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무원증의 무게

  • 정치/행정
  • 대전

[기고] 공무원증의 무게

한선희 대전시 교통건설국장

  • 승인 2022-04-06 08:43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한선희 교통건설국장
한선희 국장
가끔 찾던 커피숍 출입구 벽면에 사장님은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 나오는 대화 내용을 게시해 놓으셨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뭔지 아니?', '흠… 글쎄요. 돈 버는 일? 밥 먹는 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사장님은 고객의 마음을 얻겠다는 마음으로 그런 글귀를 게시해 놓으시고 몸소 실천하시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과연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하면 얻을 수 있을까?

처음 공무원의 신분으로 임용됐을 때 거창한 선서문과 마주했다. '나는 대한민국 공무원으로서 헌법과 법령을 준수하고 국가를 수호하며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그리고 절차에 따라 공무원증이 발급되고 근무시간 중에는 패용을 생활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전에는 공무원증의 패용은 프로다움의 시작이다 뭐다 하면서 캠페인 성격으로 공무원증 패용을 유도했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공무원증이 없으면 사무실 출입도 자유롭지 못해서 생활의 불편함으로 반드시 패용하고 다닌다. 그러면서 특히, 공무원증이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무원증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

공무원은 '근무 중 그 품위를 유지할 수 있는 단정한 복장을 착용하여야 한다. 소박하고 검소한 생활을 영위하여야 한다'는 소소한 내용까지 들어 있는 복무규정에도 공무원증의 규격은 있지만, 무게는 어디에도 없다. 규격은 가로 54㎜, 세로 85.6㎜다. 공무원증의 무게는 실제 측정결과 5.57g밖에 안 되었다. 내가 느낀 공무원증의 무게는 5.57kg보다 무거웠는데…

그렇게 무겁게 느꼈던 것은 '공무원은 공과 사를 명백히 분별하고 주민의 권리를 존중하며 친절하고 신속·정확하게 모든 업무를 처리하여야 한다', '정치적 주장을 표시하여서는 안 된다'는 등 무엇은 하여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한다는 세세한 규정들이 무한한 책임감과 함께 공무원증에 내포되어서인 것 같다. 국민의 상전이 아닌 봉사자로서 우리 공무원들이 느끼는 공무원증의 무게는 어느 정도인지 자문해 본다.

대전시 교통정책을 책임져야 할 필자도 그 무게를 가늠하기 어렵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중요한 것이 있을까. 산적한 교통 현안의 우선순위는 사람중심 교통환경 조성과 안전에 있다. 교통약자 환경개선사업, 교통사고 위험지역 개선, 차보다는 사람이 우선인 안전한 보행환경이 되어야 한다. 최근 우리시는 시민 안전과 편의를 위하여 공공교통과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 간 통합 환승체계 구축을 위한 대전형 MaaS(Mobility as a Service)를 도입하고 있다. 그리고 버스·지하철·트램 등 교통수단 간 첨단 스마트 교통서비스 제공을 위하여 허브 역할을 담당할 대전교통공사도 설립했다.

이와 함께 유성광역복합환승센터 조성과 공유자전거 타슈 시즌2 본격 운영, 시내버스 공영차고지 조성, 스마트 주차장 운영, 전국 최초 공공형 택시 운영 등 현안 사업을 하나씩 하나씩 풀어가고자 한다. 더 나아가 시외버스·BRT·도시철도 등 다양한 교통수단 간 연계 및 환승이 가능한 도심권 순환도로와 간선도로망 확충으로 대전 중심 충청권 메가시티 광역교통망 확충까지 이어지면 앞으로 충청권 1시간 생활권이 가능할 전망이다. 수많은 고뇌와 난관 속에 추진되겠지만, 대전 시민들이 이 모든 것을 누릴 때를 상상하면 벌써 흐뭇해진다.

