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현대그랜드오피스텔 '재난사고 화약고' 전락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대전 현대그랜드오피스텔 '재난사고 화약고' 전락

지역최대 규모 건축물… 파산 4년째 폐허로 단수·단전 방치

  • 승인 2015-02-01 16:56
  • 신문게재 2015-02-02 6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 대전을 대표하던 성남동 현대그랜드오피스텔 앞 인도 위의 녹슨 환풍구가 장판에 가려져 있다.
▲ 대전을 대표하던 성남동 현대그랜드오피스텔 앞 인도 위의 녹슨 환풍구가 장판에 가려져 있다.
<속보>=대전 최대규모의 건축물로 손꼽혔던 성남동 현대그랜드오피스텔이 파산한 지 4년째를 맞아 재난사고의 대표적 위험시설물로 전락할 우려를 낳고 있다. <본보 2013년 12월 30일자 보도>

1992년 지하 5층, 지상 18층 규모로 개장해 대전을 대표하는 오피스텔 건물이 요금 미납으로 2009년께 상수도가 단수되고, 2011년 5월 전기까지 끊기면서 폐허로 전락했다.

건물 내 오피스텔과 상가 429개는 모두 비었고 한 건물에 서류상 소유자가 400여명에 달해 추락·화재·붕괴 위험에 대응하거나 책임질 기관도 없는 실정이다.

지난 달 30일 현대그랜드오피스텔 현관에 있는 길이 5m 환풍구 두 개는 지하 5층의 주차장 공기를 순환하는 곳으로 환풍구를 떠받치는 철제 구조물은 이미 녹슬어 붉게 변색했다.

위험해 보였는지 누군가 버려진 장판으로 환풍구를 덮어놔 눈가림해놨지만, 추락사고는 예방할 수 없어 보였고 장판 덕분에 주민들은 환풍구가 있는지도 모르고 장판 위를 걸어다녔다.

건물을 돌아 오피스텔의 부설 기계식 주차장에 가보니 안전 불감증은 더 심각했다.

승용차를 2~3층 높이로 들어 올렸을 철제 장비는 지난 수년간 방치돼 녹슨 채 휘어졌고, 절단된 부분이 날카롭게 도드라졌다.

기계식 주차장에는 물이 고여 깊이를 알 수 없는 웅덩이에 살얼음이 덮여 있었다. 동구청은 문제의 기계식 주차장을 완전 철거할 것을 현대그랜드오피스텔 측에 통보하고 과징금까지 부과했지만, 파산한 건물에 안전시설을 책임질 사람은 없었다.

특히, 지상 18층의 대규모 건물에 작동하는 소화시설이 없고 지하에 물이 유입되는 상황에 구조적 안전은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건물은 2층부터 출입이 통제돼 올라갈 수 없도록 막아놨으나 1층은 상가 11개가 비상전기를 활용해 슈퍼와 수선 등의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 그랜드오피스텔 관계자는 “서류상 건물 소유자는 400여명에 달하지만, 그때문에 건물에서 생긴 문제에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며 “돈이 없어 파산했는데 건물 외벽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이나 지하에 물이 고이는 문제는 우리 손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토로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 쌍용동 아파트서 층간소음 문제로 살인사건 발생
  2. 교실 CCTV 설치 근거 생길까… 법사위 심의 앞두고 교원단체 반발
  3. '대량 실직 위기'…KB국민카드 대전 신용상담센터 노동자 150여 명 불안 확산
  4. 어깨·허리 부상 잦은 소방공무원에게 물리치료사협회 '도움손'
  5. 대전교육청 공무직 4일 총파업… 94개 학교 급식 차질
  1. "역대 최대 1조 2천억 확보" 김해시, 미래 성장동력·안전망 구축 탄력
  2. 동구 정다운어르신복지관, 2025년 '정담은 김장나눔'
  3. 4일 밤사이 세종·충남 1~5㎝ 적설 예고
  4.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 김장김치 나눔 행사
  5. [2026학년도 수능 채점] 입시 전문가들이 말하는 정시 전략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하면서다.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 대통령의 긍정적 반응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행정통합 법안 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5일 충남 천안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첨단산업의 심장, 충남의 미래를 설계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5극 3특' 체제를 거론하며 "지역 연합이 나름대로 조금씩 진척되는 것 같다"면서도 "협의하고 협조하는 수준이 아니라 대규모로 통합하는 게 좋다고 생..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가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를 유치했다. 김태흠 지사는 4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오성환 당진시장, 안병철 지엔씨에너지 대표이사, 정영훈 디씨코리아 대표이사와 당진 AI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지엔씨에너지는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3만 3673㎡(1만 평) 부지에 건축연면적 7만 2885㎡ 규모로 AI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 이를 위해 지엔씨에너지는 디씨코리아 등과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하고, 2031년까지 2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엔씨에너지는 이와 함께 200여 명의 신규 고용..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가 사상 처음으로 800만원을 넘어섰다. 평당(3.3㎡) 분양가로 환산하면 2797만 원에 달했다. 5일 리얼하우스가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격은 827만 원이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치로 1년 새 6.85% 올랐다. 전국 ㎡ 당 분양가는 지난 2021년 530만 원에서 2023년 660만 원으로 오른 데 이어 2024년에는 750만 원까지 치솟았다. 올해 들어 상승 흐름은 더 빨라져 9월 778만 원, 10월 798만 원, 11월 827만 원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 ‘추울 땐 족욕이 딱’ ‘추울 땐 족욕이 딱’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