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모두 끝나버렸다"…폐허로 변한 마을 '허탈'

[르포]"모두 끝나버렸다"…폐허로 변한 마을 '허탈'

비행기와 차량이 '무너진 도미노'처럼 뒤엉켜 자위대원 급파 "피해 상황 파악 엄두도 못내"

  • 승인 2011-03-14 18:00

대지진과 쓰나미가 집어삼킨 일본 동북부 지역의 마을은 '참혹한 몰골'을 드러낸 채 폐허로 변해 있었다.

14일 오전 CBS노컷뉴스 취재팀이 찾은 일본 미야기현 이와누마시 센다이공항의 인근 마을인 시모노고하마를 들어서는 순간, '쓰레기 처리장이 아닌가'하는 착각마저 들 정도였다.

평온했던 마을은 거대한 자연의 힘 앞에 처참히 무너졌고, 공항도 여전히 폐쇄된 채 복구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벽에 처박히거나 뒤집힌 채 '무너진 도미노'처럼 쌓인 차량들과 여기에 뒤엉킨 경비행기 여러 대가 파노라마 광경처럼 펼쳐지자 이곳이 공항임을 실감케 했다.


마을의 가옥들은 기둥 곳곳이 뒤틀린 채 무너져 내리거나 한쪽 벽이 통째로 쓸렸고, 바닷물이 집어삼킨 교각 일부는 하천 아래로 떨어져 나갔다.

전신주는 엿가락처럼 비틀어져 아스팔트를 뚫고 주저앉았고, 뿌리째 뽑힌 나무가 여기저기 뒹굴었다.

한 마을 이재민은 "모두 다 끝나버렸다"며 "마을이 완전히 변해버려 집이 어딘지 찾기도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

이곳 현장에 급파된 자위대 대원 100여명은 마을 시작지점부터 일렬로 늘어선 뒤 잔해를 걷어내며 혹시나 있을지 모를 생존자를 찾아 헤매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바닷물이 빠지지 않아 내딛는 걸음마다 푹푹 뻘로 빠졌고, 희망을 발견하고 싶었지만 어깨는 축 쳐져있었다.

한 대원은 "오늘 2구의 시신을 수습했다"며 "공항에 160여명의 주민이 대피해 있지만 마을 전체 인구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몰라 피해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지진 발생 나흘째 피해지역인 해안가에서 5km 가량 떨어진 지역에서는 문을 여는 식료품 가게마다 수십에서 수백여명이 입구부터 줄을 섰다.

온가족이 총출동해 가까스로 생필품을 구한 생존자들은 양손 가득 물건을 들고 터벅터벅 집으로 발길을 돌렸고, 주유소 앞에는 1km 이상 차량들이 늘어섰다.[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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