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세월호 참사 7주기, 대전현충원에 잠든 선생님을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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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세월호 참사 7주기, 대전현충원에 잠든 선생님을 기억합니다

1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서 세월호 순직교사 기억식 및 묘역해설

  • 승인 2021-04-16 15:41
  • 수정 2021-04-28 16:57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박윤근·고창석·양승진·유니나·전수영·김초원·이해봉·남윤철·이지혜·김응현·최혜정.

7년 전 그날 바닷속에서 끝내 나오지 못하고 순직한 교사들이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건 7주기를 맞은 16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의미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학생들을 구조하다 물밖으로 나오지 못한 교사들을 기억하기 위한 뜻이다. 참사 당시 교사 11명이 순직했고 그중 10명이 대전현충원에 잠들어 있다.

이날 오전 11시께 국민주권실현 적폐청산 대전운동본부 4·16특별위원회가 주최한 세월호 순직교사 기억식·묘역해설에선 생전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어떤 선생님이었는지와 참사 당시 마지막 모습에 대한 해설이 진행됐다. 이날 순직 교사 기억식에는 단원고 교사들의 유족 등도 자리를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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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재 진보당 대전시당 청년위원장이 16일 국립대전현충원 세월호 순직교사 묘역에서 교사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임효인 기자


▲11명의 선생님을 잊지 않겠습니다

박윤근 교사=2학년 학년부장을 맡았던 박윤근(당시 52) 선생님은 침몰 당시 학생들을 데리고 갑판 출입구로 올라왔다. 그러나 이내 "죽더라도 학생들을 살리고 내가 먼저 죽겠다"고 외치며 다시 물이 가득 찬 선내로 들어갔다. 기우는 배 안에서 박윤근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구명조끼 입는 방법을 지도하며 학생들을 구했지만 끝내 뭍으로 나오지 못했다. 5월 5일 세월호 4층에서 구명조끼를 입은 채 학생들과 함께 발견됐다.

고창석 교사=인솔교사였던 고창석(당시 40) 선생님은 세월호 침몰 당시 가장 탈출하기 쉬웠던 5층 객실에 머물던 중 기우는 배에 학생들을 두고 끝내 탈출하지 못했다. "빨리 탈출하라"고 목 놓아 외치던 게 생존자가 기억하는 고창석 선생님의 마지막 모습이다. 아내 사랑이 끔찍했던 그는 참사 당일 아침 부인에게 '애들을 돌보느라 고생했다, 미안하다'고 보낸 메시지가 유언이 됐다.

수영을 잘하고 인명구조 자격증이 있던 고창석 선생님이지만 참사 이후 오랫동안 미수습 상태였다. 그 유해는 2017년 5월 세월호 선체 수색 과정에서 발견됐다. 참사가 일어난 지 3년 1개월 만이다.

양승진 교사=인솔교사로 세월호에 오른 양승진(당시 57) 선생님은 미수습자 신분으로 남아 있다. 배가 기울자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제자에게 벗어줬다. 4층 객실을 뛰어다니며 일일이 구명조끼를 챙기고 "탈출하라"고 소리쳤다. 평소 학교 뒤 텃밭에서 키운 채소로 김치를 담가 어려운 가정에 선물하자는 계획을 했던 양승진 선생님. 사람들은 그를 '따뜻한 사람'으로 기억한다.

유니나 교사=2학년 1반 담임이었던 유니나(당시 28) 선생님은 다른 교사들과 학생들을 구하러 4층으로 내려갔다. 이 반은 10개 반 중 구조율이 가장 높았다. 2012년 단원고에서 첫 교사 생활을 시작한 유니나 선생님은 단원고가 마지막 부임지가 됐다. 임용 직후 담임을 맡았던 반 학생들에 따르면 항상 제자들에게 용기와 믿음을 줬던 인생의 길라잡이였다.

