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대청호의 푸른 물결이 모두에게 평등의 생명력을 담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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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대청호의 푸른 물결이 모두에게 평등의 생명력을 담을 때

문창용 대전시 환경국장

  • 승인 2026-03-18 16:47
  • 신문게재 2026-03-19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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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용 대전시 환경국장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배경인 황폐한 미래, 독재자 임모탄 조는 높은 곳에서 거대한 밸브를 열어 갈증에 허덕이는 민중에게 잠시 물을 뿌려준다. 그는 외친다. "물에 중독되지 마라. 물이 없으면 너희는 살 수 없으니까." 이 비극적인 장면에서 물은 생명을 살리는 자원이 아니라,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통제와 불평등의 도구로 전락한다. 스크린 속의 메마른 대지는 우리에게 묻는다. 과연 인류에게 물이란 무엇인가?

매년 3월 22일은 UN이 지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올해 UN이 선포한 주제는 '물과 성별(Water and Gender), 우리 모두에게 공평한 물'이다. 영화 속 임모탄이 움켜쥐었던 물의 권력을 이제는 인류 보편의 인권과 평등으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물은 성별이나 계층에 관계없이 누구나 공평하게 누려야 할 보편적 가치이자 생존의 기본권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역사 속에서 물은 늘 삶의 중심에 있었고, 그 중심에는 헌신이 있었다. 상수도가 보급되기 전, 마을 우물가에서 물동이를 이고 가족의 생계를 지탱하던 어머니들의 모습은 물이 곧 생명이자 돌봄의 상징이었음을 보여준다. 대전 또한 1980년 대청댐 건설이라는 거대한 변화를 겪으며 중부권 물 자원의 핵심 도시로 성장해 왔다. 그 과정에서 삶의 터전을 내어준 수몰민들의 희생과, 맑은 물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온 이름 없는 시민들의 손길은 영화 속 가상의 오아시스보다 훨씬 더 숭고한 대전의 자산이다.

물은 그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한다. 하늘에서 내린 비가 땅을 적시고 흐를 때 사람을 가리지 않듯, 수자원의 혜택과 이를 지키는 책임 역시 공평하게 주어져야 한다. 하지만 오늘날 기후 위기로 인한 가뭄과 집중호우는 우리가 당연하게 누려온 이 공평한 환경을 위협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물의 '수혜자'를 넘어 적극적인 '관리자'이자 '보호자'로 거듭나야 한다.

대전광역시는 대청호라는 천혜의 식수원과 도심을 흐르는 3대 하천을 품고 있다. 이 소중한 환경을 지속 가능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식 변화가 절실하다. 가정에서 아끼는 물 한 방울, 하천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작은 실천이 모여 '공평한 물의 가치'를 실현하는 토대가 된다. 물을 사랑하는 마음에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으며, 이러한 공동체 의식이야말로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생명의 근원인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며 세상을 적신다. 이번 세계 물의 날이 대청호의 맑은 물이 선사하는 혜택을 되새기고, 성별과 세대를 초월하여 평등하게 누려야 할 물의 소중함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대전광역시도 144만 시민 모두가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차별 없이 누리는'물 복지 일류 도시'를 위해 시민과 함께 나아갈 것이다. 영화 속 황폐한 사막이 아닌, 대전의 내일이 푸른 물결로 가득 채워지기를 기대해 본다.
문창용 대전시 환경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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