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15일 기준 대전 마른김(10장) 가격은 1000원으로 1년 전(830원)보다 20.4% 인상됐다. 식탁에 자주 오르는 김의 특성상 소비자들은 가뜩이나 오른 물가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주부 강 모(39) 씨는 "살 때마다 가격이 조금씩 오르더니 구매를 할 때마다 부담이 안 갈 수밖에 없다"며 "채소니 과일이니 다른 물가도 정말 많이 오른 상황에서 김 가격마저 오르니 지갑 사정이 어려워지는 게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김 가격 인상은 김이 주재료인 김밥의 가격 인상과도 연결된다.
대전의 마른김(중품) 1속(100장)당 도매가격은 15일 기준 9000원으로, 1년 전(5830원)보다 54.3% 오른 상황이다.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역의 분식집 김밥도 가격 인상이 이뤄지고 있다. 통상 분식집과 김밥집의 김은 72속 1박스씩 들여오는 경우가 많은데, 1년 전엔 대전에서 41만 9760원에 1박스를 가져왔다면 현재는 64만 8000원에 들여와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김밥집 업주들의 근심도 깊어진다. 지역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 모(41) 씨는 "김 가격이 너무 오르다 보니 김밥 메뉴를 제외할까 고민했지만, 손님이 줄어들까 봐 그러지도 못하겠다"며 "김 가격만 올랐으면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 텐데 시금치부터 달걀 등 가격이 전반적으로 다 올라서 현재 가격인 3000원으로는 유지하기 어렵다"고 울상 지었다. 김 가격 인상은 김밥 외식업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참가격에 따르면 대전의 2월 김밥 가격은 1줄에 3100원으로, 1년 전(2800원)보다 10.7% 올랐다.
김 가격은 기후 변화로 인한 생산량이 줄어든 여파가 크다. 기상 이후로 수온이 올라 병충해가 확산했고, 수확량이 줄어들며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김의 생산 시기가 통상 12월부터 4월까지인 것을 감안할 때 현재 가격 인상이 지속되면 당분간 가격 상승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방원기 기자 ba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