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김재범 "지역 건축사 힘 모아, 150만명 대전시민 명품도시 자부심 짓죠"

[초대석] 김재범 "지역 건축사 힘 모아, 150만명 대전시민 명품도시 자부심 짓죠"

국가 공인 건축전문가 회원 모여 지역 발전·환경 개선위해 노력 도시재생 중요해진 요즘, 전문가 참여해 대전 설계하고 랜드마크 조성도 힘 써야할 때

  • 승인 2016-12-27 11:13
  • 신문게재 2016-12-28 11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중도초대석] 김재범 대전시건축사회장

여전히 매력적인 직업이다. 스스로의 철학을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건축사를 꿈꾸는 이들이 많다. 건물을 바꾸고 도시를 변화시켜 독특한 명품을 창조하는 전문가지만, 이들 역시 건축사라는 자부심을 지켜내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대전에 375명밖에 되지 않는 건축사를 대표하는 김재범(52·쿠파건축사무소 대표) 대전시건축사회장을 만나 그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회장에 선출된 지 1년 9개월째인데, 소회 한 말씀 해달라.

▲취임하자마자 건축법 문제 때문에 서울을 오가며 회의하고, 특히 대전에 국토교통위와 법제사법위 국회의원들을 만나 법취지와 효과 등을 설명하느라 바빴다. 다행히 법안이 통과됐지만, 후속 시행령, 조례 등에 건축사들의 의견을 반영하느라 지난달까지도 정신없었다.

또 회원들의 권익과 위상을 세우고, 화합과 소통을 위해 노력했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도 있어 남은 임기 동안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회원 현황과 주요 업무, 활동 등 대전건축사회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현재 375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있다. 내년 1월 건축사 수여식이 끝나고 신입회원이 들어오면 회원이 400여명이 될 것으로 본다. 모든 협회가 그렇듯이 최우선은 회원의 권익과 위상을 세우는 일과 회원 간 소통과 화합이다.

또한, 일반시민들에게 건축사라는 전문가를 알리는 일도 중요하다. 건축사는 국가에서 공인해준 건축전문가로 지역의 건축을 발전시키고 도시환경을 개선해 명품도시를 만든다.

-주로 어떤 활동을 했고, 성과들과 아쉬운 점들은 무엇인가.

▲'디라톡'이라는 내부 소식지를 월 2회 발행해 회원과 소통하고, 친목행사와 회원교육, 불법방지 자정운동 등 내부사업과 함께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소규모정비사업 계획안을 제안했다. 건축자재협회와 MOU도 체결해 건축설계 시 지역자재를 사용토록 권장하기도 했다.

사회공헌사업으로 소외계층 집 고쳐주기와 차상위층 학생들에게 장학금 지급. 청소년과 함께하는 건축여행을 통한 대전의 건축문화를 알리기 등도 있었다.

아쉬운 것은 인건비와 사무실 유지비조차 나오기 어려운 설계비의 현실화가 정착되지 못한 것이다. 좋은 건축물은 좋은 설계에서부터 시작되는데, 좋은 설계에는 적절한 비용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협회는 홍보도 계획하고, 내부적으로 몇 가지를 시도하고 있다.

-경제 전반이 어렵다고들 하는데, 지역 건축업계는 어떤가.

▲경제상황에 직접 영향을 받는 건설, 건축업계의 어려움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장기적인 경제침체로 설계, 감리 쪽 상황도 좋지 않다. 건축은 건물설계가 된 후 건축공사가 이뤄지므로 건축설계가 활성화되면 지역건축업도 활성화된다. 건축설계는 건축업의 바로미터로, 경제형편이 나아져야 설계업이 잘 되고 설계업이 잘 되면 건축공사업계도 잘되는 선순환이 되기를 희망한다.

-대전지역 '건축'의 최대 현안은 무엇인가.

▲최근 도시들의 화두는 재생이다. 대전시도 도시재생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여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인문과 건축, 도시, 환경 등 전문가들이 참여해 '대전을 설계'했으면 좋겠다.

또한, 대전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필요하다. 엑스포 한빛탑 이름이 기억 속에서 사라져가는 요즘에, 대전하면 떠오를 랜드마크를 만들 수 있도록 지역 구성원 모두가 힘써야 한다. 랜드마크는 명품건물이 될 수 있고 훌륭한 공간이 될 수도 있으며 재생된 원도심에서도 나올 수도 있다. 우선 명품건물, 공간이 나올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특히, 대전은 도시재생 중심으로 변모하고 있는데 '도시재생' 과정에서 필요하거나, 아쉬운 부분은 무엇인가.

▲전국 대부분 도시가 도시재생 문제를 다루고 있다. 우선 도시재생이 잘되는 현장을 벤치마킹해야겠죠. 도시재생은 가로포장, 가로수, 가로등 변경만이 아니다. 이런 하드웨어보다 지역주민과 소통하고 건축사와 도시계획가, 인문사회 전문가 등을 활용한 소프트웨어를 중요시해야 한다.

