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 칼럼] 포털에 종속된 기형적인 뉴스 소비와 편집권 침해

  • 오피니언
  • 독자위원회 & 독자위원 칼럼

[독자권익위원 칼럼] 포털에 종속된 기형적인 뉴스 소비와 편집권 침해

마정미 한남대 정치언론학과 교수

  • 승인 2026-06-25 14:51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마정미(신규 사진)
마정미 한남대 정치언론학과 교수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국내 포털 네이버에서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는 뉴스스탠드가 자리하고 있다. 다양한 매체의 온갖 뉴스가 한자리에 모여있는 것이다. 사실 스마트폰과 SNS의 대세 속에 최근 종이 신문과 방송뉴스를 보는 사람은 현저히 줄었다. 기관이나 기업 홍보실만 여전히 수십 종의 신문을 스크랩할 뿐, 사람들은 대부분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보거나 포털의 뉴스스탠드를 통해 하루의 기사를 검색한다.

이에 대한민국 뉴스 유통의 절대 권력을 누리고 있는 것이 네이버이다. 포털이 뉴스 플랫폼으로서 영향력이 커지자, 포털과 언론사 간에는 기묘한 공존 상황이 이뤄졌다. 네이버의 뉴스 노출권(기사 제휴)은 뉴스제휴위원회(옛 뉴스제휴평가위원회)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새로 재편된 이 기구는 과거 편향성 시비와 기득권 카르텔 논란으로 문제가 많았던 만큼,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겠다는 포부를 제시했으나, 이름은 바뀌었을지언정 언론 생태계를 향한 더 촘촘해진 규제와 일방적 통제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포털은 '제휴(提携)'라는 허울 좋은 명분으로 한국의 언론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네이버는 뉴스를 생산하는 주체가 아니다. 언론사들이 만든 콘텐츠를 중개하며 막대한 플랫폼 권력과 광고 수익을 누리는 수혜자다. 언론사가 많은 자원을 들여 취재하고 편집한 기사, 사진, 영상 콘텐츠를 제공한다면, 플랫폼은 그에 걸맞은 합당한 트래픽, 노출 기회, 혹은 수익 분배를 보장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네이버의 '기사 제휴'는 갑의 위치다. 기껏 높은 문턱을 넘어 제휴를 맺어도 네이버는 언론사에 트래픽도, 수익도 보장하지 않는다. 인공지능(AI) 활용 표시 의무, 외부 필진 인력 산정 방식 축소 등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규제 규정과 정성평가, 정량평가의 비현실적인 합격선만 들이밀 뿐이다. 들어갈 때는 엄격한 심사, 들어가서도 끝없는 운영평가와 벌점 통제가 기다린다. 최근 보도자료를 그대로 기사화하면 안된다는 지침을 두고 기자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사례를 보았다. 기자가 보도자료에 의지하지 않고 직접 취재하고 발로 뛴 생생한 기사를 게재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고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그러한 지침과 편집권을 언론사가 아니라 포탈이 행사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포탈의 다양한 요구와 벌점 구조는 제휴가 아니라 편집권의 침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일방적 관리이자 길들이기'에 가깝다.

문제는 그 누구도 위임하지 않은 권한을 국가도 아닌 사적 플랫폼과 그 산하 위원회가 차지하고 사실상 '언론 제재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언론 자유를 제한하는 조치는 원칙적으로 민주적 통제와 사법적 절차 하에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 한국 현실에서는 그 역할의 상당 부분을 네이버와 위원회가 '사적 규칙'과 '비공개 심사'로 수행해 오고 있다.

