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 올레길] <당진편> 가슴 서늘한 가을 날 순교의 역사 되짚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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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의 올레길] <당진편> 가슴 서늘한 가을 날 순교의 역사 되짚는 길…

  • 승인 2010-09-30 14:15
  • 신문게재 2010-10-01 13면
  • 박기성 기자박기성 기자
▲ 충청 내포지방 중심부에 자리해 조선천주교회의 요람으로 전해지고 있는 당진군 합덕읍 신리성지
▲ 충청 내포지방 중심부에 자리해 조선천주교회의 요람으로 전해지고 있는 당진군 합덕읍 신리성지
당진의 올레길은 성지 순례길을 중심으로 9km에 걸쳐 이어진다.

올레길의 시작은 당진군 합덕읍 신리성지로부터 시작된다. 신리성지는 충청도 내포지방의 중심부에 자리한, 조선천주교회의 요람으로 전해지고 있다.

성지 내 초가집은 손자선(손도마) 성인의 생가인 동시에 조선교구 제5대 교구장 다블뤼 안토니오(안 주교)주교의 주교관이자 조선 교구청이었다. 안 주교는 이곳에서 교우들에게 신앙 진리를 가르치는 한편 각지에서 활동하는 선교사제들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1815년 건립된 생가는 여러 차례 개조를 거듭해오다 2004년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성지순례길은 신리성지를 출발해 순교자들이 태어나 자랐던 신리의 논밭 길을 따라 걷는 것으로 시작된다. 버스가 왕래하는 도로까지 1 남짓한 마을길은 가을 들녘 고개 숙인 벼들의 황금 물결과 꽃들이 탐방객의 발걸음을 상쾌하게 해준다.

이마에 땀이 촉촉하게 맺힐 때쯤이면 무명순교자의 묘가 탐방객의 발걸음을 잡아끈다.

왕복 2차선 도로에서 1km남짓 들어간 야산에는 '32기의 목이 없는 무명 순교자의 묘'가 조성돼 있다.

한국 천주교 순교사의 일면을 뒤로하고 합덕성당으로 이어지는 둑방 길을 따라 걷다보면 팔각정 휴게공원이 나타나 올레길의 정취와 함께 탐방객들의 피로감을 덜어준다.

팔각정 휴게공원에서 바라다보노라면 합덕제를 덮고 있는 연꽃 무리가 눈에 들어온다. 합덕제는 합덕읍 합덕리에 있는 저수지로 합덕방죽 또는 합덕연지로 알려져 있다. 7월말 께부터 8월말 께면 합덕제를 가득 덮은 연꽃의 무리가 탐방객을 반겨준다.

▲ 합덕성당
▲ 합덕성당
이곳에서 합덕성당은 논둑길로 불과 10여분 거리다. 합덕성당은 내포평야에 복음을 밝힌 지 100년이 지난, 한국 천주교의 산 증인이다.

지난 1929년 준공된 현재의 건물은 고딕체 양식을 일부 변형한 레오식 고딕체의 유럽풍 건축양식으로 종탑이 쌍탑인 것이 특징이며 충남도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성당 앞마당에는 성인 황석두(루가) 순교비를 비롯해 윤복수(레이문도) 순교비, 송상원(요한) 순교비, 白비리버文弼신부 순교비와 함께 이들의 묘지가 조성돼 있다.

합덕성당을 둘러본 탐방들의 올레길은 합덕시장으로 이어진다. 이곳은 1일과 6일이면 어김없이 사람들이 모이는 5일장이다. 200m 가량 시장 길을 지나면서 탐방객은 시장 풍물과 갖가지 먹을거리 등을 마주하게 된다. 이곳에서 장날 시골 토박이 먹을거리를 즐길 수 있는 것은 당진 성지순례길 탐방객이 맛볼 수 있는 또 다른 재미 가운데 하나다.

시장을 지나면 곧바로 합덕터미널이다. 본래 합덕은 오래전 각지로 나가는 길목이었으며 이로 인해 번창을 구가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각 지방으로 통하는 주요 도로가 우후죽순 격으로 건설되고, 번창했던 합덕의 모습은 예전 같지 않다는 것.

▲ 솔뫼성지와 김대건 신부 동상
▲ 솔뫼성지와 김대건 신부 동상
합덕터미널을 지나면 곧바로 성지 순레길의 종착지 솔뫼성지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솔뫼성지로 들어서면 생가와 그 뒤편 소나무 숲 사이에 조성된 김대건 신부 동상 및 기념비가 탐방객을 맞이한다. 이와 함께 김대건 신부 기념관도 이곳에 조성돼 있다. 해마다 많은 천주교 순례가 이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솔뫼성지 생가는 김대건 신부가 태어난 곳일 뿐만 아니라 그의 증조부인 김진후, 부친 김재준이 모두 순교한 신앙의 명가라는 점에서 순례자들을 숙연하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한국 천주교 역사상 수많은 신자와 순교자를 낳은 당진지역 천주교 성지를 가을 햇살 아래 둘러보며 순교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것은 어떨는지.

/박기성·사진 김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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