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과학벨트 충청권 사수를 위해 정체성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모든 정파와 정당이 힘을 합쳐야 하고, 합당 불사와 당 대표직을 걸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피력했다.
표면적으로는 충청권에서 조차 최악의 지지율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진당과 이 대표로서는 과학벨트와 운명을 같이하는 것으로 마지막 돌파구를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내년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정계개편설 등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진당의 텃밭인 대전·충남 만큼은 지켜내야 한다는 절박함도 묻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내에서는 그동안 위기돌파를 위해 당 개혁 방안을 마련했음에도 이렇다할 구체적인 공개와 실천 움직임이 없어 내부불만이 팽배해 있는 상황이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당의 집단지도체제를 통해 이대표 1인중심의 당 체질을 개선, 충청권에서 만큼이라도 당 위상을 재건해 보자는 안이 제시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당 개혁방안에 대해 이렇다할 언급을 하지 않아, 당 안팎에서는 뭐라 표현하지도 못하면서 속만 태우는 양상이었다.
실제로 선진당의 중심축이었던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대표의 탈당이후 선진당은 충청권에서 조차 급속한 위상 추락을 견뎌내야 했으며, 이상민 의원도 당의 개혁과 이 대표의 2선후퇴를 촉구하다, 실질적으로는 외곽에서 의정활동에만 전념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번 이대표의 과학벨트 사수를 위한 합당 발언과 당 대표직을 걸겠다는 언급은 이를 통해 당의 결속을 다잡아 보겠다는 계산도 담겨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함께 충청권의 샘물정치, 충청 정치통합 및 역할론을 선언한 심 대표에 대해서도 함께하자는 일종의 메시지를 던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심 대표는 원론적인 충청권 대동단결이나 통합의 원칙에는 공감을 표했지만, 각론에서 의문부호를 남겼다. 심대표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이대표의 '합당' 발언에 대해 “원칙론이나 원론적 입장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그동안에도 한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실제론과의 사이에 괴리가 있어 함께 하지 못한 것이다. (이대표의 언급이)구체적인 각론 아니기 때문에 어떤 생각 가지고 있는 지 확실히 모르겠다. 내부적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여지를 남겼다.
심 대표는 이어 “나하고 통합하는 좁은 의미의 통합아니라 큰 틀에서 다 던지고 하나로 충청권이 가야한다. 다음세대들에게 충청권의 통합 발판을 만들어 줄 수 있도록 마음을 비울 수 있느냐가 원칙이고 방향”이라고 말했다.
/최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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