전수영 교사=2학년 2반 담임이었던 전수영(당시 25) 선생님은 세월호 침몰 34일 만인 5월 19일 3층 주방과 식당 사이 출입문 근처에서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채 발견됐다. 전수영 선생님이 있던 곳 가까이에서 일하다 구조된 한 선사 직원은 "학생들을 다 올려보내고 힘이 빠져 모든 것을 포기한 듯 주저앉아 있던 여교사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고 증언했다. 전수영 선생님의 어머니는 "그날 수영이가 아침 식사 당번이어서 혹시나 학생들이 남아 있을까 봐 내려가 봤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김초원 교사=2학년 3반 담임 김초원(당시 26) 선생님은 세월호 5층 객실에 머물렀지만 배가 기울자 곧장 4층으로 내려가 제자들의 구명조끼를 일일이 챙기고 겁먹지 않고 탈출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다독였다. 4월 16일은 김초원 선생님의 스물여섯 번째 생일이었다. 참사가 일어나기 전날 밤, 3반 학생들은 선생님의 깜짝 생일파티를 열어줬다. 그때 찍은 단체사진이 3반의 마지막 단체사진이 됐다. 18일 새벽 발견된 김초원 선생님은 제자들이 선물한 귀걸이와 목걸이를 하고 있었다. 기간제교사라는 이유로 순직 인정받을 못지 못했던 김초원 선생님은 3년 3개월 만인 2017년 7월 순직을 인정받았다.

이해봉 교사=5반 담임이었던 이해봉(당시 33) 선생님은 침몰 당시 난간에 매달린 학생 10명을 구조했다. 2014년 2월부터 단원고에서 교편을 잡은 이해봉 선생님은 첫 수업에서 자신의 이름을 '바다 해(海) 봉황 봉(鳳)'이라며 '바다의 킹왕짱'이라는 농담으로 소개했다. 참사 후 제자는 교무실 앞에 '왜 소식이 없나요, 빨리 돌아오세요'라고 적은 쪽지를 써 붙였지만 제자들을 구하다 배에 갇힌 '킹왕짱' 해봉 선생님은 끝내 차가운 시신으로 뭍으로 돌아왔다.

남윤철 교사=6반 담임 남윤철(당시 35) 선생님은 급격히 기울어진 세월호에서 제자들에게 구명조끼를 챙겨주고 끝까지 학생들의 대피를 도왔다. 배 안에 남은 학생드과 함께 비상구 쪽으로 향하다 실종돼 끝내 자신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당시 학생들은 "남윤철 선생님이 구명조끼를 벗어 학생에게 줬다"고 증언했다. 남윤철 선생님의 가족들은 "팽목항에서 아들이 끝까지 남아 아이들을 탈출구로 내보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윤철이답다'며 아들의 의로운 죽음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남윤철 선생님은 가족의 결정으로 청주 천주교 공원묘지에 잠들었다.

이지혜 교사-7반 담임 이지혜(당시 31) 선생님은 1년마다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기간제 교사였음에도 5년이나 단원고에서 근무했다. 이지혜 선생님은 배가 기울자 4층 객실로 달려가 우왕좌왕하는 제자들을 챙겼다. 목이 쉬도록 "갑판 위로 올라가"라고 소리 지르던 것이 생존자들이 기억하는 마지막 모습이다. 이지혜 선생님은 민간근로자라는 이유로 인사혁신처로부터 순직 인정을 거부당하다 김초원 선생님과 함께 2017년 7월 뒤늦게 순직을 인정받았다.

김응현 교사-8반 담임 김응현(당시 44) 선생님은 학생들을 갑판 출입구까지 인솔해 대피시켰다. "큰 배는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며 학생들이 있던 배 안으로 들어간 김응현 선생님은 스스의 날을 하루 앞둔 14일 학생들이 머물던 4층 선실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그날은 사랑하는 막내 아이의 생일이기도 했다. 김응현 선생님은 제자들을 자식처럼 아꼈고 제자들은 그를 아빠라고 부르며 따랐다.

최혜정 교사-9반 담임 최혜정(당시 24) 선생님은 배가 기울자 "내가 너희들을 다 책임질 테니까 다 갑판으로 올라가"라고 외쳤다. 학생들과 함께하는 단체대화방에 '너희부터 나가고 선생님 나갈게'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학생들을 안심시켰다. 최혜정 선생님은 참사 당일 "조심히 올라와"라는 아버지와의 대화를 끝으로 짧은 생을 마감했다. 임효인 기자·설명 제공=국민주권실현적폐청산대전운동본부 4·16특별위원회



"다시금 차오르는 울음 지그시 누르며

돌아온 사월, 부릅뜬 두 눈으로

굳게 닫힌 세월호 그 진실의 입 열리도록

침묵의 시간을 흔들어 깨우렵니다

가만히 잊지 않겠습니다

우리 마음에 천개의 바람으로 되살아오신 님이시여

무한한 감사와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담아

헌신과 희생의 고귀한 얼 끝까지 기억하겠습니다

다시 돌아온 봄 하늘에 노란 리본이 시리게 나부낍니다

부디, 영면하소서!"

<김채운 詩 사월, 그 일곱 번째 - 현충원에 묻히신 세월호 순직교사를 기리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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