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온]아이들은 완벽하지 않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한기온]아이들은 완벽하지 않다

[중도춘추]한기온 제일교육문화센터 이사장

  • 승인 2014-01-08 14:09
  • 신문게재 2014-01-09 16면
  • 한기온 제일교육문화센터 이사장한기온 제일교육문화센터 이사장
▲ 한기온 제일교육문화센터 이사장
▲ 한기온 제일교육문화센터 이사장
대체로 부모의 자식 사랑은 과도한 편이다. 지나치다 못해 맹목적인 경우도 있다. 어떤 유명 음악가인 아버지가 고등학교 오케스트라 단원인 딸의 공연을 보기 위해 학교에 갔다고 한다. 그런데 딸이 다른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보조를 맞추지 못했다. 그러자 그 아버지는 “우리 딸밖에 제대로 연주하는 단원이 없군”이라고 중얼거렸다 한다. 자식 사랑에 관한한 성직자들조차도 일반 사람들과 별반 차이가 없는 모양이다. 미국에서 존경받는 어떤 목사가 딸의 졸업식에 참석했다. 졸업식장에는 수천 명의 졸업생이 똑같은 졸업 가운을 입고 앉아 있어서, 딸을 찾기가 매우 어려웠다. 그 목사는 졸업식 내내 목을 길에 빼고 자신의 딸만을 찾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밤새도록 회개의 기도를 했다고 한다. 세상의 죄인을 구한다는 목사가 다른 사람에게는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고, 오직 자신의 딸에게만 신경을 썼던 것이 부끄러웠던 것이다.

이 모두가 자식에 대해 조금도 남에게 지고 싶지 않은 부모의 마음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 사실, 모든 부모는 자식과 자신을 동일시하려 한다. 그런데 자식은 부모와 동일시하지 않으려 한다. 그 점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결국 자식은 언젠가는 부모를 떠나가야 하는 존재일 수밖에 없다. 이런 삶의 순리를 고려하지 않은 부모의 지나친 자식 사랑과 기대는 아이들에게 적지 않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고, 반항심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아이들의 정서적인 성장을 저해한다.

어떤 엄마가 아들에게 “공부 잘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렴”이라고 말했다. 아들은 “조금 전에 기도를 했는데요”라고 대답했다. 엄마가 “무엇이라고 기도했니?”라고 묻자, 아들은 “엄마가 잔소리를 그만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는데요”라고 천연덕스럽게 대답했다 한다. 엄마의 간섭과 잔소리가 얼마나 싫었으면 아이가 이런 말을 했을까? 자식이 엄마의 훈계를 이미 잔소리로 인식하고 있다면 그 잔소리에서 더 이상 교육적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자식을 인도해야 할까? 그 방법을 목수에게서 배울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 가옥을 짓는 목수들은 곧은 나무는 곧은 나무대로, 굽은 나무는 굽은 나무대로 적절히 사용해 집을 지었다고 한다. 굽은 나무를 굳이 펴서 쓰지 않고, 곧은 나무를 구부려서 쓰지 않는 것이 아름답고 견고한 집을 짓는 지혜였던 것이다. 곧은 나무는 곧은 나무대로 인정해주고 굽은 나무는 굽은 나무대로 인정해주고 그 특성대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왔을 뿐인 것이다. 그럴 때 전통 가옥은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느껴지고 천년을 갈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부모들도 자녀의 장점과 단점을 명확히 파악한 뒤, 장점을 취대한 살릴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소질이 없는 분야까지 잘 하라고 강요당하는 자식의 마음이 어떠하겠는가? 자식이 완벽하게 한 점 흠도 없게 되기를 바라서는 안 된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고 그렇게 될 수도 없다.

내 자식도 사람이다. 따라서 완벽하지 않다. '너는 왜 그렇게밖에 못하니?'라고 꾸중하는 것은 곧, '너는 왜 그렇게 완벽하지 못하니?'라는 말과 같다. 그렇게 혼을 내야 할 경우가 생기면 잠시 흥분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 지신부터 살펴보는 습관을 들이자. 잘 생각해 보면 나 자신부터 완벽한 사람이 아니지 않았던가!

