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국가 디지털 인프라 정책: 민간클라우드 대 공공슈퍼컴퓨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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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칼럼] 국가 디지털 인프라 정책: 민간클라우드 대 공공슈퍼컴퓨팅

황순욱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책임연구원

  • 승인 2021-08-12 10:22
  • 신문게재 2021-08-13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황순욱 NEW
황순욱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책임연구원
지난 6월 말에 국제 슈퍼컴퓨팅 콘퍼런스(ISC2021)가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매년 6월과 11월에 열리는 국제 슈퍼컴퓨팅 콘퍼런스의 백미는 슈퍼컴퓨터 톱500 순위 발표다. 이번 톱500에서 필자의 눈에 띈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사(MS)의 애저 클라우드 시스템 네 개가 26위부터 29위까지에 나란히 등재된 것이다. 현재 아마존 EC2 인스턴스 클러스터도 톱500 40위에 등재돼 있지만, 이는 특정 기업에 구축된 아마존 사설 클라우드 시스템이다. 데이터센터 범용 클라우드 시스템이 톱500에 등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MS 애저 범용 클라우드 시스템의 슈퍼컴퓨터 톱500 데뷔가 '슈퍼컴퓨팅기반 클라우드'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까? MS는 왜 이번에 자체 데이터센터 시스템을 톱500에 등재 했을까? 디지털 미래 핵심 인프라로서 빅데이터와 첨단 AI 연구의 보다 효율적인 지원을 위한 '클라우드 기반 슈퍼컴퓨팅'을 고민해야 하는 국가슈퍼컴퓨팅센터로서 민간클라우드와 공공슈퍼컴퓨팅의 역할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미국의 경우에는 에너지부(DOE) 주도의 공공슈퍼컴퓨팅과 아마존, MS, 구글 등 민간클라우드의 역할이 명확하다. DOE 산하 국립연구소들이 세계 최강의 슈퍼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고, 핵무기 개발과 같은 국가 안보, 코로나19와 같은 신종전염병 등과 같은 국가 아젠다 해결을 담당하고 있다. AI 분야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작년 2월에 에너지부 차원에서 224쪽 분량의 '과학을 위한 AI(AI for Science)' 보고서를 발표하고, 바이오·나노 등 16개 과학 분야 AI 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의 아마존, MS, 구글은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을 석권하며, 민간·공공 부문 클라우드 인프라와 서비스 구축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나라 많은 기업도 자체 인프라 구축과 서비스 개발·운영에 아마존, MS, 구글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은 '규모의 경제'와 '승자 독식'의 원칙에 의해 미국의 독주가 계속될 것이다.



EU와 일본은 어떠한가? 민간클라우드보다는 국가 차원의 자원 배분과 공동 활용 정책 수립·추진이 용이한 공공슈퍼컴퓨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디지털 유럽의 일환으로 EU는 슈퍼컴퓨팅 주권을 선언하며 2018년에 설립된 EU고성능컴퓨팅공동사업(EuroHPC JU)을 2020년 9월에 독립된 법인으로 승격시켰다. 지난 7월에는 EU의회 경제·재정위원회에서는 EuroHPC JU 관련 새 규정을 채택하고 슈퍼컴퓨팅 관련 예산 70억 유로(약 9조 5500억 원)를 확보했다.

전통적인 공공슈퍼컴퓨팅 강국인 일본은 이화학연구소에 현재 세계 1위의 후가쿠와 9개 국립대학에 세계 수준급 슈퍼컴퓨터를 운영하고 있다. AI 분야 지원을 위해 산업기술총합연구소(AIST)에 현재 세계 12위의 AI 슈퍼컴퓨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6월 AIST에 디지털 아키텍쳐 연구센터를 신설하는 등 역할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톱500 총 성능에 있어서 일본(22.6%)이 미국(30.7%)에 이어서 두 번째를 차지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한국은 어떠한가? 디지털뉴딜과 공공부문의 민간클라우드 활용 정책 등 국내 민간클라우드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공공슈퍼컴퓨팅 활성화는 미진하다. 다행히도 지난 6월에 정부의 '국가초고성능컴퓨팅 혁신전략' 발표 등 공공슈퍼컴퓨팅 활성화 기반이 마련됐다. 국가 디지털 미래 관점에서 민간클라우드와 국가 차원의 전략 수립이 가능한 공공슈퍼컴퓨팅 간의 균형 잡힌 활성화 정책이 절실하다. 황순욱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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