왜 이렇게 이상한 형태의 뉴스 문지기를 우리는 묵과하고 이용하고 있는 걸까? 포털에 위임한 뉴스는 여러 가지 문제를 낳을 수 있다. 우선 비판적인 탐사보도, 정치·재벌·플랫폼 권력을 겨냥한 날 선 기사일수록 분쟁 가능성과 민원이 늘어나고, 이는 위원회의 제재 리스크로 연결될 수 있다. 또 클릭 수는 높지만, 공론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 연예·사건 사고 자극 보도, 선정적 헤드라인 등은 트래픽을 보장해 주기에 포털과 언론 모두에게 '유혹'이 된다. 여러 가지 장치를 마련한다 해도 그런 상황에서 제휴위와 포털의 규범이 저널리즘의 본질에 입각해 '품질 좋은 뉴스'를 선별하는 상생의 구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 매우 의문스럽다.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지점은 직접적인 검열이 아니더라도 제휴·배제 기준이 사실상 '간접 검열'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제도는 신규·후발 매체의 진입을 원천 봉쇄하는 기득권 카르텔로 작동한다. 지역 언론이나 대안 매체, 인터넷 언론들은 정성평가의 높은 벽 앞에서 좌절한다. 아무리 치열하게 준비해도 들어가기 어려운 폐쇄적인 구조 속에서, 저널리즘의 다양성은 고사하고 포털 권력에 종속된 기형적 언론 생태계만 고착화되고 있다. 언론사는 포털에 종속될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매체 환경 속에 뉴스 제공과 플랫폼 활용에 대한 좀 더 적극적이고 새로운 관점을 모색해 보아야 할 것이다. /마정미 한남대 정치언론학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버스전용차로 시행중입니다’
  2. 여고·등산로서 상습 신체 노출… 50대 남성 검거
  3. [대전노인신문] 대전 어르신들 체육으로 하나됐다…제25회 어르신 체육대회 성료
  4. 원자력연, 원전 방사능 폐수지 굳혀서 처분기술 개발…특허로 이어져
  5. [대전노인신문] 詩 한 편 편지 한 장
  1. [대전노인신문] 대전 대덕구 목상동 새마을부녀회, '어르신 효 잔치' 개최
  2. [날씨] 추석 연휴 충청권 구름 많아…추석 밤부터 약한 비
  3. 집주인 모자 찾아가 흉기 휘두르고 불 지른 70대 체포
  4. [대전노인신문] "추석 명절 이야기"
  5. 대전 펜싱 간판스타 오상욱, 아시안게임서 '금메달'

헤드라인 뉴스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맞아 거리를 걷다 보면 예전과는 사뭇 달라진 명절 풍경을 실감하게 된다. 온라인 장보기와 간편식, 모바일 선물 등이 일상화된 지금과 달리 약 20년 전 추석은 지금보다는 조금 더 불편했고 느린 것만은 확실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추석 풍경이 달라진 것은 많지만 추석의 의미는 변하지 않았다는 건 확실하다. 가족과 친지가 직접 만나 웃음과 정겨움을 나누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예전 추석의 모습은 지금과는 얼마나 달랐는지 사진으로 살펴보자. 먼저 고향을 가는 길도 만만치 않았다. 열차표 예매가 정해진..

세종사랑 맛집 `98곳` 라인업… 우리 동네 어디에 있나?
세종사랑 맛집 '98곳' 라인업… 우리 동네 어디에 있나?

"상권 침체는 없다. 우리는 맛으로 승부하고, 고객들을 불러 모은다." 자영업자의 무덤으로 통하는 세종특별자치시에도 맛집들이 건재하고 있다. 세종사랑 맛집 98곳이 이름을 올리며, 읍면동 맛집 지도를 서서히 완성해가고 있다. (재)세종시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박영국)은 작년부터 시민 추천과 전문가 평가를 거쳐 선정한 '세종사랑 맛집'을 총 98개소로 확대했다. 작년 11월 44개소에 이어 이번에 신규 선정한 맛집은 모두 54개다. 최근 이름을 올린 맛집 54개소는 신도심 33개소, 구도심 21개소로 구성됐고, 한식과 중식, 일식, 카..

대전 펜싱 간판스타 오상욱, 아시안게임서 `금메달`
대전 펜싱 간판스타 오상욱, 아시안게임서 '금메달'

대전 펜싱 간판스타 오상욱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오상욱(대전시청)은 23일 일본 아이치현 도쿄나메의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남자 사브로 개인전 결승에서 선천펑(중국)을 15대 13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대한민국 선수단 8번째 금메달 주인공이 됐다. 펜싱에서는 전날 여자 에페 개인전의 송세라(부산시청)에 이어 두 번째 '금빛 찌르기'가 펼쳐졌다. 오상욱은 2023년 열린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어 남자 사브르 개인전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한국은 2010년 광저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 ‘버스전용차로 시행중입니다’ ‘버스전용차로 시행중입니다’

  • ‘풍요롭고 즐거운 추석 명절 되세요’ ‘풍요롭고 즐거운 추석 명절 되세요’

  • 귀성객 맞이 서대전역 방역 ‘꼼꼼하게’ 귀성객 맞이 서대전역 방역 ‘꼼꼼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