사업 초기부터 적절한 예산과 전문가 투입, 소규모라도 실현 가능한 사업선택이 필요하다. 대전에는 도시재생센터가 있어 이런 면을 고민하며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건축사들도 코디네이터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대전시에서 총 800억원에 달하는 도시재생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는데 지역경기 활성화에 도움될 것이다. 여기에 도시재생에 관심 많은 건축사에게도 참여 기회를 주어 협력하게 하면 지속가능한 대전 설계가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건축 관련 법령 중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설명해달라.

▲최근 건축법과 시행령들이 수시로 변하고 있다. 안전과 에너지, 범죄예방 등 일상과 관련해 계속 개정되고 있으며, 지역은 건축조례에 관심을 갖고 있다. 최근 개정된 건축조례에 건축사협회와 대전시가 협의한 의견들이 반영돼 대전의 건축물이 안전한 건물이 될 수 있도록 해줬다. 이 자리를 빌려 대전시와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건축사협회는 시와 소통하고 협력하여 대전건축발전에 기여하겠다.

-대전 최고의 명품 건축물은 무엇이고, 그 이유도 궁금하다.

▲명품건축물이란 우선 건물 자체가 우수해야 한다. 조형성, 주변과의 조화 등 고려해야 할 것이 많다. 또한, 지역민과 사회에도 긍정적 효과가 있어야 한다. 우리 주변에 훌륭한 건물이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엑스포 무빙쉘터를 꼽는다. 주말이면 시민이 이용하고 각종 이벤트를 가질 수 있게 돼 있다.

사람들과 함께 있는 건물도 좋다. 이응로 미술관도 좋다. 조형성이 좋고 내부공간도 단순하지만 적절한 닫힘과 열림이 매력적이다.

-건축사회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으로도 유명한데, 소개해달라.

▲전문가 집단은 지역사회로부터 받은 이익이나 혜택은 다시 지역사회에 일부분 공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전건축사회에는 봉사위원회가 있다. 매년 봉사위원회 주관으로 회원들이 참여하고 관심을 가질 사업계획을 짜서 작지만, 지역에 공헌할 방법을 모색한다. 작년에는 건설단체와 함께 경로당 개선사업을 했고 올해에는 소외계층 집 고쳐주기와 차상위학생 장학금 지급, 지역 청소년들에게 대전의 건축소개사업을 했다.

-2017년, 대전건축사회가 계획 중인 대표적인 업무나 사업, 활동이 있다면 설명을 부탁한다.

▲요즘은 내년 사업계획을 짜는 시기다. 대전건축사회에는 5개의 분과가 있는데, 모두 회원과 지역사회를 위한 아이디어를 구상 중이다. 회원과 소통하고 지역 건축자재를 홍보하는 디라톡 소식지 발간, 법 규제나 입찰의 불편한 것을 개선하는 사업, 적정 설계비 받기 위한 방법연구 등은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회원친목에도 신경 쓸 예정이다. 외부로는 건축사가 지역의 발전을 위해 일하는 국가공인 건축전문가임을 홍보하고 사회공헌은 더욱 확대할 것이다.

▲김재범 회장은=1964년 논산에서 태어난 김재범 회장은 대전 대신초와 동산중, 동아공고(3회), 충남대 건축공학과(83학번)를 졸업했다. 그 당시 건축사는 소위, 뜨는 직업이었다. 건축사 시험 자격을 얻기 위해 대학을 졸업한 후 5년간 서울에 있는 설계사무소에서 근무했다. 1992년 건축사 면허를 취득한 후 단독으로 개업했고 현재는 4명의 건축사와 함께 쿠파건축사사무소를 꾸려가고 있다.

최근의 작품을 꼽는다면 유성구 용산동 대덕테크노밸리에 있는 대전외국인학교와 서구 관저문예회관이 있다. 주택과 상가를 비롯해 설계한 작품들이 아기자기하게 많다.

김 회장의 건축설계 특징은 '예쁘다'라는 것이다. 상업논리에 치중하지 않고 디자인에 비중을 두다 보니 주변에서 이런 평가를 듣고 있다. 주택이든 상가든 조형성이 뛰어나 주변과도 잘 어울리고 사람들과도 잘 어울리게 설계하려 한다. 뛰어난 건물을 얻으려면 불편함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는 게 김 회장의 생각이다.

도시재생 사업에 관심이 많다.

대전시 도시재생본부와 소규모 정비사업을 위한 아이디어도 제안했다. 도시재생은 도로포장을 바꾸고 가로등만 바꾸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설계와 디자인 등은 건축사들이 맡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 회장의 부친은 1989년 대전시건축사회 초대 회장을 지낸 고 강우식 건축사와 둘도 없는 친구다. 그런 점에서 김 회장은 대전건축업계의 대표적인 2세대라 할 수 있다.

대담=오주영 경제과학부장

정리=윤희진·사진=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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