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천습지 생태보고서Ⅱ]도심습지 18곳 빛공해에 개발압박…"습지복원 기후변화 대응 효과적"

  • 사회/교육
  • 법원/검찰

[갑천습지 생태보고서Ⅱ]도심습지 18곳 빛공해에 개발압박…"습지복원 기후변화 대응 효과적"

2. 3대 하천 내륙습지를 가다
대전 하천과 대청호에 습지 최소 18곳
납자루, 파랑새, 수달 생물다양성 보루
유등천습지 자전거도로 공사 밤엔 빛공해

  • 승인 2023-11-29 17:34
  • 수정 2023-11-30 10:02
  • 신문게재 2023-11-30 3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유등천습지 낮과 밤
서식처평가 2급의 대전 유등천습지의 낮과 밤. 산허리를 단절하는 자전거도로 공사가 이뤄지고, 밤에는 체육시설 조명이 쏟아진다. (사진=임병안 기자)
대전 뿌리공원 하류 안영교 구간의 유등천 습지(3만592㎡)는 수달과 황조롱이가 활동하는 서식처평가 2급의 우수 습지이면서 개발압박을 받는 대표적 위기 습지다. 여러 개의 보를 거치며 유속이 느려져 복잡한 퇴적 지형이 만들어졌고, 국립생태원 모니터링에서 납자루와 얼룩동사리, 옴개구리, 대백로, 파랑새, 수달, 황조롱이 등이 관찰될 정도로 생태적 우수성이 확인됐다. 그러나 축구장 5개가 모인 안영생활체육단지에 야간 조명이 유등천 습지에 직접 닿아 밤에도 빛공해를 겪고, 산과 습지를 오가는 야생 동물의 이동통로 구실을 한 곳에는 낙석방지 펜스를 겸한 자전거 도로가 놓이고 있어 습지 기능이 쇠퇴할 것으로 우려된다.

습윤한 상태를 유지하고 그러한 환경에 적응된 식생이 서식하는 곳을 습지라고 규정할 때 대전에는 총 18곳에 습지가 형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갑천습지처럼 하천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곳은 방동저수지의 방동습지를 비롯해 기성습지 등 8곳이고, 대청호가 계절에 따라 물높이가 달라지는 특성으로 발달한 습지가 4곳 그리고 하천에 쌓은 보 영향으로 만들어진 인공습지가 세천동과 추동 등 6곳에 있다. 국립생태원은 대전에서 습지를 지금도 계속 탐사 중으로 갑천 한빛대교와 원천교, 금강 현도교, 유성구 대동 등에서 생태 서식조사가 최근 이뤄졌다.

특이한 것은 수질관리 차원에서 대청호 주변의 농경지를 매입해 농사를 중단한 곳에서 습지로 빠르게 변화한다는 점이다. 동구 효동의 갓점골습지(4159㎡)는 대청호 상수원 보호를 목적으로 농경지를 매입해 경작을 금지한 곳으로 버드나무군락, 줄군락, 부들군락 등이 스스로 자라면서 삵과 참개구리, 붉은머리오목눈이가 오가는 서식지가 되었다. 동구 마산동의 사슴이골습지(5822㎡) 역시 과거 농경지로 이용되던 입지였으나 경작 중단 이후 오랜 시간이 흘러 버드나무군락 습지 식생으로 바뀌어 너구리, 삵, 빙어, 민물검정망둑, 징거미새우가 서식하고 있다. 반대로 대청동주민센터 맞은편의 주원천 세천습지(1만461㎡)는 하천에 석축 제방과 콘크리트 블럭으로 포장되면서 생물 다양성이 떨어지고 있다.

