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 취임사에 담긴 헌법정신의 회복, 그 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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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디세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 취임사에 담긴 헌법정신의 회복, 그 먼길

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 승인 2025-12-22 17:54
  • 신문게재 2025-12-23 18면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이승선 교수
이승선 교수
취임사에서 위원장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나아갈 길은 명확하다고 단정했다. 바로 '헌법정신의 회복'이다. 12월 16일 김종철 방미통위 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과방위의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17일 과방위는 여야 '합의'로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채택했다.

여당은 청문 보고서에 '적격'을 썼다. 방송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규제를 정비할 적임자라고 여겨서다. 야당은 그 보고서에 '부적격'이라고 적었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문제 등 정치적 논쟁에 휩싸여 중심을 잡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보아서다. 18일 대통령은 위원장 임명안을 재가했다. 19일 초대 위원장 취임식이 열렸다. 인사청문 시작부터 위원장 취임까지 딱 72시간이 걸렸다. 방송과 통신 미디어 정책 결정의 정상화를 갈구하는 국민의 열망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본다. 40여 년 간 헌법을 공부해 온 저명한 학자로서 헌법의 핵심 가치에 대한 일관된 신념도 여야 합의를 도출하는 데 한몫했을 것이다.

13분여에 걸친 취임사에서 김 위원장은 '헌법'을 16차례 언급했다. 헌법의 핵심 가치는 인간의 존엄과 민주적 기본질서인데, 이는 소통을 본질로 하는 미디어의 뿌리라고 말했다. 헌법정신을 회복해야만 표현의 자유와 공공성을 자유롭게 실현하고, 조화롭게도 실현하며 공정한 소통 질서 안에서 국민의 권익과 미디어 주권을 지킬 수 있다고 설파했다. 방미통위 직원들에게는 '헌법의 수호자'로서 자부심, 헌법적 가치를 실현하는 숭고한 업무 수행자로서 사명감을 갖고 일해달라고 당부했다. 구성원들이 하는 업무 하나하나는 국민의 권리와 직결된 것이므로, 오로지 헌법과 국민 전체의 이익을 위해 관복 입은 시민의 덕성과 사명감을 실현해 달라고 호소했다. 자신은 소신껏 일하는 직원들에게 작은 버팀목, 후원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위원회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방파제가 되겠다고도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방미통위가 합의제 행정기관이라는 점을 적시하면서, 위원회를 구성하는 위원 간, 조직 구성원 간에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그 차이를 존중하며, 대화와 타협을 통해 최적의 결론을 얻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치란 권력에 의한 지배가 아니라 법에 의한 지배를 의미하므로, 향후 방미통위의 모든 의사결정은 투명한 절차와 합리적 근거, 헌법적 합치성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위원장으로서 세 가지 원칙을 지키겠다고 천명했다. 방송의 공적 책임과 공정성을 헌법적 가치에 의거해 재정립하는 것, 낡은 규제의 틀을 과감하게 혁파하는 것, 미디어 국민 주권 시대를 열고 디지털 미디어의 역기능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것 등이다. 방송의 독립성 보장, 자유와 책임의 조화, 국내 사업자와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 간 경쟁의 공정성 쟁점 등을 거론했다. 더불어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핵심은 '사람'이라며, 헌법상 인격권과 행복추구권을 디지털 공간으로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김 위원장의 취임사는 방송과 통신, 디지털 기술과 사람, 규제와 진흥 등 위원회가 감당해야 할 역무의 기본과 원칙을 아우르고 헌법정신에 잘 버무린 것으로 보인다.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널리 알려서 업계나 학계는 물론 디지털 시민으로서 일반 국민도 자신의 헌법적 권리를 수호하기 위해, 방미통위와 위원장이 취임사의 다짐대로 가야 할 길을 제대로 가고 있는지 감시하고 또한 응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겠다.

김 위원장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에게도 헌법적 핵심 가치인 인간의 존엄성과 민주적 기본질서의 과즙이 풍성하게 제공되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이를 실천해 왔다. 진지하게 경청하고 격의 없이 토론하며, 결단과 행동은 과감해 언론법학회와 공법학회장을 역임할 때 학회원들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얻었다.

2만 6300여 시간 고난의 행군 길을 걸어야 할 김 위원장에게는, 취임사에 명토 박아 둔 것처럼 학자로서 양심과 공직자로서 사명감이 그의 '등 뒤에 있는 가장 큰 하늘'이 되리라고 본다. 외부의 부당한 압력으로부터 위원회의 독립성을 지키고, 내부의 갈등과 무기력을 지혜롭게 극복하면서 외롭고 두려운 그 길을 꿋꿋이 걸어가기 바란다./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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