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많은 사람이 모여들게 하고, 배분정의 실현되어야 도시는 지속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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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많은 사람이 모여들게 하고, 배분정의 실현되어야 도시는 지속 가능하다

신천식 사단법인 공공리더십연구원 이사장·도시공학 박사·행정학 박사

  • 승인 2022-01-16 08:45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신천식
신천식 교수
한국은 참으로 역동적인 국가다. 변화의 속도를 능가하는 역동성의 존재는 세계무대에서도 인정받는 한국의 경쟁력을 이루는 핵심적인 요소가 되기도 한다. 세계사에 유례없는 초고속 압축성장의 저변에는 제약의 굴레를 부수고 분출된 한국인의 역동성이 큰 몫을 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하면 된다’와 ‘안 되면 되게 하라’는 다소 과격한 시대정신은 순종과 착하기만을 강요하던 5000년 한민족의 기질을 순식간에 바꾸어버린 마법의 주문이었다. 어느 사이 한국인의 특성은 비록 상대가 강하고 거칠어도 자기주장에 당당하며, 경쟁에서는 어떠한 경우라도 밀리지 않겠다는 강한 다짐으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이제 한국인은 세계사에 유례없는 역동성을 보유한 국민으로 회자 되고 있다. 역동성은 사전적 의미로는 힘차고 활발하게 움직이는 성질을 말한다. 얼마 전 밤잠을 설치며 '스우파(스트릿우먼파이터)'를 가슴 벅찬 설렘으로 시청했다. 모니카, 허니제이, 리헤이, 효진초이, 리정 등의 춤은 가히 역동성 그 자체로 보였다. 그들의 몰입과 열중, 강렬함과 진지함, 깔끔한 마무리와 돈독한 우정, 부상 투혼을 이기는 페어플레이 정신은 나이 든 내 심장을 두드리는 신선한 울림이 되었다. 그들의 눈빛에서는 절절한 갈망을 담고 있는 사람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강력한 에너지의 분출이 쏟아져 나와 무뎌진 가슴을 때려댔다. 나는 마침내 깨달았다. 우리 한국인의 유전자는 참으로 역동적이구나! 왜 나는 여태 몰랐을까!

한국 도시발전의 역사는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짧은 시간에 이룬 급성장의 산물이며, 한국인이 보유한 역동성의 성과를 보여주는 성공사례라고 할 수 있다. 도시는 무엇이든 하면 된다는 주문을 실현하는 욕망의 해결 장소이었고, 안 되면 되게 하라는 무지막지한 수단선택의 정당성을 보증하는 면죄부 부여의 장소가 됐다. 도시는 물질적 풍요는 잠시 채워준 것으로 보였으나, 목표설정의 정당성 오류와 목표달성 과정의 윤리적 모순이 더하여 부조리한 성과를 생산하고 확장하며 세월과 함께 모순과 부조리의 확대 재생산과 심화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도시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성과의 합리적이며 도덕적 배분이 공평하게 이뤄지지 못 하고, 일부 계층과 공간에 편향적으로 치우쳐 배분되는 모순적 상황을 야기한다. 부의 양극화로 상징되는 빈곤의 대물림과 부의 세습화가 보편적 진실이 되고 있음은 이러한 모순을 설명하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사회·경제·문화적 현실이 된다. 도시의 미래는 이러한 모순과 부조리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할 것인가는 급격한 도시화로 몸살을 앓는 지구촌 인류 모두의 숙제가 되고 있기도 하다.

도시의 위기와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진단과 처방이 존재한다. 중요한 사실은 도시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인재와 경제적 자원의 도시집중이 도시위기의 또 다른 원인이 되고 있음은 엄청난 아이러니라 할 수 있다. 도시쇠퇴의 원인을 탈산업화와 무분별한 교외확장으로 돌리며, 인재유입과 기업유치를 도시발전과 번영 지속의 핵심 과제로 우선시하던 통설의 대폭 수정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도시위기의 원인분석과 해결 방안의 기본은 바람직한 가치설정과 가치실현의 수단으로서 도시 발전의 하위목표와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발전의 최종 목적지에 관한 관계자 모두의 동의와 수용이 따르고 도시의 존재가 무엇을 위해 기능해야 할지를 진지하게 성찰해야 할 것이다. 적어도 우리는 도시발전의 성과가 도시 구성원 모두에게 균등하게 배분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전제에 동의해야 바람직한 해결방안이 출현할 것이다.

도시에 인재가 몰리고 경제적 자산이 집중되는 것이 도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사항이지만, 도시 성장의 성과가 골고루 배분되지 못하고 특정 집단과 장소에 치우쳐서 배분된다면 우리가 원하는 도시의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가치 배분의 불공정이 심해지면 양극화의 늪에 빠지고 마침내 도시는 파멸할 것이다. /신천식 사단법인 공공리더십연구원 이사장·도시공학 박사·행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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