유명한 아랍계 철학자인 칼릴 지브란은 부모들에게 “아이들은 그대들의 몸을 빌어서 세상에 왔을 뿐, 그대들의 소유는 아니다. 그러므로 아이들에게 사랑을 베풀 수는 있으나 그대들이 원하는 대로 아이들을 바꾸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나는 칼릴 지브란의 말이 백 번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집을 짓는 목수처럼, 또는 지브란이 말한 것처럼 할 수 있다”라고 아직 자신 있게 장담할 수 없다. 그렇기에 '희망사항'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서산시 신청사 건립 속도, 해체 부지에 100대 규모 임시 주차장 조성
  2. 홍성군, 월산상가 '상다리 펴는 날' 개최
  3. 대전 70세 어르신 버스비 지원 축소, 없던 일로… '무제한' 유지
  4. 맞고 물려도 대책 없는 특수교사… 교권 보호 '사각지대'
  5. 금리 인상 기조에 주담대 차주들 '한숨'... 대출금리 줄 인상에 난색
  1. 대전 트램 공사에 대덕대교 퇴근길 차량 속도 최대 42% 감소
  2. 유승교 부회장, 대전상의 차기회장에 도전한 배경은?
  3. 대덕구 아파트 10곳 중 6곳 30년 넘어… 주거 노후화 심화
  4. [사이언스칼럼]기후변화가 바꾸는 일상, 우리가 바꿀 미래
  5. "지천댐 통한 지역 발전 이끌어야" 충남도의회 심우성·민병희 의원 종합대책 촉구

헤드라인 뉴스


수능·내신 대전환에 국제중 인기…7년 새 지원자 73.6% 증가

수능·내신 대전환에 국제중 인기…7년 새 지원자 73.6% 증가

수능과 내신 평가체계 변화로 대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중학교 단계부터 학업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국제중학교로 이어지고 있다. 특목고·자사고 진학 실적과 영어 중심 교육환경 등이 맞물리면서 국제중 선호도도 높아지는 추세다. 6일 종로학원이 분석한 2027학년도 국제중 지원 현황에 따르면 전국 5개 국제중 가운데 경쟁률을 공개한 4개 학교의 지원자는 8998명으로 집계됐다. 474명 모집에 평균 경쟁률은 18.98대 1로, 최근 7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원자는 2021학년도 5182명에서 2025학년도 8597명까지 꾸준히..

고속철도 통합 60일…이용객 12.6% 늘고 교통비 515억 절감
고속철도 통합 60일…이용객 12.6% 늘고 교통비 515억 절감

고속철도 통합 이후 열차 운행과 좌석 공급이 확대되면서 이용객이 전년 대비 1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임 할인과 마일리지 등을 통한 교통비 부담 완화 효과도 51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5일 고속철도 통합 60일을 맞아 이 같은 내용의 운영 성과와 향후 서비스 개선 계획을 발표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9월 1일부터 10월 30일까지 고속철도 일평균 이용객은 32만 2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만 6000명(12.6%) 증가했다. 월별 증가율도 9월 11.9%에서 10..

`2100세대 공급` 세종 합강동, 유·초·중 신설 심사 끝…고교는 내년 중투심
'2100세대 공급' 세종 합강동, 유·초·중 신설 심사 끝…고교는 내년 중투심

올 연말 2100세대 공동주택 공급이 예고된 세종 합강동(5-1생활권)의 초·중학교 설립 심사가 모두 완료됐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각각 2곳, 중학교 한 곳의 설립이 확정됐으며, 내년에는 고등학교 설립을 위한 절차도 밟아나갈 계획이다. 5일 세종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는 정기4차 중앙투자심사에서 5-1생활권(합강동) '가칭' 합강2초등학교 설립 심사를 진행했다. 최종적으로 중투심을 넘어서면서 합강동에 계획된 유·초·중등 설립이 모두 확정됐다. 합강2초의 총 사업비는 481억 원 규모다. 초5-7 부지에 50학급(특수2 포함) 120..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깊어가는 가을과 낙엽 깊어가는 가을과 낙엽

  • 난방용품 판매 준비 분주 난방용품 판매 준비 분주

  • 울긋불긋 물든 도심 울긋불긋 물든 도심

  • 대전 갑천4BL 청년주택 공급사업 기공식 대전 갑천4BL 청년주택 공급사업 기공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