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통령과 정치권은 촛불 민심 받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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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통령과 정치권은 촛불 민심 받들라

  • 승인 2016-11-27 14:18
  • 신문게재 2016-11-28 25면
5차 촛불집회도 평화적으로 마무리됐다. 절대부패의 온상이 된 절대권력에 대한 저항은 영하권 날씨 속에서 활활 타올랐다. 서울 광화문, 대전 타임월드 앞, 부산 서면, 광주 금남로, 수원역 광장 등 전국 각지의 함성을 궂은 날씨도 추위도 잠재우지 못했다. 4·19혁명, 6월항쟁의 계보를 이을 11월항쟁, 11월혁명으로 불릴 만했다. 국민의 힘에서 대한민국을 바꿀 희망의 에너지를 얻었다.

헌정파괴와 국정농단을 향한 분노를 축제로 승화시킨 이 에너지를 헛되이 소모하지 말아야 한다. '190만명 시위에 입건자 0명'은 국민의 선진적인 민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촛불에서 빛난 평화로운 시민의식에 전 세계가 극찬하고 있다. 정치는 부끄럽지만 부패권력의 심판자로서 한국 민주주의의 한 페이지를 고쳐 쓴 국민은 자랑스럽다.

이번 촛불집회에서 거듭 확인된 분노의 본질을 흐리지 말아야 한다. 국가권력의 정점에서 빚어진 이 사태를 해결할 수단은 변명으로 일관된 대국민 메시지나 동정심에 기댄 망상이 아니다. 국민의 외침은 독선, 독단, 독주의 국정 운영을 당장 종식하라는 것이다. 청소년들조차 '국정 교과서를 들고 퇴진하라'고 외치고 있다. 탄핵 등 헌법적 또는 법률적 판단에 관계 없이 내려오라는 것이 촛불에 담긴 민심으로 확인되고 있다.

민심을 알았다면 정의로운 국민이 온몸으로 보여준 평화를 모독하지 말아야 한다. 청와대 턱밑까지 집회를 허용한 법원과 질서 유지에 전념한 경찰에 촛불들은 성숙한 시위문화로 화답했다. 고대 그리스의 민주주의 산실인 아고라, 프랑스 혁명의 도화선인 바스티유처럼 우리의 광장은 민주화의 성지이기에 충분하다. 이 촛불 민심을 변질시키지 않으면서 국민을 일상으로 돌아가게 해야 할 각 정당의 책임은 엄중하다.

정치권이 특히 할 일이 있다. 탄핵 정국과 개헌, 대선과 관련된 정치일정을 질서 있게 논의하는 것이다. 조기 대선 가능성에 존재감 경쟁을 하는 대선 주자들은 국민이 공감하고 안심할 정치시간표를 제시해야 한다. 주권자인 국민의 요구와 수습책이 무엇인지 청와대는 잘 알고 있다. 전국 190만 촛불 물결에서 받들어야 할 민심을 읽었다면 이제 결단할 차례다. 다음 촛불집회 구호는 '박근혜 퇴진'이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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