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일이 만난 사람]김미리 대전MBC 전 국장

  • 사람들
  • 뉴스

[한성일이 만난 사람]김미리 대전MBC 전 국장

방송 외길 37년
대전MBC에서 정년 맞은 첫 여성국장
PD로서, 방송사 보직자로서, 코칭전문가로서 재능기부하며 살아온 삶의 이야기를 들어보다

  • 승인 2021-07-25 18:52
  • 수정 2021-07-26 09:42
  • 신문게재 2021-07-26 9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DSCF0085
대전MBC에서 37년간을 PD로, 간부로 봉직하고 지난달 30일 정년퇴임식을 가진 김미리 대전MBC 전 국장은 대전MBC에서 정년을 맞은 첫 여성국장이다.

PD로서, 방송사의 보직자로서, 코칭 전문가로서, 각 분야에서 재능을 나누며 살아온 김미리 국장은 정년퇴임식장에서도 많은 감동을 불러일으켜 주목을 받았다. 이에 김미리 국장을 만나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열정적으로 살아온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20210630_104045


- 김 국장님, 그동안 정들었던 대전 MBC에서 명예롭게 정년 퇴임을 맞이하셨는데요. 소감이 어떠신지요.



▲먼저 지금까지 저를 인도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37년간의 마라톤 완주를 축하해주시기 위해 명예로운 정년퇴임식 자리를 만들어주신 김환균 대전MBC 사장님과 후배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의 정년 퇴임 자리를 빛내주시기 위해 참석하셔서 감사패와 공로패를 전해주신 각 기관 단체 여러분과 지인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한 여성이 사회적으로 성장하기까지는 또 다른 한 여성의 숨겨진 노력과 헌신이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올해 연세 90세이신 제 친정 어머님을 저의 정년퇴임식에 모셨습니다. 대전 MBC에서 오늘날까지 제가 공적인 역할을 수행해 낼 수 있도록 헌신하신 어머님의 숨은 희생이 있었기에 공로패를 어머님께 드리고 싶었어요. 또한 아내로서, 엄마로서 부족한 저에게 끝까지 지지와 응원을 마다하지 않은 남편과 두 딸에게도 미안함과 고마움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특히 제 남편은 저의 성장을 자신의 기쁨으로 알고 외조해 준 정말 고마운 사람입니다.

저는 'PD란 자신의 유니크함으로 자신의 경험과 영감을 통해 세상 사람들과 공감하고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돌이켜 보면 지난 37년간 대전MBC는 ‘방송쟁이’인 저에게 일터이자 놀이터였습니다. 많은 경험과 안목을 쌓을 수 있는 배움터였고, 다양한 삶의 주인공들을 만날 수 있었던 치열한 삶의 현장이었습니다.

제가 부족하다고 회사가 절 밀어내지 않고, 이 둥지가 힘들다고 스스로 뛰쳐나가지 않은 덕에 37년을 완주하고 후배들과 작별을 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함께 생활하면서 업무 수행 과정에서 혹시 상처 입었거나 서운함이 있었다면 회사를 향한 저의 목표지향적인 생각이 부른 어리석음이었다고 너그러이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저 또한 그동안의 세월 속에서 느꼈던 서운함보다는 후배들과 함께 했던 세월 속의 행복한 추억과 고마움을 안고 가겠습니다. 항상 제 인생의 소중한 둥지였던 대전MBC를 늘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도록 후배님들이 더욱 잘 가꿔주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젠 시청자의 한사람이 되어 대전MBC를 사랑하겠습니다.

20161025_190737-2
-김 국장님께서 지금까지 제작하신 프로그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들은 무엇인지요. PD로서의 영예인 한국방송대상 지역문화부문상을 비롯해 방송문화진흥회 기획상 등을 수상하시면서 그동안 프로그램 제작 능력을 두루 인정 받으신 걸로 아는데요.

