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칼럼] 대전의 대학 건물

  • 오피니언
  • 문화人 칼럼

[문화人칼럼] 대전의 대학 건물

이희준 건축학박사(대전시문화재전문위원)

  • 승인 2022-06-22 15:50
  • 신문게재 2022-06-23 19면
  • 한세화 기자한세화 기자
이희준=건축학박사(대전시문화재전문위원)=수정본
이희준 건축학박사(대전시문화재전문위원)
우리나라의 근대화 과정에서 외국인 선교사들의 영향력은 매우 컸다. 특히 교육 선교에 큰 역할을 했던 선교사들이 많았다.

배재학당(현 배재대학교)을 설립한 아펜젤러, 조선기독교대학(현 연세대학교)을 설립한 언더우드, 이화학당(현 이화여대)을 설립한 스크랜턴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선교사들이 거주했던 주택들이나 학생들을 교육하기 위해 건립한 근대양식의 교사(校舍)들은 그 중요성과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문화재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는데, 그 예로 연세대학교의 언더우드 가옥·핀슨관(국가등록문화재), 스팀슨관·언더우드관·아펜젤러관(사적), 이화여자대학교의 파이퍼홀·토마스홀(국가등록문화재), 배재학당동관(서울시 기념물) 등이 있다.

이 건축물들은 각 대학이 설립되고 발전해 온 흔적들을 간직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근대기 건축양식과 구조·재료 등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문화재들로 인정받고 있다.



대전의 대표적 사립대학들인 목원대학교와 한남대학교도 외국인 선교사에 의해 설립된 학교들이다.

목원대학교는 도익서(Dr. Charles D.Stokes) 선교사에 의해 1954년에 감리교대전신학원으로, 한남대학교는 인돈(William A. Linton) 선교사에 의해 1956년에 대전기독학관으로 각각 설립된 역사를 갖고 있다.

도익서 선교사와 인돈 선교사는 모두 대전에서 오랫동안 교육현장에서 봉사하였으며, 특히 인돈 선교사는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공로로 건국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 사립대학들의 역사는 각 학교에 있어서 뿐만 아니라 대전의 근대교육의 발전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으며, 현재 대전에 13개의 대학이 자리 잡고 대전이 교육의 도시로서의 위상을 갖게 된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대학에는 그 학교의 시작과 발전과정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는 건축물들이 있다.

목원대학교에는 '한국감리교전시관(구 신학관)'이 있는데, 1956년 목동캠퍼스에 준공되었으며 목원대학교의 모태가 되는 초창기 건축물이다. 지금의 도안캠퍼스로 이전하면서 철거되었으나 철거할 당시 복원을 계획하고 벽돌 한 장 한 장을 훼손하지 않고 보존하였다가 2013년에 다시 복원하였다.

2층 규모로 단순한 형태의 빨간 벽돌로 지어진 '구 신학관' 건물은 1층 중앙출입구를 포치(porch)로 구성하고 지붕 중앙에 박공지붕을 설치해 정면성을 강조한 좌우 대칭형태로 근대기 우리나라 대학건축물의 전형적인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한남대학교에는 설립자인 인돈 선교사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명명한 '인돈기념관'이 있다. 이 건축물은 미국인 건축가에 의해 설계되었으며, 1957년에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된 2층 규모의 근대식으로 지어졌는데, 특이한 것은 지붕을 전통 한식기와로 올렸다는 점이다. 이후 3층으로 증축되는 과정에서 전통 한식기와지붕이 철거되고 평슬래브 지붕으로 변경되었으나 2010년에 지붕을 원래대로 전통 한식기와 형태로 개보수하였다.

'인돈기념관'은 미국인에 의해 설계되고 서구식 현대건축양식과 한국의 전통건축양식이 혼합된 형태로 건립 당시의 건축기술과 서양인에 의해 한국의 전통을 반영하고자 했던 고민의 흔적 등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로 평가되고 있다.

대전에 첫 대학이 설립된 지 70여 년이 흘렀다.

