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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일부 학계와 방송계에서 '이 시대의 정약용'이라는 별명을 붙일 정도로 그의 광범위하고 깊이 있는 창작물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던 분입니다.
그가 남긴 많은 조어와 개념들이 있지만, '잡종의 역사가 창조를 만든다'는 말에 주목하였습니다.
그의 말대로 실제 자연계에서 진화란 잡종화의 역사입니다.
또한 우리사회의 새로운 현상을 규정하는 '퓨전'이라는 말도 이질적인 것들의 뒤섞임이라는 의미에서 일종의 잡종이지요.
퓨전이란 말은 이미 일상화되었기 때문에 새롭고 매력 있는 단어가 아니고 하이브리드, 컬래버레이션 그리고 컨버전스 등의
용어로 분화되었지요.
그 용어들이 갖는 특징들은 논외로 하더라도 퓨전은 우리의 일상과 접목되어 있습니다.
음식도 한식인지 양식인지 중국식인지 구별이 되지 않고, 어느 음식점에서는 아예 '퓨전음식'이라고 소개하지요.
의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술의 퓨전화 현상은 이미 오래 되었습니다.
무용인지 연극인지, 동양화인지 서양화인지, 비틀즈의 노래를 국악기로 연주하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어느 오페라를 보니까 노래나 '레치타티보(대사)'를 전혀 하지 않고 연기만하는 것을 보았는데, 그 오페라의 전개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이었습니다.
이미 오래전에 캘리포니아에서 'consilience'라는 이름의 와인이 생산되었는데, 우리말로 번역하면 통합 또는 통섭이 될 것입니다.
물론 문화에서 고유한 장르가 가진 정체성이 무시된다는 아쉬움도 있으나 대중의 변화에 부응하는 긍정적인 현상이기도 합니다.
퓨전은 일상의 틀을 과감히 깨고 새로운 '조화의 문화'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한남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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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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