▲아마도 50대 중반 즈음이신 분들은 제가 제작과 진행을 함께 한 '0시의 데이트'를 가장 먼저 떠올리실 텐데요. 당시 대전MBC FM 심야 12시에 방송되었던 프로그램으로 하루 일상에 지친 청소년부터 청장년을 대상으로 한 음악과 함께하는 힐링 프로그램이었어요. 당시 '이종환의 밤의 디스크 쇼'와 함께 최고의 청취율을 자랑하는 10년간의 장수 프로그램이었죠. 쇼팽은 프랑스로 유학 가면서 모국 폴란드의 흙을 가지고 갔다고 하는데 당시 ‘0시의 데이트’ 청취자 중 해외 유학 가는 학생들은 테이프를 복사해서 가져가 향수를 달랬다고 합니다. 유튜브가 없던 시절이니까요.

그리고 '오케스트라 병동'이라는 특집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잊을 수가 없는데요. 지역의 대학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음악 감상 시간을 이용해 주 1회 자원봉사하던 중 현장에서 음악치료의 효과를 실제로 보게 돼서 탄생한 프로그램입니다. 심인성 질환으로 힘든 현대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뮤직테라피'(음악치료 요법)에 관해 방송으로 처음 알린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었어요.

혹시 '정이월 다 가고 삼월이라네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면은 이 땅에도 또다시 봄이 온다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오 ...' 이 노래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그리운 강남'이라는 노래인데요. 다큐멘터리 '그리운 강남' 또한 특별합니다. 1988년 올림픽을 계기로 당시 월북 작가들에 대한 해금 조치가 문화계의 최대 이슈였는데요. 월북이라는 이유로 우리 음악사에서 삭제된 민족주의 음악가 세 분의 작품이 예술의 전당에서 선을 보였어요. 그 중 한 분이 우리 지역 청양 출신의 안기영 선생님(1900.1.9~1980.8.2)입니다. 홍난파 선생님보다 4년 먼저 최초의 가곡집을 발표한 한국 창작 가극의 창시자이시자 일제강점기에 조선 민요 운동을 통해 민족주의 숨결을 불어 넣어 주신 분이시죠. 당시 음악사에서 삭제되고 왜곡되었기에 이를 바로 잡기 위해 남북한의 관련 자료를 총 수집해서 완성한 작품이었어요. 라디오 다큐 제작 후에 2001년 지역 문화의 해를 맞아 TV 다큐로 재제작하면서 안기영 선생님의 모든 작품집과 향토 가극집을 토대로 대전시립합창단과 안기영 발굴 음악회를 개최했던 순간도 참 보람 있었습니다.

2021070801010004316
김미리 국장이 필자와 대담하고 있다.
1995년에 제작한 '할아버지와 손풍금'도 윤석중 선생님과 함께 평생을 동요 작곡가로 살아오셨지만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우리 지역 무명의 작곡가 서동석 선생님의 삶을 조명해 많은 시청취자들의 공감을 얻었고, 이 작품으로 한국 방송대상을 받았는데요. 92세 되던 어린이날 소천하시기까지 평생 아름다운 동심으로 사신 선생님의 그 마음은 음표로 남아 아직도 우리의 마음을 순수하게 해줍니다.

방송인으로서의 저의 삶은 영감이 떠오르면 많은 이들과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치열한 과정의 연속이었어요. 어느 순간 대학 졸업 후 방송사에 입사해서 채우지는 못하고 계속 퍼내기만 하는 저 자신의 삶에 대한 회의가 생겼습니다. 문화예술 감상자로서 또 프로듀서로서 현장에서 제작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예술가들이 보다 나은 환경 속에서 더 많은 관객들과 호흡하고 예술적 교감을 나눌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어요. 그러던 차에 마흔 살 즈음 음악학 석사과정을 마쳤고, 그 후 10여 년 후에 박사 과정에서 예술 경영을 공부하며 프로그램에 대한 깊이도 더하게 되었습니다. '찾아가는 예술무대 16부작' 과 '뉴욕 필하모닉을 만나다', '문화가 산책' 등 예술 관련 프로그램의 제작 과정에 많은 도움을 얻게 되었어요.

1588598443853-0
제가 입사할 당시인 1984년 창단된 '대전시립교향악단'과 저의 방송인으로서의 삶은 그 궤를 계속 같이 해왔습니다. 특히 '대전시립교향악단'과 2009년부터 10여 년 동안 함께 기획해온 'EQ UP 콘서트'는 클래식 잠재 관객 개발을 위한 유아 감성지수 향상 프로젝트로 전 석 매진의 기록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또 4차 산업혁명 특별시 대전을 기념한 'AI와 클래식'은 인공지능 작곡가의 곡을 선보여 관객에게 특별함을 선사한 음악회였어요.

