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42. 부형청죄(負荊請罪)

  • 문화
  • 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42. 부형청죄(負荊請罪)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 승인 2020-02-12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대박을 쳤다. 천 만 관객 동원도 모자라 국제영화제에서도 잇따라 수상을 거머쥐고 있다. 그러나 '기생충'의 본질은 씁쓸하다. 기생충(寄生蟲)은 다른 동물체에 붙어서 양분을 빨아 먹고 사는 벌레를 뜻한다.

인간도 스스로 노력하지 않고 남에게 덧붙어서 살아가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임시정부 100년 시대 조국의 기생충은 누구인가](저자 홍찬선 & 발간 넥센미디어)는 이런 관점에서 오늘날, 그리고 지난날의 기생충들을 여실히 살펴보고 발굴한 역작이다.



작금 중국 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대한민국 경제는 쑥대밭 형국이다. 현재 세계 각국은 중국인 입국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예외다.

이러한 조치에 대하여 일부 누리꾼들은 "우리가 중국의 조공(朝貢)국가냐?"며 반발하고 있다.



= "유럽은 1697년에 작지만 큰 사건 하나를 겪었다. 그해 호주에서 '블랙스완'(Black Swan) 그러니까 백조는 백조인데 검은색인 백조가 발견됐다. 그때까지 Swan은 모두 하얀색이었기 때문에 백조(순우리말은 고니)로 불리었는데 흑조(黑鳥)가 더해진 것이다.

그때부터 흑조는 '진귀한 것',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나 불가능하다고 인식된 상황이 실제로 일어나는 것'이라는 뜻으로 조류학자 등 일부 사람들이 썼다.

하지만 요즘은 흑조를 뜻하는 '블랙스완'이란 말을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듣고 쓰게 됐다. '블랙스완 신드롬'이라고까지 할 정도다. 흑조가 발견된 지 310년 뒤인 2007년에 나심 탈렙이라는 사람이 (블랙스완)이란 책을 쓰고 나서부터였다.

탈렙은 과거 경험으로 확인할 수 없는 기대 영역 바깥쪽의 관측 값으로 거의 알려지지 않아 예측이 불가능하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장을 가져오는 것을 '블랙스완'이라고 불렀다.

'블랙스완'은 사전에 예측이 불가능하므로 왜 일어났는지 원인도 알 수 없지만 일단 발생하고 나면 그럴듯한 설명과 '그럴 줄 알았다'는 후견지명(後見之明)이 뒤따른다. 희귀성, 극도의 충격, 예견의 소급적용이 그 특성이다.(P.36~37)" =

저자는 이처럼 '블랙스완'을 거론하면서 모든 게 잘 풀릴 때도 이를 생각하라고 강조한다. 아울러 "블랙스완은 아널드 토인비가 말한 '휴브리스'(Hubris)와 닮은꼴이다"라고 정의한다. 그렇다면 '휴브리스'는 또 무엇일까?

= "휴브리스는 신의 영역까지 침범하려는 정도의 오만을 뜻하는 그리스어로 과거에 성공한 사람이 자신의 능력과 방법을 우상화함으로써 결국 실패하는 오류에 빠지는 것을 가리킨다.

수에즈운하 건설을 성공시킨 페르디낭 레셉스가 파나마운하 건설을 맡아 실패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레셉스는 수에즈운하 때 개미가 침대를 기어 올라와 인부들에게 전염병을 퍼뜨리자 침대 다리를 물주머니에 넣어 해결했다.

파나마운하 때도 전염병이 돌자 똑같은 방법을 택해 전염병을 창궐하게 했다. 파나마지역에서 전염병은 모기가 옮겼는데 수에즈운하 때 성공 경험만 믿고 상황을 악화시킨 것이다.

휴브리스는 험난한 조건을 극복하고 성공을 일궈낸 사람들에게 나타나기 쉽다. 무에서 유를 일군 자수성가형 창업가나 독재에 항거해 민주화를 이룩한 투사 등이 그들이다. 소 판 돈을 갖고 가출해서 현대그룹을 일궈낸 고 정주영 회장이 말년에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서 고생한 것이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도 휴브리스에 빠져 블랙스완을 만들어 내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중도하차한 뒤 대통령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국민들은 이런 약속에 80%가 넘는 지지율(국정수행 잘한다)로 화답했다. 하지만 2019년 9월에 문 대통령 지지율은 40% 초·중반대로 추락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과 그의 부인 및 딸을 둘러싼 문제들이 기회가 평등하지도, 과정이 공정하지도, 결과가 정의롭지도 않은 모습을 보여준 데 따른 것이다. 반대로 못한다는 의견은 52%로 과반수를 넘어섰다. (P.38~40)" =

주지하듯 문재인 정부는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겠다"고 밝혔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기회는 우리만(누리면 되고), 과정은 편법했고, 결과는 국민우롱"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조국에겐 여전히 마치 빚이라도 진 것처럼 미안해하고, 비리 투성이였음에도 막무가내로 장관에 임명하여 국민적 반감의 부메랑을 자초했다.

