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의 아침단상 (991)] 먼저 일어나고 먼저 웃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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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홍철의 아침단상 (991)] 먼저 일어나고 먼저 웃자

  • 승인 2020-10-05 14:36
  • 신문게재 2020-10-06 19면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염홍철-캐리커쳐
한밭대 명예총장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이 시는 100명의 시인들이 현대시 100년의 역사에서 '가장 좋은 시'로 꼽은 김수영 시인의 시 <풀>의 한 구절입니다.

풀의 긍정성과 겸손함을 짧은 시로 표현했는데, 이 시는 '나아지고 있다는 믿음, 일어나고 있다는 믿음, 넓고 큰 세상으로 향해 가고 있다는 믿음'을 짐작케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먼저 눕고, 먼저 울지만 감염병보다 먼저 일어나고 먼저 웃으라는 암시이고 다짐인 것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에게 고통뿐만 아니라 많은 교훈도 주었지요. 현 시대의 잘못된 가치관과 정책 방향의 모순을 폭로했습니다.

케임브리지대 장하준 교수는 현 사태를 극복하는 두 가지 목표, 즉 "공공?복지?생명을 앞질러서는 안 된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가야할 길이 시민권에 기반 한 보편적 복지국가라는 것"을 제시했습니다.

선진 자본주의의 위상을 자랑하던 미국은 국민 의료보험이 없는 비효율적 의료복지 시스템이라는 것이 드러났고, 유럽은 복지 축소와 재정 긴축으로 의료 서비스가 부실화되어 코로나19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것을 상징이라도 하듯이 영국 수상과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지요.

김수영이 쓴 풀은 꺾임이 없는 '둥근 곡선'의 자세입니다.

이렇게 풀은 불굴의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사평론가 정관용 교수도 지적한 것처럼 지금까지는 "지구의 아픔과 타인의 고통 위에 권력과 부의 철옹성을 쌓은" 어리석은 자들이 세상을 지배했다면, 앞으로는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사회를 염원하는, '풀'의 속성을 지닌 사람들이 지배해야 합니다.

한밭대 명예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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