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되는 시골교육]울며 겨자먹기식 '학교 통폐합' 선택

  • 사회/교육
  • 교육/시험

[붕괴되는 시골교육]울며 겨자먹기식 '학교 통폐합' 선택

학생수 적어 예산지원 끊겨… 2018년까지 6곳 사라져 출향인들 “후배·동문회·학교까지 없어 고향 잃은 느낌”

  • 승인 2015-08-17 18:19
  • 신문게재 2015-08-18 2면
  • 유희성기자유희성기자
[교부금 축소에 붕괴되는 시골교육] 2. 학생수 기준 교부금 배분의 문제점

충남도내 소규모 학교가 안절부절이다. 정부가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자발적 통·폐합 학교에 재정을 지원하더니 이제는 그 지원을 강화하고, 학생수 기준 예산 지원(교부금 배분) 강화라는 카드를 꺼내면서 사실상 시골학교 죽이기에 나섰다.

학생수가 적어 예산이 끊기거나 줄어드는 학교는 폐교 및 큰 학교와의 통합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당장 다음달 도내 초등학교 1곳이 문을 닫고, 2018년까지 5개의 초·중교가 더 사라진다. 2010년부터 최근까지는 도내에서만 20개교가 없어졌다. 최근 정부에서 추진중인 교육정책대로 라면 지역의 역사이자 문화, 고향 그 자체인 시골학교는 모조리 흔적조차 없이 사라질 판이다.

폐교를 앞둔 도내 한 일선 교직원은 “교육을 경제논리로 바라보는 정부의 방침에 지역 문화센터이자 정신적 고향인 소규모 학교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며 “어찌할 수 없는 한 교육인으로서 슬프다”고 말했다.

17일 충남도교육청에 따르면 다음달 1일 논산 양촌면의 동산초가 폐교, 인근 양촌초에 흡수된다. 동산초는 현재 4학급 17명의 학생이 다닌다.

2017년 3월1일엔 140여명의 학생이 재학중인 홍성 광천읍 덕명초가 문을 닫는다. 덕명초는 비교적 규모가 큼에도 불구하고 광천초와 통합한다.

같은 날 같은 지역 광흥중(47명)도 광천중에 흡수된다.

2018년 3월1일엔 청양 장평면과 청남면, 정산면의 장평중(21명), 청남중(30명), 정산중(125명)이 모두 문을 닫고 정산기숙형중학교로 새롭게 시작한다.

심지어 광천은 2013년에도 광신초를 잃었고, 2014년 광남초와 대평초, 광천여중, 올해 광성초까지 폐교됐다.

인근 장곡면의 장곡오서분교, 마찬가지로 청양도 분교와 소규모 학교들이 비슷한 시기 잇달아 없어졌다.

서로 붙어있는 홍성(광천)과 청양 지역 일대 중·소규모 학교들이 몇 년 사이 죄다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는 돈 때문으로 보이는 정부의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 때문이다. 학생수 기준 교부금 배분은 내년 충남만 해도 500억원의 예산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면서 시골 폐교 목록을 더욱 늘릴 전망이다.

광천 출신 이모(31)씨는 “고향 학교들이 모조리 사라져 출향한 지금은 갈 집도 없고, 들를 학교도 없다”며 “후배는 물론 동문회도 없어져 고향을 잃은 느낌”이라고 씁쓸해 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시골 학교는 단순한 학교가 아닌 지역의 뿌리”라며 “특성화 교육 등 소규모 학교 살리기 대안이 얼마든지 있는 만큼 재정압박을 통한 정부의 통·폐합을 멈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서 열리는 두번째 대한민국 과학축제 첫날 '북적'… 각종 체험 인기
  2. 후반기 '원구성' 앞둔 대전시의회에 쏠린 눈… "원만하게 or 또다시 파행?"
  3. [인터뷰] 진성철 특허법원장 "지식재산 국경 없는 경쟁시대, 국민과 기업권리 보호"
  4. '나노·반도체 R&D 선도' 나노종합기술원 20주년, 박흥수 원장 "수요기업 지향형으로"
  5. 초등 기초학력 지원 4~6학년은 '사각지대'
  1. 대전전세사기피해자 법원에 전세사기 피해 양형기준 강화 촉구
  2. "대전 생활임금제 적용 대상 더 확대돼야"
  3. [아침을 여는 명언 캘리] 2024년 4월25일 목요일
  4. 의대교수 사직효력 첫날은 넘겼다…"긴장감은 고조"
  5. "충남 스마트 축산단지, 갈 길 먼데…" 용역비 전액 삭감 논란

헤드라인 뉴스


대전 갑천에 원인불명 기름띠… 어패류 폐사 등 피해는 없어

대전 갑천에 원인불명 기름띠… 어패류 폐사 등 피해는 없어

대전 유성구 문지동 일대 갑천에서 기름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유출돼 관계기관이 조사 중이다. 26일 유성구에 따르면, 오전 9시 30분께 대전시 하천관리사업소로 문지동 일대 갑천에 기름띠가 있다는 신고가 들어와 구에서 현장 출동을 했다. 대전시와 유성구, 금강유역환경청 등 유관기관은 방제작업을 위해 기름띠 주변에 방제선을 설치한 상태다. 어패류 폐사 등 피해는 없었다. 유성구 관계자는 "현장을 살펴본 결과 얇은 유막이 있었는데, 경유처럼 냄새가 나는 상황은 아니었다"며 "하천 중간에서 시작되는 상황이라서 배출구를 통해서 나온 것은 아..

[날씨] 이번 주말 낮 기온 30도 육박…이른 무더위
[날씨] 이번 주말 낮 기온 30도 육박…이른 무더위

이번 주말인 27일과 28일 대전·세종·충남은 낮 기온이 30도까지 올라 초여름 날씨를 보이겠다. 기상청에 따르면, 당분간 기온은 평년(최저기온 5~9도, 최고기온 18~21도)보다 높겠고, 내륙을 중심으로 27일까지 낮 기온이 25도 이상, 28일은 30도 가까이 올라 덥겠다. 26일 낮 최고기온은 대전 26도·세종 26도·홍성 25도 등 22~27도가 되겠다. 27일 아침 최저기온은 대전 11도·세종 10도·홍성 9도 등 8~11도, 낮 최고기온은 대전 28도·세종 27도·홍성 26도 등 23~28도가 되겠다. 28일 아침 최저..

류현진 100승 재도전 실패의 의미...한화이글스, 반등 가능할까
류현진 100승 재도전 실패의 의미...한화이글스, 반등 가능할까

한화이글스가 최근 거듭된 악재 속 연패까지 기록하면서, 리그에서의 순위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침체한 팀 분위기 속 최원호 감독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4월의 마지막 일정을 통해 한화가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현시점에서 가장 충격적인 소식은 류현진의 프로야구 KBO리그 개인 통산 100승 재도전의 실패다. 류현진의 100승 기록 달성은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쉽게만 보였던 도전 과제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4월 24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wiz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충청권 광역 응급의료상황실 방문한 한덕수 총리 충청권 광역 응급의료상황실 방문한 한덕수 총리

  • 지하식 소방용수 인근에 쌓인 건설폐기물 지하식 소방용수 인근에 쌓인 건설폐기물

  • 한자리에 모인 대전 신기술 개발제품 한자리에 모인 대전 신기술 개발제품

  • CTX 출발역인 정부대전청사역 현장점검 나선 백원국 차관 CTX 출발역인 정부대전청사역 현장점검 나선 백원국 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