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 AI 확산세…충남·북, 전북, 경기 등 산발적 발생

고병원성보다 강력하고 확산 빠른 ‘고고병원성’ 분석
매해 300만∼1400만 수 살처분, 600억∼3000억 보상
전국 오리 900만 수, 닭 1억 6000만 수 초비상
“구제역까지 발생할 수 있는 시기”

▲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오른쪽)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농업정책보험금융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AI 가축방역심의회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연합

충청권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확산세에 놓였다.

지난 16일 전남 해남과 충북 음성에서 시작된 AI는 속수무책으로 충남 천안과 충북 진천, 전북 김제, 경기 포천 등지로 퍼지고 있다.

충남도 등 방역당국에 따르면 24일 천안시 동면 동산리 박모씨의 육용오리농장에서 110마리가 폐사해 검역당국이 검사한 결과 H형(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을 받았다.

충남에서는 전날 아산시 신창면 산란계 농장에서 발생 후 두 번째다. 천안 농가는 오리 1만여 수를 사육 중인데 전량 살처분한다. 고병원성 간이검사 결과 양성 판정 시 즉시 살처분 조치가 취해진다. 정밀검사에서 판정이 음성으로 바뀌는 사례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충북은 음성과 청주에 이어 진천에서도 발생했다.

진천군은 전날 오후 이월면의 한 오리 사육농가에서 70여 마리가 죽었다는 신고를 접수해 간이검사에서 양성반응을 확인, 4500마리를 살처분했다. 충북에서는 올해만 가금류 41만 2000수 상당이 살처분됐다. 충남 천안 발생 농가는 충북 진천의 발생 농가와 같은 계열의 오리를 키웠던 것으로 조사됐다.

전북 김제와 경기 포천 등에서도 AI 추가 신고가 들어왔다. 전국적으로는 충남 2건, 충북 16건, 전남 2건 등 모두 25건(6건 정밀 검사 중)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AI 차단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발생 농장 이동제한과 통제초소 운영, 방역차량 배치를 실시하고 농가 반경 10㎞ 내에 위치한 가금류 농가에는 가축이동제한 명령을 내렸다. 선제적 대응으로 발생농장 반경 500ｍ 안에 있는 농장도 살처분 대상에 포함된다. 충남도는 생산자단체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가축방역협의회를 열고 재난형 악성가축전염병에 대한 관련 기관ㆍ단체별 협조체계를 점검했다.

정송 충남도 농정국장은 “최근 아산 신창 등에서 AI가 발생하고, 구제역까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시기인 만큼 방역의 고삐를 더 조여야 한다”며 “AI·구제역으로부터 우리지역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축산농가의 상시소독, 철저한 백신접종 등 자발적인 방역의식도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매년 AI로 인한 살처분 등 사회적 피해는 막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병원성 AI는 2003년부터 국내에서 발견됐는데 2003∼2004년 전국 7개 시ㆍ도에서 528만 수를 살처분했다. 보상금만 1531억 원이 책정됐다.

2006∼2007년에는 280만 수(살처분), 582억 원(보상), 2008년은 1020만 4000수를 땅에 묻어 무려 3070억 원의 보상금이 발생했다.

2010∼2011년은 647만 3000수, 804억 원, 2014년∼지난해는 역대 최대인 1397만 2000수를 살처분하고 2381억 원을 보상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에서 유행하고 있는 H5N6형 바이러스는 축산당국 내부에서 ‘고고병원성’으로 분류된다. 이전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이었다면, 이번 바이러스는 더욱 강력하고 확산도 빠르다는 설명이다.

한편 전국 오리 사육 규모는 639농가 876만 9770수(2000수 이하 제외), 닭 사육 규모는 2867농가 1억 5648만 8722수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농가들이 모두 비상이라는 얘기다.

천안=김한준ㆍ진천=정태희ㆍ내포=유희성 기자 jdy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