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충남도당은 16일 오전 천안시 신부동 도 당사에서 김호연 도당위원장과 충남지역 기초·광역의원들의 간담회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한나라당 소속 지방의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충청권 과학벨트 백지화에 따른 성난 민심을 가감없이 전달하며 중앙당의 각성을 촉구했다. 우선 조직의 기초인 일부 지방의원들이 탈당을 직접 거론하고 나왔고, 많은 동료 지방의원들이 이에 동조했다.
강용수 연기군의원은 “지난 대통령의 신년방송좌담회에서 '표 때문에', '공약집에도 없다'라는 말씀은 연기군민의 억장을 무너지게 만드는 소리였다”며 “대통령의 말씀을 듣고 솔직히 도저히 한나라당 배지를 달고 있을 수없어 탈당하려 했지만 비겁한 방법이라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기성 청양군의원 역시 탈당의 고민을 언급했다. 이 군의원은 “자유선진당은 다 죽었었는데 과학벨트 때문에 살아났다”며 “30여 년 한나라당에 몸담았었는데 지금은 솔직히 탈당하고 싶은 심정을 중앙당에 꼭 전달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강철민 충남도의원은 “과연 충남에 한나라당이 존재하는가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며 “민주당은 태안 유류피해 대책에, 선진당은 과학벨트를 호기로 삼아 이미지를 새롭게 하려는데 한나라당 옷으로는 민심을 대변하기 어렵다”고 갑갑함을 토로했다.
김정숙 충남도의원은 “중앙당이 하는 행동이 충남의 민심을 자극하는데 6·2 지방선거에서 어렵게 살아남은 분들을 더 힘들게 만들고 있다”며 “과연 4·27 재·보궐 선거에서 성공할 수 있을 지 의구심이 든다”고 낙담했다.
김동욱 천안시의회의장은 “왜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이 충남에서 너무나 빈약한 의석을 갖는 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재욱 부여군의장은 “6·2 지방선거의 참패는 본인들이 잘못해서 낙선한 게 아니라 중앙당이나 대통령의 잘못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과학벨트 때문에 또다시 어려운 여건에 처해 있다”고 한숨지었다.
장성용 부여군의원은 “18대 총선에서 충남에 왜 단 1명도 당선되지 않았는지 알텐데 왜 똑같은 길을 걸어가려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충남에서 민주당 도지사가 당선된 것은 한나라당은 밉고, 선진당은 약하다는 정서 때문”이라고 민심을 전달했다.
김호연 충남위원장은 “여러변수가 있지만 총선과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 상태로 가서는 굉장히 비관적이지 않나 싶다”며 “내일 안상수 당 대표와의 시도당위원장 오찬에서 충청권 민심을 가감없이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천안=맹창호 기자 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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