그도 부족했던가… 구속된 그의 부인을 의식했음인지 검찰을 압박하고, 청와대 비서는 조국 부인 입장을 페이스 북에 올렸으며, 교육부는 대입정책까지 뜯어고쳤다. 사람은 신이 아니다. 따라서 실수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자신의 실책을 인지하였다면 응당 부형청죄(負荊請罪)를 하는 게 사람의 도리다. 참고로 '부형청죄'는 '가시나무를 등에 지고 때려 달라고 죄를 청한다'라는 뜻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처벌해줄 것을 자청한다는 말이다.

《사기》의 〈염파인상여열전(廉頗藺相如列傳)〉에서 유래되었다. 이 책의 P.205에도 등장한다. 이 책은 저자의 빼어난 관록과 수려한 필력답게 지난 역사에서 배울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에도 충실하고 있다.

예컨대 <백성보다 나를 더 중시했던 선조와 김일성>(P.251~252), <한원채의 노예공화국과 한봉희의 100년 한의원>이 바로 그것이다. 참고로 [노예공화국 북조선 탈출]에 대한 서평은 내가 작년에 이미 언론에 기고한 바 있다.

홍찬선 저자는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후 언론사 기자와 일본 中央大 기업연구소 객원연구원, 중국 청화대 경제관리학원 고급금융연수과정 수료 등을 거쳤다. 저서 『미국의 금융지배전략과 주식자본주의』, 『패치워크 인문학』. 역서 『비즈니스 경제학』, 『철학이 있는 부자』 등이 있으며, 시집 『틈』, 『결』, 『길 - 대한제국 鎭魂曲』(2018), 『삶 - DMZ 解寃歌』(2019), 『얼 - 3.1정신 魂讚頌』(2019) 등을 발표하는 등 왕성한 작가와 강사의 길을 매진하고 있다.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사자성어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홈플러스 문화점 결국 폐점... 1월 급여와 설 상여금도 밀린다
  2. 서산지청서 벌금 내부횡령 발생해 대전지검 조사 착수
  3. 총경 승진도 저조한데 경정 이하 승진도 적어… 충남경찰 사기저하·인력난 심각
  4. 행정통합 논의서 소외된 교육감 선출… 입법조사처 "교육자치 당초 취지 퇴색되지 않아야"
  5. 반의 반 토막난 연탄사용… 비싸진 연탄, 추워도 못 땐다
  1. [기고] 대전·충남 통합, 대전은 왜 불리한가-통합 교육감 선거, 헌법 원칙과 제도 설계의 딜레마
  2. [새해설계] 설동호 교육감 "남은 임기, 창의융합인재 키우는 정책 실행"
  3. [내방] 맹수석 전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장
  4. 세종 집무실·의사당 건립비 ‘5조원 육박’…예산안 확보는?
  5. 16억 전세금 갖고 해외도피한 50대, 경찰 추적 2년만에 검거

헤드라인 뉴스


"통합시 4년간 20조 지원, 서울시 준하는 지위 부여"

"통합시 4년간 20조 지원, 서울시 준하는 지위 부여"

정부가 대전·충남 통합 시 4년간 최대 20조 재정지원,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위상과 지위 부여, 2차 공공기관 이전 우대 등 인센티브 지원을 약속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를 비롯해 이형일 재정경제부 차관, 최은옥 교육부 차관,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 문신학 산업부 차관, 홍지선 국토교통부 차관, 임기근 기획예산처 차관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개최하고 '광역 지방정부 간 행정통합시 부여되는 인센티브안'을 발표했다. 김 총리는 "정부는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위해 '수도권 중심 성장'에서 '지방 주도 성장'으로의 대전환을 올..

3년 새 인구 두 배… 청주 오송, 산업도시 넘어 정주도시로
3년 새 인구 두 배… 청주 오송, 산업도시 넘어 정주도시로

청주 오송 인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전국 유일의 KTX 철도분기역을 품은 청주 오송읍이 첨단 바이오산업 육성과 함께 생활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며 살기 좋은 정주도시로 급성장하고 있다. 오송의 인구는 2022년 말 2만4862명에서 2025년 12월 기준 4만9169명으로 3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최근 1년 새 청주시 내에서 가장 큰 폭의 인구 증가를 기록한 지역도 오송이다. 청주시는 다양한 세대가 정착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생활환경 전반에 걸친 정주여건 개선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시는..

세종 올 3000억 규모 한글문화단지 기반 다진다
세종 올 3000억 규모 한글문화단지 기반 다진다

세종시가 한글 문화도시 정체성과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한다. 올해는 3000억 원 규모의 한글 문화단지 조성 발판을 마련하고, 2027 국제비엔날레 성공 개최를 위한 '한글미술관' 건립을 통해 한글의 세계화와 산업화 기반을 다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남궁호 세종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풍요와 품격이 있는 문화·체육·관광도시' 도약을 위한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4대 핵심과제로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예술도시 기반 조성 ▲한글문화 중심도시 도약 ▲체육·관광 인프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충청권 ‘초미세먼지 예비저감조치` 발령 충청권 ‘초미세먼지 예비저감조치' 발령

  • 노인복지센터에 울려퍼지는 하모니 노인복지센터에 울려퍼지는 하모니

  • ‘겨울철 화재 조심하세요’ ‘겨울철 화재 조심하세요’

  • 이장우 대전시장 만난 장동혁 대표 이장우 대전시장 만난 장동혁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