한국습지학회장인 김이형 공주대 스마트인프라공학과 교수는 "도시개발과 경작지에 편입되면서 대전에 상당히 많은 습지가 사라졌고, 그러한 환경에 적응했던 야생동식물도 주변에서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생물종다양성이 떨어졌다"며 "공원에 분수대가 아닌 습지를 만들어 탄소흡수를 돕고 과거에 습지이었던 곳을 복원하는 일이 지역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중요하고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라고 제안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024 '세종 낙화축제' 12일 밤 화려한 자태...지혜로운 선택지는
  2. 충청권도 연인 간 교제폭력 피해 증가…"법적 안전장치 마련 시급"
  3. 대전 대덕구, 매니페스토 공약이행 평가 '최우수(SA)' 영예
  4. 대전서 지난해 이상고온 78일…멜론 등 아열대작물 자라는 기후
  5. 대전 유치원 돌봄교실 인력난에 교사들 투입 "인력 채용 지원을"
  1. 대전시, 전국 최초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회관 개관
  2. 서대전~충남 잇는 국도1호선 '공사중' 차선감소로 시민들 불편호소
  3. [한성일이 만난 사람]이재수 바른 한그릇 이가네식품 대표
  4. 대전시의회, 277회 임시회 마무리… "현안 점검에 밤샘 추경심사도"
  5. [중도초대석] 김용하 건양대 총장 "경청하는 자세로… 학생 우선, 지역과 더 가까이"

헤드라인 뉴스


대전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지자체 운영 벅차… 정부 지원 `절실`

대전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지자체 운영 벅차… 정부 지원 '절실'

국내 최초로 대전에 들어선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개원 1년 만에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운데 경영 안정화를 위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다. 대전시는 경영난 극복을 위해 보건복지부에 재정 지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정부의 예산 지원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지역 아동들이 재활 치료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지역 역량 결집이 시급해 보이는 대목이다. 13일 대전시에 따르면 2023년 5월 26일 개원한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올해 적자는 약 60억 원으로 예상된다. 이미 작년만 하더라도 3..

제2문화예술복합단지 마스터플랜 우수작에 `더시스템랩 건축사사무소`
제2문화예술복합단지 마스터플랜 우수작에 '더시스템랩 건축사사무소'

대전시는 '제2문화예술복합단지(가칭 대전아트파크)' 기획디자인 국제지명공모에 마스터플랜 우수작으로 '더시스템랩 건축사사무소'의 출품작을 최종 선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시는 10일 중촌근린공원에 들어설 음악전용공연장과 제2 시립미술관 건립을 위한 기획디자인 국제지명공모 공개발표회와 함께 출품작에 대한 심사를 마쳤다. 마스터플랜 우수작으로 선정된'더시스템랩 건축사사무소'의 디자인은'과학의 도시 대전'의 이미지를 반영하는 '유리돔'이 가장 눈에 띈다. 또한 '순환 보행로'는 유리돔 내·외부를 넘나들며 시민 누구나 날씨와 관계없이 공원에..

충남학생인권조례, 결국 끝까지 간다… 교육청 대법 제소
충남학생인권조례, 결국 끝까지 간다… 교육청 대법 제소

충남교육청이 충남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 재의결에 대해 대법원 제소했다. 충남교육청은 13일 충남학생인권조례 폐지와 관련해 무효 확인 소장 및 집행정지 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달 24일 충남도의회가 재의결한 폐지 조례안이 헌법과 상위법령을 위반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28조 제3항 제소 규정에 따라 대법원에 소장을 제출한 것이다. 도 교육청은 청구 원인으로 폐지 조례안이 헌법과 상위법령에서 규정한 교육감의 학생인권보장 의무뿐만 아니라, 차별금지의 원칙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학생의 권리 구..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운동으로 치매를 예방합시다’ ‘운동으로 치매를 예방합시다’

  • 대전시 민선 8기 대규모 조직개편 단행…기존 13국에서 18국 체제로 대전시 민선 8기 대규모 조직개편 단행…기존 13국에서 18국 체제로

  • 오색 연등 아래 간절한 기도 오색 연등 아래 간절한 기도

  • 더위 날리는 즐거운 물총놀이 더위 날리는 즐거운 물총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