대전 MBC가 지역대학과 함께 지역민에게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었던 산학 협력 프로그램 '찾아가는 예술 무대' 16부작은 대전·충남의 공연 관련 학과들과 협업한 사례로 교수와 학생과 동문이 함께 지역민들을 위한 무대를 만들고 지역 예술학과의 학생들에게 공연 현장 체험교육의 기회를 갖게 한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당시 중계차를 이끌고 각기 다른 형태의 공연장을 찾아가 현장 실황 녹화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 많았지만 프로정신으로 서로 협력해 준 스태프들 덕분에 2년간의 제작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1997년 이스라엘과 독일의 태양에너지 사례를 취재해 환경 에너지의 방향성을 제시한 다큐멘터리 '에너토피아'와 'AI의 현주소', '다문화의 실태', '자영업의 위기' 등의 사회적 이슈를 다룬 ‘시사플러스’, '장애인 라디엔티어링', '장애를 넘어 모두의 가슴속으로 희망울림' 등등 30여 년의 지나온 세월 동안 만들어낸 작품들이 참 많기도 하네요. 중도일보와의 인터뷰 덕분에 제작 현장의 기억들을 돌아보니 새롭습니다. 프로그램들이 하나씩 떠오르면서 작품들의 완성도를 높이려고 치열하게 몸부림치던 기억까지...



- 김 국장님은 여성의 사회활동이 쉽지 않은 시기를 살아오셨는데 그동안 어려움도 많으셨을 줄 압니다.

▲제가 입사할 당시 한 여성 선배가 결혼을 앞두고 직장을 떠났어요. 저보다 이전에 입사한 여성 선배들은 결혼과 동시에 퇴직한다는 서약을 하고 입사를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저희 때 지원 조건에도 여성은 24살 이하만 입사지원서를 낼 수 있는 자격이 있었어요. 입사 후 여직원들의 모임인 '고운회' 회장직을 맡았는데 회사에서 또다시 결혼으로 인한 당연퇴사 권고 상황이 발생 했습니다. 그래서 당시 여직원들과 뜻을 모아 사장님을 비롯한 임원들께 협박성(?) 설득을 하고 결혼 후 퇴사제도를 과감하게 바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 상무님께서 여직원회 고문이셨는데 여직원들의 입장을 임원진 회의에서 강력하게 피력해 주셨어요. 당시만 해도 사회 전반이 남성 중심의 시대였고, 막 여권 신장에 대한 움직임이 일기 시작할 때였어요.

여성이 일 잘하면 ‘나댄다’, ‘남자 못지 않다’, ‘어떤 남자가 데리고 살겠냐’, ‘그러니 시집을 못 가지’ 등등의 표현들이 당시 사회 전반에서 스스럼없이 표현되곤 했어요. 참 어처구니 없는 일이지요. 당시에 남자 사원들이 사무실에서 담배 피는 것을 공식 회의 석상에서 문제 삼고, 여직원 비하 발언을 하는 상급자에게 찾아가서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면 윗분으로 인정 못 하겠노라’고 올곧게 이야기하는 바람에 한동안 직장 생활이 힘들기도 했어요.

저는 프로의 남녀는 차별되지 않는다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지냈어요. 여성이라고 편의를 봐 주고 보호해 주려고 하는 것을 받아들이다 보면 결국 여성의 입지가 좁아지고 또 다른 불평등을 감수해야 하다 보니 불편해하고, 싫어했어요. 야근도 남녀 구분 없이 같이 하고 편집하며 밤새다가 아침 생방송 때문에 소파에서 쪽잠을 자기도 했죠. 그리고 '공주를 키워주는 회사는 없다'는 어느 여성 언론인의 책에 공감해 후배들에게 읽어보라고 주기도 하고, 맘고생 하는 여성 후배들의 마음을 코칭을 통해 챙기기도 했죠. 또 보직자들 사이에서 유일한 여성 인사위원으로서 여성들의 불편 부당함을 줄이느라 고생 많이 했어요. 남성들이 특별히 나빠서가 아니라 남성들은 여성의 입장을 경험을 못 했으니까 이해가 부족한 상황들이 종종 있었거든요. 하지만 그 시대에도 페미니스트 젠틀맨(gentle men)들이 있었으니까 뛰쳐나가지 않고 정년 퇴임을 하게 된 거죠. 요즘 각 분야에서 당당하게 소신껏 활약하는 여성들을 보면 너무나도 흐뭇하고 기뻐요.



