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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29일 헌혈의집 세종센터에서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자 등록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조선교 기자) |
누군가에겐 실낱 같은 희망, 혹은 사람을 살릴 기적으로 이어질지도 모르는 기회.
그 기회의 단초를 만드는 데에는 5분 남짓한 시간과 신분증, 그리고 조금의 용기만이 필요하다.
최근 세종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화제가 된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한 얘기다.
지난달 29일 찾은 헌혈의집 세종센터에서는 약 5분 만에 기증 희망자 등록 절차를 모두 밟을 수 있었다.
전자문진표 작성 이후 바로 상담이 가능했고, 주요 사항 안내와 함께 기증희망자 신상 정보와 신청서를 작성한 뒤 조직적합성항원(HLA) 검사를 위한 혈액검체 5㎖를 채혈했다.
기증 희망자 등록에는 불과 5분 남짓한 시간이 소요됐고 절차도 간단했지만, 기약 없이 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혈액암 투병 환자에겐 삶을 뒤바꿀만한 가능성을 남겨주게 된다.
세종 공직사회에서는 그간 조혈모세포 이식 사례가 잇따르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1일 지역 관계기관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10대 혈액암 투병 환자 A 양이 세종경찰청 김재원 경장으로부터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아 고비를 넘겼다. 무려 15년 전 김 경장의 기증 희망자 등록으로부터 이어진 기적이었다.
또 2021년에는 30대 혈액암 환자가 세종소방본부 소속 장용두 소방장으로부터 조혈모세포를 기증받은 바 있다. 장 소방장의 경우 기증 등록 이후 11년 만의 이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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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대 혈액암 환자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한 세종경찰청 기동대 소속 김재원 경장. (사진=세종청 제공) |
백혈병이나 혈액암 등 난치성 질병 치료에 쓰이는 조혈모세포는 HLA가 일치해야 이식이 가능하지만, 일치 확률이 형제자매 간에도 25%, 혈연이 아닌 경우에는 0.005%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기증 희망자 등록이 많으면 많을수록 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실제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자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지만 일치 확률 등을 고려하면 사회적으로 더 큰 노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통상 조혈모세포 이식 대기자는 연간 500여 명 가량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며, 이 가운데 40% 정도가 비혈연 간 기증으로 고비를 넘기고 있다.
현장에선 여러 낭설이 기증 희망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골수 이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나 '이식하면 허리가 나빠진다'는 낭설들이 있기 때문인데,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라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2007년 이후 기증 방식이 대부분 골수 이식이 아닌 말초혈 기증(성분헌혈)으로 이뤄지며 기증 방법을 기증자가 선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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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조혈모세포 이식 대기자 현황. (사진=대한적십자사 현황 공개 자료 갈무리) |
기증 희망자 등록은 간단하다. 여러 등록기관이 있지만 전국 곳곳의 위치한 대한적십자사 헌혈의집에서도 기증 등록을 할 수 있다.
등록은 18세 이상, 40세 미만인 경우 가능하며 실제 이식은 55세 미만(40세 전 등록)까지 이뤄진다. 기증자가 원한다면 시간을 더 할애해 헌혈과 함께 등록을 진행할 수도 있다.
세종센터 관계자는 "세종의 경우 공직자들과 젊은층의 등록이 타 지역에 비해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쉬움도 있다. 실제 HLA 일치 환자를 찾아 이식 가능 통보가 이뤄져도 낭설로 인한 사회적 인식과 가족 반대 등에 부딪혀 이식이 불발되는 경우도 상당하고, 기증 시 3~4일의 입원이 필요한 만큼 휴가 처리 등 제도 개선도 뒷받침돼야 하는 상황이다.
센터 관계자는 "공무원의 경우 관계 법령에 따라 병가 등을 받지만 기업에서는 유급휴가를 써야 한다"이라며 "관련해서 제도 개선이나 기업들의 인식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조선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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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