캠퍼스마다 현대식 건물을 새로 지으며 외형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때, 각 대학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건축물에 좀 더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

대전의 대학건물 중 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1958년에 건립된 '충남대학교 구 문리과대학건물(2018년 국가등록문화재 지정)'이 유일하다.

대전의 오랜 대학교육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더 많은 건축물이 문화재로 지정되길 기대해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서울대 10개 만들기 동행 모델' 띄운다… 한밭대 등 국공립대 연대 STU 제안
  2. 짙은 안개에 미세먼지까지… 충청 출근길 사고 잇따라
  3. 대전 학교급식종사자들 "교육청 임금체불" 노동청에 진정 신청
  4. [썰] 권선택의 민주당 대전시장 '판' 흔들기?
  5. 세종 파크골프 저력… 신현주 선수, 中 챔피언십 왕중왕전 우승
  1. [대전에서 하룻 밤 더] 관광 소비액 5조원 목전 둔 대전
  2. ‘그날의 함성 다시 한 번’…인동장터 독립만세운동 기념행사
  3. 대전 대덕구, 덕암야구장 반려동물 놀이터 개장
  4. ‘반려견과 함께’
  5. [춘하추동]다문화 사회와 문화 정체성

헤드라인 뉴스


이 대통령 "추가 정부부처 분산 없다"… 세종 행정수도 의지 확고

이 대통령 "추가 정부부처 분산 없다"… 세종 행정수도 의지 확고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추가 정부 부처 분산은 없다”고 못 박았다.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0회 국무회의에서 ‘균형성장을 위한 지방 우대방안’과 관련한 토의에서다. 토의 중 해양수산부 장관 직무대행이 ‘부산 이전 성과’를 언급하자, 이 대통령은 "부산으로 옮겨서 실제로는 예측했던 것 이상의 효과가 있다"며 "그래서 농식품부를 광주로 보내달라고 그러고, 강원도는 관광 도시니까 문체부를 강원도로 보내달라고 이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수부가 유일한 예외'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래서 다시 한번 명확하게..

[대전에서 하룻 밤 더] 공유숙박, 체류형 관광모델 활성화 필요
[대전에서 하룻 밤 더] 공유숙박, 체류형 관광모델 활성화 필요

대전은 최근 타지에서 유입되는 방문객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2025년 기준 9000만 명이 넘는 외지인이 지역을 찾았다. 주요 백화점을 찾는 소비자부터 '빵의 도시'란 이름에 걸맞게 성심당을 비롯한 여러 제과점을 탐방하는 이른바 '빵 관광'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쇼핑과 식·음료 업종에 소비가 집중되다 보니 방문객을 지역에 머물게 할 핵심적인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부 방문객이 대전에서 지갑을 열고, 소비하게 되면 그만큼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에 중도일보는 대전 방문..

공공기관 2차 이전 `빨간불` … 지역 발전 고려 최우선해야
공공기관 2차 이전 '빨간불' … 지역 발전 고려 최우선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해 이른바 '집중 전략'을 언급하면서 대전과 충남의 공공기관 2차 이전 대응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치권 안팎에선 '집중 전략'은 사실상 행정통합 지역과 기존 혁신도시에 공공기관을 집중 배치하겠다는 의중 아니냐는 해석이 많다. 사실상 행정통합 무산과 1차 공공기관 이전 수혜를 받지 못한 대전시와 충남도 입장에선 발등의 불이 떨어진 셈인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은 13일 충북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공공기관 이전을 포함한 국토 재배치와 균형발전 문제는 국가 생존이 걸린 문제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신임경찰 경위·경감 임용식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내외 신임경찰 경위·경감 임용식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내외

  • ‘반려견과 함께’ ‘반려견과 함께’

  • ‘그날의 함성 다시 한 번’…인동장터 독립만세운동 기념행사 ‘그날의 함성 다시 한 번’…인동장터 독립만세운동 기념행사

  • ‘봄이 왔어요’ ‘봄이 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