-김 국장님은 대전MBC에 계시는 동안 편성제작국장을 비롯해 경영기술국장, 사업국장, 농업회사법인 FNC 대표이사 등 주요 보직을 역임하시면서 ‘소통과 공감의 리더십’으로 조직운영을 해오신 줄 압니다. 코칭 전문가로서도 유명하신데요. 리더십에 대한 말씀을 들려주실까요?

▲탁월한 리더는 구성원들을 더 나은 미래로 이끌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다 나은 리더십 역량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리더십 교육과정을 통해 전문 코치 역량을 습득했습니다.

Jack Welch의 ‘4E의 리더십’은 제가 실천하고 싶은 경영 철학입니다. 그는 '리더는 스스로 에너지가 충만해야 하고(Energy), 조직구성원들의 에너지를 불러일으키고(Energizer), 결단력을 갖고 있어야 하며(Edge),실행력(Execute)을 갖춰야 한다'고 말합니다.

저는 스스로 에너지가 충만해 조직의 목표를 향해 솔선수범하면서 구성원들이 자신의 업무에 자긍심을 갖고 신명 나게 일할 수 있도록 조직의 분위기를 이끌려고 노력했습니다. 어떤 일을 하던지 사전에 서로 충분히 협의하고 토론하되 일단 결정을 하면 리더로서의 책임감을 갖고 엣지(Edge) 있게 추진하는 역동성과 실행력을 통해 업무를 완수하는 노력! ‘4E의 리더십’을 실천해온 덕분에 저를 잘 아는 구성원들은 저와 함께 일하면 힘들긴 하지만 성장할 수 있어서 보람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또한 제가 받은 교육 중 ‘버크만 퍼실리테이터 교육’은 직장에서 구성원들 간에 어떻게 관계를 형성하고 조직의 역량 강화와 더불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체득하게 해주었어요. 특히 ‘이화리더십센터 코칭 리더십 과정’에서 코칭 교육과 120시간의 실습 과정을 통해 얻게 된 전문 코치로서의 역량은 경청과 소통의 리더십을 갖추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결단력과 추진력이 강하다 보니 별명이 '김다르크'였고, 폭넓게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제작하다 보니 '르네상스우먼'이라고도 불렸습니다. 또 코칭을 통해 누군가의 잠재된 가능성을 찾아주는 역할을 하니 '에너자이저' 라는 별칭도 따라 붙었죠.

사람들은 저보고 '어떻게 그렇게 오랜 기간 동안 보직을 맡을 수 있었냐?' 고 묻는데요. 솔직히 저는 술과 골프를 못하고 남에게 마음에 없는 칭찬을 못하는 다소 직설적인 아둔함이 있습니다. 하지만 일을 맡으면 끝까지 해내고자 하는 열정과 책임감, 그리고 신뢰감 덕분에 때론 힘들고 고통스러웠지만 그 과정을 잘 이겨낸 것 같습니다.

경험과 안목과 리더십은 단시일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죠. IMF, 금융위기, 장기파업 등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동료들과 함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경험과 직관력을 통한 위기대처 능력과 노사 간의 소통능력, 솔선수범하는 추진력과 책임감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경영기술국장 시절 대전 MBC의 극심한 경영난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평소의 청렴함과 진정성을 인정하고 따라준 동료들의 주인의식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돌아보면 제작과 진행, 라디오와 TV, 편성과 제작, 경영과 기술, 사업국과 자회사를 함께 맡아서 늘 1인 2역의 역할을 맡아 힘겨운 날들이었지만 회사의 발전이 곧 저의 성장의 과정이었기에 대전 MBC가 너무도 고맙습니다.



