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군 핏자국·광복 염원 친필까지…"민족혼 태극기 지켜가야"

독립군 핏자국·광복 염원 친필까지…"민족혼 태극기 지켜가야"

1882년 수호조약 때 처음 사용된 태극기
김구 선생 독립운동 지원 당부 서명태극기
봉오동전투 독립군 핏자국 태극기까지

  • 승인 2022-08-11 16:46
  • 수정 2022-08-11 17:20
  • 신문게재 2022-08-12 6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KakaoTalk_20220811_134627406
민족의 영광과 수난을 온몸에 새긴 태극기들. 데니태극기, 김구 서명문 태극기, 봉오동전투 태극기, 진관사 태극기.(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순)
제77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대전에서 일장기에 새긴 태극기가 발견되면서 대한민국 역사를 간직한 상징물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항일 전투현장에 나부껴 독립군 핏자국이 배어든 태극기부터 김구 선생이 광복 의지를 담아 143자의 글을 쓴 태극기까지 의미가 남다른 국기가 가까운 천안 독립기념관에 보관 중이다.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태극기는 1882년 조선과 미국이 맺은 조미수호통상조약에서 처음 사용된 것으로 알려지나 당시의 형태가 어떠했는지 정확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고종의 명을 받아 일본으로 가던 수신사 박영효가 배 위에서 태극 문양과 그 둘레에 4괘를 그려 넣어 태극기를 만들었다는 창안설이 널리 알려진다. 밝음과 평화, 순수를 상징하는 흰색 바탕과 음과 양의 기운이 담긴 파랑과 빨강의 태극 문양 그리고 하늘·땅·물·불을 의미하는 4괘까지 조화를 이루며 평화롭게 살아가고자 하는 국민의 염원이 담겼다. 1883년 3월 고종의 왕명으로 태극기를 국기로 정해 사용되면서 민족의 희로애락을 함께 하는 상징물이 됐다.



조선 고종이 자신의 정치외교 고문으로 활동한 미국인 오웬 니커슨 데니(1838~1900)가 1891년 1월 본국으로 돌아갈 때 하사한 태극기는 지금까지 발견된 국기 실물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여겨진다. 태극기 바탕은 광목 두 폭을 이어 만들었으며, 깃대에 묶을 수 있도록 끈이 달렸는데 데니의 후손이 1981년 우리나라에 기증해 지금은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김구(1876~1949) 주석이 1941년에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매우사(본명 샤를 미우스 Charles Meeus) 신부에게 준 태극기도 국가지정문화재가 되어 천안 독립기념관에 보관 중이다. 태극기 흰 바탕에 "강노말세(强弩末勢)인 원수 일본을 타도하고 조국의 독립을 완성하자"는 글귀의 김구 선생의 친필 묵서가 쓰여 있다. 매우사 신부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부인 이혜련 여사에게 이 태극기를 전했고, 후손들이 보관하다가 '안창호 유품' 중 하나로 1985년 3월 11일 독립기념관에 기증했다.



1919년 독립운동 현장에서 쓰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태극기가 2009년 서울 진관사(津寬寺) 칠성각(七星閣) 해체 보수과정에서 극적으로 발견된 사례도 있다. 일장기 위에 태극의 청색 부분과 4괘를 검은색 먹물로 덧칠해 항일 독립의지와 애국심을 강렬하게 표현했으며, 일장기 위에 태극기를 그린 유일하고 가장 오래된 실물이라는 점에서 항일 운동사에서 차지하는 상징적 의미가 매우 크다.

1920년 봉오동전투 당시 일본군을 총공격해 대승을 거둘 때 사용돼 독립군의 핏자국이 얼룩으로 남은 태극기도 현재까지 남아 독립기념관에 보관 중이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충남 통합논의"…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2.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3. '물리적 충돌·노노갈등까지' 대전교육청 공무직 파업 장기화… 교육감 책임론
  4. 대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 열려
  5.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1. 대전충남 행정통합 발걸음이 빨라진다
  2. 이대통령의 우주청 분리구조 언급에 대전 연구중심 역할 커질까
  3. 대전 동구, '어린이 눈썰매장'… 24일 본격 개장
  4. [기고] 한화이글스 불꽃쇼와 무기산업의 도시 대전
  5. 대전연구원 신임 원장에 최진혁 충남대 명예교수

헤드라인 뉴스


10·15부동산 대책 2개월째 지방은 여전히 침체… "지방 위한 정책 마련 필요" 목소리

10·15부동산 대책 2개월째 지방은 여전히 침체… "지방 위한 정책 마련 필요" 목소리

정부 10·15 정책이 발표된 지 두 달이 지난 가운데, 지방을 위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 3단계가 내년 상반기까지 유예되는 등 긍정적 신호가 나오고 있지만,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서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누적 매매가격 변동률(12월 8일 기준)을 보면, 수도권은 2.91% 오른 반면, 지방은 1.21% 하락했다. 서울의 경우 8.06%로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린 반면, 대전은 2.15% 하락했다. 가장 하락세가 큰 곳은 대구(-3...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제2문화예술복합단지대·국현 대전관… 대형 문화시설 `엇갈린 진척도`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제2문화예술복합단지대·국현 대전관… 대형 문화시설 '엇갈린 진척도'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내란특검, 윤석열·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 충청 대거 기소
내란특검, 윤석열·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 충청 대거 기소

12·3 비상계엄 사태에 적극 가담하거나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충청 출신 인사들이 대거 법원의 심판을 받게 됐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한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은 180일간의 활동을 종료하면서 15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노상원 등 충청 인사 기소=6월 18일 출범한 특검팀은 그동안 모두 249건의 사건을 접수해 215건을 처분하고 남은 34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넘겼다. 우선 윤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 ‘헌혈이 필요해’ ‘헌혈이 필요해’

  •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