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증명의 시간

  • 오피니언
  • 월요논단

[월요논단] 증명의 시간

김세환 한밭대 산학융합학부 교수

  • 승인 2022-04-03 09:11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김세환 한밭대 산학융합학부 교수
김세환 교수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은 1무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직전 대회였던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원정대회 첫 16강 진출에 성공하며 국민의 기대가 한층 높았던 상황을 감안하면 아쉬운 결과였다. 당시 지휘봉을 잡았던 홍명보 감독은 대회 직후 인터뷰에서 "선수들에게 아주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지만, 이영표 해설위원은 "월드컵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닌 증명하는 자리"라며 일갈했고, 이러한 발언은 온라인에서 큰 화제를 모으며 대중들의 공감을 산 바 있다.

바야흐로 프로스포츠의 계절이 돌아왔다. 지역을 대표하는 프로구단인 대전하나시티즌과 한화이글스는 지난해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올 시즌 도약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2021년, 대전하나시티즌은 K리그 승강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며 선전했지만 결국 1부리그 승격이라는 꿈을 이루지 못했고, 한화이글스는 구단 역사상 최초로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는 등 반전을 노렸지만 2년 연속 리그 최하위에 머물며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여전히 2부리그에 속하게 된 대전하나시티즌과 리그 최하위 팀이 된 한화이글스. 두 팀 구성원 모두에게 지난해의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재 두 팀의 위치가 대전이라는 도시의 위상과 지역 스포츠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진 대전시민들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프로스포츠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여러 요소가 결합돼야 하지만 그 중 핵심은 경기력이다. 특히 한국 프로스포츠 생태계에서는 더욱 그러한데, 한국프로스포츠협회가 국민 3만명을 대상으로 한 '2020 프로스포츠 관람객 성향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프로스포츠 리그의 성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경기력'(34.4%)으로 '다양한 프로모션'(11.5%), '팬서비스'(10.3%) 등 차 순위 항목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과정도 중요하지만 결국 프로스포츠는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는 얘기다.

절치부심한 두 팀의 올 시즌은 기대해봐도 좋을 듯하다. 2년 차를 맞이한 이민성 감독 체제를 통해 팀의 안정화를 이룬 대전하나시티즌은 국가대표 출신 골키퍼 이창근, 베테랑 수비수 권한진, 다재다능한 미드필더 김영욱을 제주에서 영입했고 2020 도쿄올림픽 대표팀의 주전 수비수로 활약한 김재우를 대구에서 영입했다. 또 올 시즌 주장으로 선임될 만큼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는 조유민을 수원FC에서 영입하는 등 지난 시즌 1부리그에서 활약한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전력을 끌어올렸다. 이 밖에도 검증된 공격수 레안드로와 지난해 K리그2 영플레이어상에 빛나는 김인균, 공격력에 방점을 찍어줄 루마니아 출신 공격수 포파를 영입하는 등 전 포지션에 걸친 착실한 전력 보강으로 올 시즌 승격 후보 1순위로 평가받고 있다. 시즌 초반 성적이 신통치 않지만, 이는 선수단의 코로나 감염 등 악재가 겹치며 아직 베스트 멤버가 가동되지 못한 것이 원인이기 때문에 곧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이글스 역시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2년 차를 맞아 야심차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2021시즌 뉴욕양키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빅리그에서 75경기에 출전한 마이크 터크먼을 영입해 외야를 강화했고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고교 최대어 문동주를 영입하며 '제2의 류현진'의 탄생을 기대케 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14승을 따내며 토종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김민우가 더 높은 도약을 할 수 있을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리더십의 연속성과 전력 보강을 모두 이룬 두 팀에게 올 시즌은 매우 중요하다. 재창단 후 3번째 시즌을 맞는 대전하나시티즌에게는 전력 보강의 어려움을 겪은 첫해와 같은 상황도, 김천 상무라는 막강한 상대와 함께했던 지난해와 같은 난관도 모두 사라졌다. 최근 3시즌 9-10-10위를 기록한 한화이글스도 더 이상 리빌딩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기에는 팬들의 공감을 사기 어려워 보인다. 증명의 시간이 온 것이다.

2022년, 대전하나시티즌과 한화이글스가 좋은 경기력으로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로 지친 대전시민들의 일상에 활력소가 되어주길 기대해 본다. /김세환 한밭대 산학융합학부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갑천 야경즐기며 워킹' 대전달빛걷기대회 5월 10일 개막
  2. 수도 서울의 높은 벽...'세종시=행정수도' 골든타임 놓치나
  3. 충남 미래신산업 국가산단 윤곽… "환황해권 수소에너지 메카로"
  4. 이상철 항우연 원장 "한화에어로 지재권 갈등 원만하게 협의"
  5.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1. 충청권 학생 10명 중 3명이 '비만'… 세종 비만도 전국서 가장 낮아
  2. 대학 10곳중 7곳 올해 등록금 올려... 평균 710만원·의학계열 1016만원 ↑
  3.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4. [춘하추동]삶이 힘든 사람들을 위하여
  5. 2025 세종 한우축제 개최...맛과 가격, 영양 모두 잡는다

헤드라인 뉴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무죄판결 파기환송…유죄 취지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무죄판결 파기환송…유죄 취지

대법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이에 따라 이 후보는 서울고법에서 다시 재판받아야 한다. 서울고법은 대법원의 판단 취지에 기속되므로 유죄를 선고해야 한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5월 1일 이 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지난 3월 28일 사건을 접수한 뒤 국민의 관심이 지대하고 유력 대권 주자인 이 후보의 피선거권 여부가 달려있다는 점을..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올 시즌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는 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9연전을 통해 리그 선두권 경쟁에 돌입한다. 한국프로야구 10개 구단은 2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휴식 없는 9연전'을 펼친다. KBO리그는 통상적으로 잔여 경기 편성 기간 전에는 월요일에 경기를 치르지 않지만,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프로야구 5경기가 편성했다. 휴식일로 예정된 건 사흘 후인 8일이다. 9연전에서 가장 주목하는 경기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승부다. 리그 1위와 3위의 맞대결인 만큼, 순위표 상단이 한순간에 뒤바..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생이 교직원과 시민을 상대로 흉기 난동을 부리고, 교사가 어린 학생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학생·학부모는 물론 교사들까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과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28일 오전 8시 33분쯤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특수교육대상 2학년 A(18) 군이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 4명과 행인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A 군을 포함한 모두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계성 지능을 가진 이 학생은 특수교육 대상이지만, 학부모 요구로 일반학급에서 공부해 왔다. 가해 학생은 사건 당일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도착해 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

  •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