-김 국장님께서는 글로벌 수준의 안목과 네트워크 역량으로 문화도시 대전을 만드는데 앞장 서 오신 줄 압니다. 그동안의 활동을 소개해 주실까요?

▲대전이 세계적인 과학문화도시임을 알리고 4차 산업혁명 특별도시로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결성된 '세계과학문화포럼 추진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과학과 사회의 소통, 과학과 문화의 융합을 통해서 과학도시 대전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여러 위원님들과 함께 힘을 모았습니다. 대덕 특구 중심 외국인 과학자와 유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모인 '국제과학기술자 협력단' 이사로 활동하면서 인터내셔널 페스티벌 등의 행사를 많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했습니다. 특히 대전에서 개최됐던 '유엔 청소년 환경회의' 홍보위원으로 활동하며 대전의 도시 가치를 높이는데 힘을 보탰죠. 아울러 시민단체인 '대전문화사랑회'를 결성해 청소년 문예 캠프 등을 운영했고, 차이코프스키 음악원 교수 음악회와 주한 이탈리아 문화원을 통한 지역 문화예술 교류에도 힘을 모았습니다.

특히 세계적인 교향악단인 '뉴욕 필하모닉'의 대전 공연을 앞두고 '뉴욕 필하모닉' 사상 최초로 다큐를 제작해 세계적인 교향악단 명성의 비결을 찾아내고, 우리 대전시립교향악단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을 제작 방영했는데요. 지역 문화의 글로벌화와 글로벌 문화를 통한 지역 문화 발전의 방향성을 제시한 수준 높은 프로그램이라며 지역 인사들이 대전 MBC의 높은 안목을 많이 칭찬해 주셨어요. 국제적으로 가장 큰 방송협의체인 'ABU(아시아 태평양 방송연맹)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것도 지역 방송인으로서의 벽을 넘은 글로벌 휴먼 네트워크의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 김 국장님, 오랜 기간 현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PD를 지망하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제가 편성제작국장일 때 기획 제작 능력이 탁월한 피디(PD) 후배에게 부장직을 맡겼더니 한 달도 안되어서 어느 날 면담을 요청하더니 부장직을 그만두겠다고 하더군요. 이유를 물으니 현장에서 피디 생활을 할 때처럼 가슴이 뛰지 않는다는 이유였어요. 그때 저는 단호하게 다른 피디(PD)들이 가슴 설레며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부장으로서 당번 좀 서라고 돌려보냈지만 저는 그때 그 후배가 정말 ‘방송쟁이 피디(PD)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피디(PD)가 되고 싶은 사람은 창의적이면서도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아무리 힘들어도 가슴 뛰는 시간이어야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직(職)보다는 업(業)에 승부수를 두는 이들이 피디로서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에요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늘 보던 것을 새롭게 느끼고 보는 '뷰자데 방식'의 관점으로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창의력이 필요한 피디에게 매우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해요.

4차산업 혁명시대에 하드 스킬(전문지식과 데이터 분석 능력)도 중요하지만 소프트 스킬(창의적 사고, 호기심, 논리적 비판의 통찰력 있는 분석, 스토리텔링, 비주얼라이제이션의 설득력 있는 전달, 다분야 간의 협력인, 집단지성, 협력혁신,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더욱 중요합니다. 이러한 소프트 스킬의 요소들이야말로 AI 시대에 인간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입니다. AI가 못하는 것은 설득과 공감입니다. 감성으로 협업하면 훨씬 잘 할 수 있습니다.

