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관이 그림은 '세상을 향하는 문'

  • 사람들
  • 뉴스

명관이 그림은 '세상을 향하는 문'

한국장애인미술협회 기념전… 자폐2급 정명관 '특선' 수상 “그림으로 세계 누볐으면…” 부모에게도 '큰 꿈' 선물해

  • 승인 2015-07-08 18:28
  • 신문게재 2015-07-09 12면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 지난 4월 대전MBC M갤러리에서 열린 밀알복지재단의 '봄(seeing & spring) 프로젝트'전시회에 참가한 정명관 군이 자신의 그림 앞에 서있다.
▲ 지난 4월 대전MBC M갤러리에서 열린 밀알복지재단의 '봄(seeing & spring) 프로젝트'전시회에 참가한 정명관 군이 자신의 그림 앞에 서있다.
자폐 2급. 장애를 갖고 태어난 17살 소년은 어눌한 '말' 대신 '그림'을 그렸다. 지금까지 모여진 그림 만 700여장. '그림'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던 소년은 이제 '그림'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큰 꿈'을 키우고 있다.

대전 가원학교 2학년 정명관 군이 '그림'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지난해 봄부터이다. 밀알복지재단이 실시한 '봄(seeing & spring) 프로젝트'에 발탁된 뒤 1년여의 과정을 거쳐 지난 4월 대전MBC M갤러리에서 함께 발탁된 다른 청소년들과 전시회를 가졌다. '봄 프로젝트'는 발달장애 청소년들의 예술적 가능성을 발굴하기 위한 것으로 정 군의 재능을 눈여겨 본 가온학교 선생님의 추천이 있었다.

이어 정 군은 지난 4월 한밭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개최한 장애인사생대회에서 1등(교육감상)을 수상했고, 지난 1일에는 한국장애인미술협회가 주최한 '창립 20주년 기념전' 과 '희망키움 경진대회' 아동청소년부에서 특선(한국장애인미술협회장상)에 입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수상작은 오는 22~26일 서울 시립경희궁미술관에서 전시된다.

정 군의 부모에게도 아들의 '그림'은 '희망'이 됐다.

“저희 아이는 인정받지 못하는 아이였습니다. 집안 어르신들조차 집안 행사에 데려오지 말라고 하실 정도였죠. 하지만 그림을 그리면서 아이에게 목표가 생기고, 꿈이 생겼고 저희에게도 부모로서 아들에게 바라는 꿈이 생겼습니다.”

'바라는게 없었던 아들에게 바라는게 생겨서 너무도 감사하다'는 아버지 정철호(47)씨와 어머니 양수영(47)씨. 서울에 살던 이들 부부가 몇 년전 대전으로 내려온 것은 아들의 뒷바라지를 위해서였다. 갈수록 커가는 아이를 아이 엄마 혼자서 돌보기 힘들어지자 연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외국계 은행에 다니던 아버지 정 씨는 직장생활을 접었다. 대신 아이를 돌보기 위해 시간을 내기 쉬운 공부방을 대전에서 시작하게 됐고, 충남대에서 국문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아들보다 더 오래 살고 싶다는 정 씨 부부. 아이로 인해 힘들기도 했지만 아이로 인해 느끼는 기쁨 또한 크다고 한다. 어머니 양 씨는 “이번에 특선을 수상한 한국장애인미술협회 주최 기념전은 소년부 장애인 미술대회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서양화는 5명밖에 수상하지 않았다. 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서 너무도 감사하다”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양 씨는 아들이 그림을 통해 해외 각국을 누빌 수 있기를 바라며 방송통신대학에서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도 아들과 함께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이 너무도 많기에 바빠도 감사하고 기쁘다는 정 군의 부모. '그림'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가는 정군의 가족을 응원해본다.

김의화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내방] 구연희 세종시교육청 부교육감
  2.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2026년 장애예술 활성화 지원사업 공모 접수 시작
  3.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4. 재난위기가정 새출발… 희망브리지 전남 고흥에 첫 '세이프티하우스' 완공
  5. 세종시 빛축제, 시민 힘으로 다시 밝힌다
  1. 수능 앞 간절한 기도
  2. 김진명 작가 '세종의 나라'에 시민 목소리 담는다
  3. 세종 '행복누림터 방과후교육' 순항… 학부모 97% "좋아요"
  4. 고물가에 대전권 대학 학식 가격도 인상 움직임…학생 식비부담 커질라
  5. [한 장, 두 장 그리고 성장] 책을 읽으며 사람을 잇고 미래를 열다

헤드라인 뉴스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에서도 태평양전쟁을 겪은 세대가 저물고 있습니다. 80년이 지났고, 전쟁의 참상과 평화를 교육할 수 있는 수단은 이제 전쟁유적뿐이죠. 그래서 보문산 지하호가 일본군 총사령부의 것이었는지 규명하는 게 중요합니다."일본 마이니치 신문의 후쿠오카 시즈야(48) 서울지국장은 5일 대전 중구 보문산에 있는 동굴형 수족관 대전아쿠아리움을 찾아왔다. 그가 이곳을 방문한 것은 올해만 벌써 두 번째로 일제강점기 태평양전쟁의 종결을 앞두고 용산에 있던 일본군 총사령부를 대전에 있는 공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지하호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그..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올해 고1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고교학점제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시행 첫 학기를 경험한 응답자 중 10명 중 8명 이상이 '제도를 폐지하거나 축소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학생들은 진로 탐색보다 대학입시 유불리를 기준으로 과목을 선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로학원은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고1 학생과 학부모 47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5.5%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6일 밝혔다. 반면 '만족한다'는 응답은 4.3%, '매우 만족한다'는..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이 개장 한 달여 만에 누적 방문객 22만 명을 돌파하며 지역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6일 대전시에 따르면 갑천생태호수공원은 9월 말 임시 개장 이후 하루 평균 7000명, 주말에는 최대 2만 명까지 방문하는 추세다. 전체 방문객 중 약 70%가 가족·연인 단위 방문객으로, 주말 나들이, 산책과 사진 촬영, 야간경관 감상의 목적으로 공원을 찾았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에는 10일간 12만 명이 방문해 주차장 만차와 진입로 혼잡이 이어졌으며, 연휴 마지막 날에는 1km 이상 차량 정체가 발생할 정도로 시민들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과학기술인 만남 이재명 대통령 과학기술인 만남 이재명 대통령

  •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 수능 앞 간절한 기도 수능 앞 간절한 기도

  •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