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시 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LH와 건설청은 이날까지 참여의사가 없는 민간 건설사와는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최후 통첩을 보낸 바 있다.
의사타진 결과, 오후 9시 기준 이미 참여의사를 밝힌 포스코를 제외한 나머지 9개 민간 건설사 중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금호건설 등 3개사는 불참 의사를 밝혀왔다.
또 극동건설과 대우건설, 효성건설, 롯데건설은 조건부 사업 참여 의사를, 두산건설과 대림산업은 3일 오전 중 입장을 표명하겠다는 의사를 LH에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세종시 사업 참여 포기는 사업성이 낮은데다, 세종시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후보지 배제로 미분양에 대한 위험부담이 큰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토지 공급가 조정 및 프로젝트파이낸싱(PF) 만기 연장 등 현실적인 지원안을 제시하지않는 한, 위험부담을 안으면서까지 세종시 건설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하지만, 대우와 극동, 효성 롯데건설은 기존의 소극적 입장에서 한발 진전된 모습을 보였다. 용적률 상향과 공급면적별 세대수 조정, 토지대금 납부 연체 이자 삭감 등의 지원을 전제로 한 조건부 참여 가능성을 시사했다.
행복도시건설청은 일단 긍정적 검토에 나섰고, LH는 이달 중으로 법리적 해석 등을 거쳐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다. 이로써, 세종시 시범생활권 내 참여 확정기업은 오는 10월 분양을 계획하고 있는 포스코 한 곳 뿐이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외 추가 포기 기업이 나타날 경우, 세종시에 미칠 파장은 클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8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최적지로 손꼽혔던 세종시가 대상지에서 탈락한 점은 나머지 건설사들의 결정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첫마을이 아닌 민간 건설사 공동주택 청약을 기대하던 중앙 공무원이 상당수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칫하면 중앙 공무원 이주없는 '불꺼진' 세종시가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LH는 3일 민간 건설사 참여현황을 공식 발표하는 한편, 향후 주택 공급 대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계약해지 기업에게는 계약금의 10%를 제외한 중도금 전액을 돌려주는 한편, 연체이자 중회수비율은 조만간 확정, 통보할 예정이다.
현재 포스코를 제외한 중도금 잔액은 4300억원이고, 연체이자는 1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LH 관계자는 “세종시 성패를 놓고 볼 때, 민간 건설사들의 참여를 마냥 기다릴 순 없었다”며 “조만간 계약 해지된 곳 중 3개 필지를 재분양하는 한편, 올해 주택공급이 마무리되는 10월 중 LH의 사업참여 물량을 가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계약해지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분양토지는 6필지, 200㎡ 규모로, 이곳에는 모두 2521세대 공동주택 건립이 예정됐다.
/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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