여러 형식의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피디(PD)는 그 시대를 정확하게 읽어내고 현재의 어떤 현상들이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통찰하는 시대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휴먼 다큐멘터리 특집을 제작할 경우 주인공과 인터뷰할 때 그 사람의 올라온 높이보다 그 사람이 헤쳐나온 깊이를 볼 줄 아는 안목이 필요하지요. 또한 여러 사회 현상을 주제로 한 시사 프로그램이나 주제 다큐를 제작할 때에도 현상보다는 그 본질을 꿰뚫어 보는 예리한 능력이 평소에 늘 훈련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은 지식이나 정보 관련 책보다는 역사서나 자기 개발서, 미래학 관련 도서 등을 많이 읽으며 훈련이 되는 것 같아요. 또 창의성은 문화예술, 영화 등 창작품들을 보고 느끼고 공감할 때 감성의 민감함이 되살아나고 영감을 얻게 되지요. 피디(PD)는 영화 ‘소울’의 주인공처럼 세상의 모든 현상들에 대해 열린 감성으로 영감을 얻고 제작 과정이라는 프로세스와 협업의 과정을 거쳐 시·청취자들과 공감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끊임없는 과정을 감당하는 것이지요. 특히, 하나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항상 ‘오픈이노베이션 마인드’로 네트워크를 통한 협력 혁신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사례를 들면 대전에 스마트폰 기반으로 100만 명이 동시 접속이 가능한 벤처기술을 개발한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가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업체 대표를 만나게 되어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니 집단지성 빅데이터 기반 시대에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새로운 형식이었던 거예요. 그래서 2년여간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파일럿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마침내 기존의 '타운홀 미팅' 방식이 스마트 기반 쌍방향 소통의 '스마트 경청'이라는 프로그램으로 탄생 되었어요. 이 프로그램은 결국 숙의 민주주의의 좋은 프로그램 사례로 인정받아 휴스턴 영화제 ‘Public Affair’ 부문에서 대전 MBC가 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죠,

저의 오픈 이노베이션 마인드로 기획을 하게 되었고 제작 현장에서 후배들이 탁월한 능력으로 연출을 해내어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해요. 참 뿌듯했습니다. 피디의 연출력은 모두를 어우르는 협력 혁신의 마인드가 있을 때 더욱 완성도가 높아지고 빛이 난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피디는 다른 사람이 너무나 카피(Copy) 하고 싶은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면 독창적인 오리지널을 만드는 것이 프로듀싱의 완성이라는 거죠. 늘 ‘Best one’이 되기보다 ‘Only one’이 되려는 자세로 살아야 하기에 피디의 삶은 매력적이지만 힘든 여정입니다.



- 김 국장님,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 궁금한데요. 들려주실까요?

▲우선은 차 마시며 햇살 좋은 창가에 앉아 그동안 읽지 못했던 책들을 느긋하게 읽고 싶어요. 베스트셀러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주인공들이 꿈을 꾸듯이요.

그리고 저의 경험과 가치를 인정하고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언제든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방송이나 문화콘텐츠 관련 현장 경험과 탐구를 했으니 후학들을 위해 실무 경험과 이론을 전해주고도 싶어요. 요즘 코로나 블루 등으로 인해 더욱 더 마음 챙김이 필요한 때니까 커뮤니케이션과 리더십 분야 전문 코치로서의 활동을 이어가고도 싶습니다.

저 자신이 살아오면서 갖게 된 많은 재능과 경험들이 모두 누군가에게 영향을 받고 도움을 받아 형성된 것이기에 누군가의 삶에 덕이 될 수 있도록 제 손길이 필요한 곳에 저의 재능을 나누며 선한 영향력을 갖고 살고 싶습니다.


대담, 정리 한성일 국장 겸 편집위원 hansung007@



2021070801010004315


-김미리 국장은 누구?

▲1961년 서울 출생. 선화초, 호수돈여중, 호수돈여고, 덕성여대 영어영문학과, 침례신학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프로그램을 통해서 본 곡목 선정의 경향 연구'로 음악학 석사. 한남대 대학원에서 '공공문화 예술기관의 경영성과 요인에 관한 실증적 연구로 경영학 박사.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방문연구원.

1984년 대전MBC 입사 후 라디오·TV 프로듀서, 대전MBC TV 제작부장, 대전MBC 라디오 제작부장, 대전MBC 편성제작센터장, 대전MBC 편성제작국장, 경영기술국장, 편성제작국장, 사업국장, 대전MBC 농업회사법인 에프엔씨(주) 대표이사 역임.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대전충남지부장, 대전문화재단 이사, 대전시 여성정책위원, 대전시 자원봉사센터 운영위원, 충남도 여성정책 심의위원, 한국장학재단 지도자급 멘토, 대전시교육청 에듀힐링센터 정책자문위원,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ABU) 심사위원, 방송문화진흥회 지역방송대상 심사위원 역임. 현재 세계과학문화포럼 추진위원, 국제과학기술자협력단 이사, 한국코치협회 전문코치/KPC, 카이스트 기술경영대학원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



전국MBC 작품경연 우수상(오케스트라 병동), 전국 MBC 작품경연 우수상(그리운 강남), 한국방송대상(지역문화부문), 방송문화진흥회(공익 프로그램 기획상), 전국 MBC 작품경연 은상(희망울림), 한국방송대상(지역시사보도부문), 휴스턴 영화제 대상(Public affair 부문). 한국코치협회 2017 올해의 코치상, 대전시교육감 표창(에듀코칭부문).

