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세상의 주인은 리더(정치 지도자)인가? 팔로워(국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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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세상의 주인은 리더(정치 지도자)인가? 팔로워(국민)인가?

신천식 (사)공공리더십연구원 이사장(행정학·도시공학 박사)

  • 승인 2022-03-20 09:27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신천식
신천식 이사장
리더(Leader)는 우리 사회에서 훨씬 더 인정받고 존중된다. 그래서인지 우리 사회는 ‘리더되기’를 각별히 권장하고 선호하는 편향적 세계관에 사로잡힌 이들이 많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미래의 꿈을 묻는다면 대부분이 대통령이거나 기업인이고, 장군, 교수, 과학자와 예술가 등 모두 관련 분야의 리더라고 불러야 마땅한 역할과 자리를 손꼽는 경우가 허다하다.

모두가 리더되기를 소망하고 주변에서 부추기는 모습이 우리 사회에서는 흔한 일상이 되었다. 리더에 대한 보편적 관심은 당연하고 리더십은 독립적이며 체계적인 학문적 고유영역으로 인정받고 있기도 한다. 인류의 모듬살이가 시작된 이래 수많은 리더의 성공과 실패가 국가와 민족의 흥망성쇠를 좌우하거나 조직의 명운을 갈랐다는 얘기가 전설처럼 전해지고 있기도 하다.



리더십(Leadership) 이론은 리더를 중심으로 시대와 공간적 상황과 맥락을 따르거나 극복하며 변천해왔다. 그러나 리더 중심의 기존 리더십 이론만으로는 인지 불가능하거나 설명될 수 없는 사례의 빈번한 발생은 조직과 집단구성원의 대부분을 이루는 팔로워(Follower)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되었다. 팔로워는 리더를 따르는 다수의 조직구성원과 집단관계자들을 일컫는 말로 추종자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다. 리더에 대한 사회적 충성도와 문화적 선호도가 매우 높은 정도를 나타내는 ‘빠’라는 말로도 대신할 수 있겠다. 특히 정치인을 따르는 일군의 특정집단을 가리키는 용어로도 많이 쓰여 현대의 한국인들에게는 상당히 익숙한 단어가 되고 있다.

팔로워는 조직의 목표 달성이나 지속가능성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 구성요소라고 할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조직의 목표 달성과 지속 여부는 80%가 팔로워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한다. 리더와 팔로워는 상호 보완적이며 상호의존적이라고 할 수 있다. 팔로워의 역할과 기능의 중요성에 관심을 집중하는 팔로워십(Followship) 중심으로의 관점 전환은 최근 리더십 연구의 주요 흐름인데, 팔로워의 중요성은 몇 개의 관점으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팔로워가 없다면 리더는 존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인정된다. 둘째로 리더는 영향력 행사를 위해 팔로워와 상호간섭하고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팔로워의 특성에 따라 리더십 행사의 내용과 방법이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셋째로 유능한 리더는 결국 조직 목표달성을 위해 팔로워가 가진 잠재력과 가능성을 인지 발굴하고 활용하며 확장 심화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로 팔로워에게는 진실을 조작하는 왜곡과 기만에 휘둘리지 않고 진실을 찾으려는 최소한의 분별력과 판단 능력이 필요하며, 부정과 불의를 거부하는 용기는 존중받고 장려돼야 한다.

한반도의 2022년은 선거의 해다. 국민적 관심 속에 치러진 대통령 선거는 초박빙의 경쟁구도가 되어 개표 과정은 그야말로 피를 튀기는 접전으로 많은 국민을 밤새 잠들지 못하게 했다. 여야를 불문하고 정치 리더들은 평소에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던 유권자인 팔로우들이 가진 힘의 총량을 충분히 인식하고 한표 한표의 소중함을 절절하게 상기했을 것이다. 비로소 주권자인 국민이 무서운 주인임을 알았을 것이고 세상은 소수의 리더가 주도하는 것처럼 보인다 해도 결국 흐름을 만들고 마무리하는 원동력은 다수를 이루는 팔로워인 국민임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다. 선거는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국민이 가지고 있고, 정치 리더는 잠시 맡아서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주기적으로 분명하게 알려준다. 특히 정치의 영역에서는 리더와 팔로워는 상호 의존하고 상호 간섭하며 영향력을 상호 교환하는 대등 관계라는 기존의 주장을 넘어 유권자인 팔로워가 오히려 세상을 주도한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모두에게 각인시킨다.

이제 지방선거가 숨 가쁘게 전개될 것이다. 모든 선거와 마찬가지로 지방선거 또한 유권자인 팔로워의 현명한 선택을 과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선거가 거듭될수록 세상의 주인은 절대다수를 차지하지만, 함부로 경거망동하지 않고 묵묵히 제자리를 지켜가는 국민 자신임을 온전히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이다./신천식 (사)공공리더십연구원 이사장(행정학·도시공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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