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칼럼] 자치분권과 지역문화시대를 준비하자

  • 오피니언
  • 문화人 칼럼

[문화人칼럼] 자치분권과 지역문화시대를 준비하자

이희성 교수(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 문화예술학과)

  • 승인 2021-09-15 17:00
  • 신문게재 2021-09-16 19면
  • 한세화 기자한세화 기자
이희성교수
이희성 교수(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 문화예술학과)
대한민국의 개발시대는 1960년대~2010년대까지 신개발, 재개발, 뉴타운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었다. 이는 세계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어 개발시대의 눈부신 성과를 이루었다. 1950년대 국민소득 100달러에 불과한 가장 가난한 나라가 80년대 천 달러를 시작으로 현재는 3만 달러가 되었다.

특히 개발시대 도시화는 서울시 인구가 1990년대 천만을 넘어서며 대도시화를 통해 개발시대의 전략인 빨리빨리, 한꺼번에, 성장거점을 통해 중앙집권식 계획경제와 단지 식 주택 및 산업단지 개발과 성정거점식 선택과 집중으로 대도시와 대기업을 키워왔다.

이렇게 성장한 대도시와 대기업이 주변도시와 중소기업과 상호공존하며 상생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대도시는 주변도시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었고, 대기업은 문어발식 경영으로 중소기업을 하청기업으로 통제하게 되었다.

이러한 개발과 성장시대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새로운 국가경영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현실에 대한 깊이 있는 인식이 중요하다. 이제는 국토를 한 몸 생명체로 인식하고 '빨리빨리'에서 차근차근, 천천히, '오래오래'로 사고체계를 모두가 함께 바꾸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재생시대이며, 자치분권의 핵심 요체다. 개발시대와 성장시대에 너무나 익숙한 우리에게 재생시대는 낮 설고 어색하다. 대전 교통정책도 그러하다. 고비용의 지하철 건설 대신 저비용의 BRT를 도입하면, 도로 면이 좁아져 도로 위의 차량 속도가 줄고 도로 위 주차공간이 협소해 인근 상권이 위축될 거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보행자 중심의 교통체계가 만들어지고, 건설비용이 지하철의 100분의 1에 불과하여 타 분야의 투자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일본은 지방소멸은 심각하다. 현재 1억 3천만 명이 2100년에는 68%가 감소한 5천만 명으로 예상한다. 인구가 줄면 지방의 소멸위기는 심화할 수밖에 없다. 일찍이 일본은 도시재생을 중요한 국토전략으로 도시청년들은 지방으로 보내고, 중앙과 대도시 재정을 지방으로 보려 보내고 있다. 경상북도도 도시청년 지방파견제를 통해 방치된 한옥을 개량하여 청년들이 창업하고 이색적인 까페와 빵집을 운영하고 관광상품 굿즈를 개발하여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인근 지방까지 확대되는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다.

기초 지자체의 35%가 인구 5만 이하로 도시소멸위기에 처해있다. 이러한 속도는 더욱 가파르다. 많은 기초지자체는 독자적인 행정체계로 남아있을 수 없을 것이다. 사람이 살지 않는 마을은 부지기수로 늘어날 것이다. 수도권과 대도시 집중에서 자치분권과 지방 분산으로 도시를 재생해야 한다. 이제는 각각의 문제가 아닌 잉여와 결핍을 연결하고 공유해야 한다.

지역문화의 시대는 이러한 준비과정에서 매우 중요하다. 지역문화는 지역이 가진 역사성과 비례하여 많은 문화자원이 축적되어 있다. 또한 그 주체인 지역주민들의 삶의 방식에 따라 다양하고 독특한 생활양식이 공존하고 있다. 공간의 개념과 시간적 개념을 통해 재생시대 자양분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미래 인구감소와 지방도시 쇠퇴는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의 시급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역의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문화적 도시재생 방향에 대해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지역의 역사적 건축물의 보존과 활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 옛 충남도청과 테미오래, 관사촌 등 지역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은 항상 뜨거운 주제다. 그러나 개발과 성장시대 빨리빨리와 성장중심 사고체계가 아닌 재생시대의 사고 틀인 차근차근과 천천히로 접근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지역의 역사와 문화재생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도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일본은 국토교통성, 문부과학성, 농림수산성이라는 3개의 정부 부처가 연계해 역사적 풍치 보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함으로써, 개별 문화재 보호와 도시계획이 연동된 지구계획을 수립해 적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제도의 정비는 관련 예산으로 이어지고 추진동력을 확보하는 확실한 수단이다.

마지막으로 지역커뮤니티 재활성화와 새로운 지역문화 창출 등 지역을 어떻게 문화적으로 재생할 것인지 종합적이고 통합적인 도시재생 전략을 마련하여 지역문화시대를 준비하는 데 참고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갑천 야경즐기며 워킹' 대전달빛걷기대회 5월 10일 개막
  2. 수도 서울의 높은 벽...'세종시=행정수도' 골든타임 놓치나
  3. 충남 미래신산업 국가산단 윤곽… "환황해권 수소에너지 메카로"
  4. 이상철 항우연 원장 "한화에어로 지재권 갈등 원만하게 협의"
  5.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1. 충청권 학생 10명 중 3명이 '비만'… 세종 비만도 전국서 가장 낮아
  2. 대학 10곳중 7곳 올해 등록금 올려... 평균 710만원·의학계열 1016만원 ↑
  3.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4. [춘하추동]삶이 힘든 사람들을 위하여
  5. 2025 세종 한우축제 개최...맛과 가격, 영양 모두 잡는다

헤드라인 뉴스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이제는 작업복만 봐도 이 사람의 삶을 알 수 있어요." 28일 오전 9시께 매일 고된 노동의 흔적을 깨끗이 없애주는 세탁소. 커다란 세탁기 3대가 쉴 틈 없이 돌아가고 노동자 작업복 100여 벌이 세탁기 안에서 시원하게 묵은 때를 씻어낼 때, 세탁소 근로자 고모(53)씨는 이같이 말했다. 이곳은 대전 대덕구 대화동에서 4년째 운영 중인 노동자 작업복 전문 세탁소 '덕구클리닝'. 대덕산업단지 공장 근로자 등 생산·기술직 노동자들이 이용하는 곳으로 일반 세탁으로는 지우기 힘든 기름, 분진 등으로 때가 탄 작업복을 대상으로 세탁한다...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올 시즌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는 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9연전을 통해 리그 선두권 경쟁에 돌입한다. 한국프로야구 10개 구단은 2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휴식 없는 9연전'을 펼친다. KBO리그는 통상적으로 잔여 경기 편성 기간 전에는 월요일에 경기를 치르지 않지만,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프로야구 5경기가 편성했다. 휴식일로 예정된 건 사흘 후인 8일이다. 9연전에서 가장 주목하는 경기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승부다. 리그 1위와 3위의 맞대결인 만큼, 순위표 상단이 한순간에 뒤바..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생이 교직원과 시민을 상대로 흉기 난동을 부리고, 교사가 어린 학생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학생·학부모는 물론 교사들까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과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28일 오전 8시 33분쯤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특수교육대상 2학년 A(18) 군이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 4명과 행인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A 군을 포함한 모두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계성 지능을 가진 이 학생은 특수교육 대상이지만, 학부모 요구로 일반학급에서 공부해 왔다. 가해 학생은 사건 당일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도착해 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

  •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