'0시의 데이트', '대전MBC 여성시대', '나의 음악실' '생방송 아침만들기','대전MBC 스페셜','문화초대석' '대전MBC 시사플러스' '오케스트라 병동', '그리운 강남' 등 특집 다큐멘터리 작품 기획 및 연출. 인터네셔널 축제 등 축제와 행사 총괄 기획·연출·자문, 각 대학, 기관 등에서 특강과 코칭.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세종~충북 CTX' 완공 로드맵 가시권
  2. 'CTX 세종 노선' 촉각...2~3개 정류장 확보 쟁탈전
  3. iM뱅크, 2026년 상반기 경영전략회의 개최
  4. [기고]과학도시를 넘어 과학기술사업화 도시로
  5. 민주당 대전시당 "지방주도 '성장엔진' 기대"
  1.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온도탑 100도 조기 달성
  2. 민주당 충남도당 "행정통합, 반드시 성공할 국가적 과제"
  3. 세종시 보건복지국, 6개 복지 기관과 업무 협업 강화
  4.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올해 달라진 부분은
  5. 한국폴리텍Ⅳ대학, CES 학생 글로벌 역량강화 프로그램 참여

헤드라인 뉴스


"통합시 4년간 20조 지원, 서울시 준하는 지위 부여"

"통합시 4년간 20조 지원, 서울시 준하는 지위 부여"

정부가 대전·충남 통합 시 4년간 최대 20조 재정지원,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위상과 지위 부여, 2차 공공기관 이전 우대 등 인센티브 지원을 약속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를 비롯해 이형일 재정경제부 차관, 최은옥 교육부 차관,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 문신학 산업부 차관, 홍지선 국토교통부 차관, 임기근 기획예산처 차관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개최하고 '광역 지방정부 간 행정통합시 부여되는 인센티브안'을 발표했다. 김 총리는 "정부는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위해 '수도권 중심 성장'에서 '지방 주도 성장'으로의 대전환을 올..

尹 체포방해 1심 징역 5년…"일신·사익 위해 경호처 사병화"
尹 체포방해 1심 징역 5년…"일신·사익 위해 경호처 사병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경호처 직원들을 동원해 자신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백대현 부장판사)는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작년 1월 3일 대통령경호처 직원을 동원해 공수처의 체포를 방해한 혐의,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무회의 외관을 갖추려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해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국무위원들의 계엄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를 유죄로..

`대전~세종~충북 CTX` 완공 로드맵 가시권
'대전~세종~충북 CTX' 완공 로드맵 가시권

대전~세종~충북을 잇는 충청광역급행철도(CTX)의 완공 로드맵이 2026년 조금 더 가시권에 들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15일 충청권 광역급행철도(CTX) 민간투자사업 환경영향 평가 항목의 등의 결정내용을 공고하면서다. 지난해 11월 CTX 민자적격성 검토 통과에 따른 후속 절차 성격이다. 다음 스텝은 오는 2~3월경 전략 환경영향 평가서 초안 제출과 공람 및 주민의견 수렴으로 이어진다. 최초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DL(대림)이엔씨 외 제3자 사업자 공모 절차는 올 하반기를 가리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종 사업자가 선정되면, 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세종·충남, 올 겨울 첫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시행 대전·세종·충남, 올 겨울 첫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시행

  • 충청권 ‘초미세먼지 예비저감조치` 발령 충청권 ‘초미세먼지 예비저감조치' 발령

  • 노인복지센터에 울려퍼지는 하모니 노인복지센터에 울려퍼지는 하모니

  • ‘겨울철 화재 조심하세요’ ‘겨울철 화재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