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5월 가정의 달에 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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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5월 가정의 달에 고함

김찬술 대전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

  • 승인 2022-05-01 06:43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2021.01.19(김찬술 산업건설위원장)(3)
김찬술 대전시의원
나이 오십 줄에 막 들어서려던 해에 조용필의 신곡 '어느 날 귀로에서'가 가슴을 때렸습니다. '앞만 보고 달려온 지난날의 추억을 아파하지 마라, 나는 왜 귀로를 맴돌고 있나, 아직 꿈이 가득해, 그 자리에 나는 왜 귀로를 서성거리나, 돌이킬 순 없지만 이제는 알 것 같은데'.

그즈음 이 노래를 작사한 송호근 교수가 쓴 '그들은 소리 내서 울지 않는다'는 책도 나왔습니다. 송 교수는 전쟁 이후에 태어나 70년대 산업화의 주역이었고 지금은 노부모를 부양할 자식으로, 또 대학을 다니거나 결혼이 임박한 자녀들을 책임져야 하는 부모로, 동시에 스스로의 노후에 대비해야 하는 중년인 50대를 생각하며 썼다고 했습니다.

같은 달 글로벌 컨설팅사인 맥킨지가 '제2차 한국보고서:신성장 공식'을 발표했는데 '한국경제는 서서히 뜨거워지고 있는 물속의 개구리 같다, 북핵보다 한국경제가 위기다'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로부터 10여 년의 시간이 속절없이 흘렀습니다. 늘 그렇듯이 경제문제에서 자유로운 날은 하루도 없었습니다. 지난해 연말, 통계청이 발표한 2019 ‘국민이전계정'을 보면 한국인들은 17살 때 교육비 지출로 적자액이 최대치를 나타냈다가 28살부터 노동 소득이 소비를 추월해 44살에 생애 최대 흑자가 되지만 60세부터 다시 적자 인생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누군가는 베이비 부머가 운 좋은 세대라고 하지요. 고성장과 고금리 시대에 살면서 직장도 쉽게 얻고 기회가 많았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들은 대한민국에서 마지막 남은 효자·효녀이며 자식 교육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슬픈 현실은 기억해 주지 않습니다. 은퇴한 50대의 창업이 사회 문제화되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아버지 세대의 존경보다 일명 '꼰대'라는 눈총이 따갑게 느껴지는 현실에서 또다시 5월 가정의 달을 맞습니다.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의 저자인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한국인이 생각하는 선진국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미국이나 독일, 일본에 가보면 한국보다 심각한 문제가 많다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효도는 반드시 부흥시켜야 하는 한국의 전통이다, 이를 위해 효에 대해 새롭게 재해석해야 하고, 여성에 대한 모든 편견에서 탈피해야 하며, 오늘날의 상황에 맞게 효도할 수 있는 사회구조로 바꾸기 위해 구성원들의 논의와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또 15세기 이탈리아에서 시작돼 뛰어난 근대 유럽 문명을 만들어 낸 르네상스는 그리스 로마문화의 재발견에서 출발했는데 고대 그리스에 위대한 문화가 있었다는 것을 유럽은 오랫동안 잊고 있다가 다시 살려냄으로써 훌륭한 근대문화를 재창조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자기만의 고유한 정체성과 문화가 없다면 자신있게 앞으로 나갈 수 없다, 과거의 재발견은 한국이 창조적 발전을 추구할 때 미래로 전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세상이 변하고 시대가 바뀌어도 아버지의 역할이 달라지는 게 아닙니다. 그 역할에 대한 방법이 변하고 있을 뿐입니다. 모성애는 생물학적으로 타고난 본능이지만 부성애는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나는 게 아니라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며 만들어 낸 사랑이기에 더더욱 위대한 게 아니겠습니까?

희미해져 가는 효 문화와 옅어져 가는 가족관계가 걱정스러운 것은 익숙해진 것은 바꾸고 싶지 않고, 다수가 옳다고 믿는 것은 그냥 따르는 게 편하다는 것, 즉 심리학에서 말하는 '경로 의존성'을 경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청춘만 아픈가, 50대는 더 아프다는 오늘의 현실. 5월 가정의 달을 맞으며 아버지의 얼굴을 다시금 새겨봅니다. /김찬술 대전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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