백범 김구 선생이 애용하던 시 구절이 유독 생각난다. '눈 덮인 들을 걸어갈 때는 함부로 어지럽게 걷지 마라. 오늘 내가 가는 이 발자취는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공무원의 신분으로 발을 내디딘 만큼 각자의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일하는 성실한 자세가 필요하리라. 국민의 봉사자로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오늘도 소통하며 올바른 길을 만들어 나갈 때 세상에서 가장 어렵다는 사람의 마음을 얻지 않을까? /한선희 대전시 교통건설국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 이번 주말 흐리고 전국에 강한 비…다음주 소나기 가능성
  2. 대전 RISE 첫 성적표 나왔다… 최대 17억5000만원 차등 지원
  3. 환경단체 "대전시 효과 없는 준설만 거듭"…실효성 있는 재해 방지책 촉구
  4. 국내 마리나 산업·관광 '체류·체험형'으로 체질 개선
  5. 세종충남대병원 '최승원 병원장' 취임… 행정수도 거점 병원 노크
  1. 천안교도소,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 개최
  2. 천안어린이꿈누리터, '2026 찾아가는 팝업놀이터' 본격 운영
  3. 천안시티FC, 든든한 파트너 후원사와 한자리에…상생 파트너십 강화
  4. 공군2여단, 호국보훈의 달의 맞아 국가유공자 초청 행사 실시
  5. 장기수 천안시장 당선인, 첫 행보로 민생경제회복 …천안사랑카드 100억원 추가 확대

헤드라인 뉴스


[인터뷰] 박수현 당선인 "도민 의견 담긴 수첩 3권, 3톤처럼 무거워"

[인터뷰] 박수현 당선인 "도민 의견 담긴 수첩 3권, 3톤처럼 무거워"

박수현 충남도지사 당선인은 지방선거 기간, 도민 염원과 바람을 수첩에 빼곡히 적었다. 도민 간담회 등 현장소통을 통해 나온 이야기를 하나하나 담다 보니 어느새 수첩은 3권으로 늘었다. 박 당선인은 "수첩 3권의 무게가 3톤처럼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수첩에 도민의 엄중한 명령이 담긴 만큼, 압박감과 무게감을 느낀다는 뜻이다. 박 당선인은 도민의 명령을 단순히 무겁게만 느끼는 것이 아닌,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선거용 구호가 아니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런 이유에서 통(通)하는 충남 준비위원회 구성도..

許, 재검토 공언했는데…정부 긍정평가 0시축제 존속 기우나
許, 재검토 공언했는데…정부 긍정평가 0시축제 존속 기우나

대전 0시 축제 존속 여부를 둘러싼 지역 사회의 관심이 뜨겁다. 민선 8기 이장우 시장의 대표사업으로 6·3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허태정 당선인이 재검토를 공언했지만, 최근 이 축제를 둘러싸고 부쩍 달라진 기류 때문이다. 정부가 0시 축제의 관광·상권 활성화 등 0시 축제에 대해 일부 긍정평가를 내놓았고 무턱대고 폐지했다가 외교적 마찰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지역사회 안팎에선 0시 축제를 아예 폐지하는 것 보다는 축제 간판을 바꾸거나 축소·개편 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지역..

공사판된 대전 도심, 트램 개통 미뤄지나…與野 책임 공방 재점화
공사판된 대전 도심, 트램 개통 미뤄지나…與野 책임 공방 재점화

2028년 말 개통을 목표로 추진되던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 일정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말 28년 만의 착공으로 본궤도에 진입한 듯 했지만, 토지보상 지연과 시운전 기간 연장, 수소트램 기반시설 문제까지 줄줄이 드러나며 2030년 개통도 장담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이 민선 9기 인수위에서 공식화되며 여야는 또다시 네 탓 공방에 나선 모습이다. 18일 취재에 따르면, 대전시는 최근 대전시장직 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당초 목표였던 2028년 말 트램 개통이 사실상 어렵다는 취지의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 접시꽃에 담긴 여름 접시꽃에 담긴 여름

  •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