사상 최저 수준인 1.25%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13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재와 같은 연 1.25%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6월 0.25%포인트 인하된 이래 13개월째 최저금리를 유지해왔다. 금통위 결정으로는 이번이 11번째 동결 유지 결정이다.

최근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이주열 총재는 한달 전 “통화정책 완화 정도 조정이 필요하다”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됐다. 여기에 지난달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한미간 금리 격차가 없어진 점도 금리 인상 요인이었다. 미국이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역전 현상까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한은은 금리 인상 대신 동결을 택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중앙은행이 점진적 유동성 축소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동결을 선택해 시장 추이를 지켜보기로 한 것이다.

여기에 내수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딘 점도 동결 요인이다. 새정부 출범 후 기대심리는 여전히 높지만, 민간 소비와 청년 실업률이 개선되는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다. 수출 대기업들의 성장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았다.

국제유가가 하반기 불확실성을 가진 점도 동결에 영향을 줬다.

특히 가계부채에 대한 부담감을 떨치지 못했다. 주택담보대출이나 채무 과다·저소득층 등이 금리 인상의 충격을 버틸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새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주자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한은이 다음 달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발표 후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과 내년 경제전망 등을 고려해 금리 인상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 금융권 한 관계자는 “국내 경기가 생각보다 살아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가 인상되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면서 “미국이 하반기 금리를 인상하면 한은도 연말 내에 금리 인상 압박을 다시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은은 올해 국내 경제가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4월 전망보다 높은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이날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8%로 0.2% 포인트 올렸다. 이상문 기자 ubot1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