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거리의 좌절과 희망] 인쇄산단 추진 움직임에 '안도의 한숨', 인쇄인들 경쟁력 확보는 '과제'

[인쇄거리의 좌절과 희망] 인쇄산단 추진 움직임에 '안도의 한숨', 인쇄인들 경쟁력 확보는 '과제'

민선 8기 시정 백서에 인쇄산단 5만 평 추진 포함
선심성 공약보단 지역업체 역량 강화 지원 필요
"ESG·RE100은 필수…R&D로 경쟁력 확보해야"

  • 승인 2022-09-06 15:53
  • 수정 2022-10-24 16:14
  • 신문게재 2022-09-07 3면
  • 이유나 기자이유나 기자
KakaoTalk_20220612_205226510_03
대전 인쇄거리 일대. 사진=이유나기자.
8. 인쇄산업단지 유치 경제적 효과

이장우 시장 백서에 '대전인쇄출판산업단지(인쇄산단)'가 핵심사업으로 들어가며 인쇄인들의 한이 해소될 기미가 보인다. 시정 백서에 따르면, '대전인쇄출판산업 발전협의회' 구성, '대전인쇄출판산업 활성화 조례'(가칭) 제정, '대전인쇄출판산업화 기본계획' 수립이 향후 계획이며 산업단지 내 업체 입주와 스타트업 발굴, 성장과 교육을 지원해 종합 지원 체계를 구축한다는 내용이 수록돼 있다.

대전시에서 구상하고 있는 인쇄산단은 5만 평으로 인쇄조합이 요구한 10만 평보단 적지만 인쇄업계는 대전시의 움직임에 안도의 한숨을 지었다. 구자빈 인쇄출판산업단지추진조합장은 "원래 10만 평, 최소 5만 평을 요구했지만 요즘 땅이 없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수요조사와 정책 방향을 알아보기 위해 용역을 준비하고 내년 본 예산에 반영하려고 한다"며 "대전 인쇄업체가 900개, 출판업체가 1700개라서 인쇄조합의 의견만을 수용할 순 없다"고 답했다.

6274A259-2D7E-4129-BCDA-72211F1B638C
대전 인쇄거리 모습. 사진=이유나기자.
대전인쇄조합은 대전청사와 연구단지, 세종시에 이전된 국가기관을 통틀어 업계 추산 매년 1조 원대의 물량을 흡수한다는 포부다. 대전은 서울과 대구에 이어 인쇄산업 3대 축으로 인쇄산단이 조성될 경우 전국인쇄산출판산업 거점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또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생산성 향상과 고품질화로 수출산업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인쇄인들이 염원하던 인쇄산단이 15년 만에 구체화됐지만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 현재 세종시 국가 기관에선 기존에 거래하던 서울에 기반을 둔 인쇄업체와 거래를 지속하고 있다. 인쇄산단이 마련된 대구도, 대구로 이전한 공공기관 물량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기에 대전은 이 문제를 해결할 계획을 철저히 해야 한다.

이장우 시장은 2019년 국회의원 시절, 중앙관서가 일정 비율 이상을 소재하는 지역 업체의 제품을 우선 구매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담은 '국가를 당사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이에 전문가는 지역업체가 역량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진혁 충남대학교 자치행정학과 교수는 " 균형발전을 명목으로 정치인들이 표를 받기 위해 지역에 할당량을 주는 선심성 공약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지역업체가 서울권에 밀리지 않는 경쟁력을 갖춰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균형발전이며 지자체도 이런 방향으로 지원을 해야 한다"고 따끔하게 조언했다.

40B959E7-E425-4F99-AE2B-B27F1BCDCF90
대전 인쇄소 모습. 사진=이유나기자.


방태원 중부대 인쇄학과 교수도 "지방과 서울인쇄업체는 품질 차이가 크게 나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라면서도 "지역업체가 살아남을 수 있는 최소한의 보호막을 지자체에서 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대기업에서 인쇄업에 진출하고 오프라인·온라인 쌍방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어 인쇄업계에서도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하고 있다"며 "서울 중구청에선 1~2억 정도를 인쇄업체에 저리로 2년 동안 거치 상환 지원을 하고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지역 인쇄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선 성공한 기업 모방, 상생 협업이 필요하며 ESG 경영과 RE100을 위한 연구개발은 필수"라고 말했다.

방 교수는 "대기업은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는 업체와 계약하고 공기업에서도 폐수가 안 나오는 인쇄 공정이 실용화되고 있다"며 "콩기름은 기본이고 종이 스프링, 코팅을 줄이며 텐션 들리는 법 등 작은 연구로도 실용신안도 낼 수 있으며 연구 금액이 비싸더라도 환경공해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인쇄업계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통해 작성됐습니다.
이유나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갑천 야경즐기며 워킹' 대전달빛걷기대회 5월 10일 개막
  2. 수도 서울의 높은 벽...'세종시=행정수도' 골든타임 놓치나
  3. 충남 미래신산업 국가산단 윤곽… "환황해권 수소에너지 메카로"
  4. 이상철 항우연 원장 "한화에어로 지재권 갈등 원만하게 협의"
  5.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1. 충청권 학생 10명 중 3명이 '비만'… 세종 비만도 전국서 가장 낮아
  2. 대학 10곳중 7곳 올해 등록금 올려... 평균 710만원·의학계열 1016만원 ↑
  3.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4. [춘하추동]삶이 힘든 사람들을 위하여
  5. 2025 세종 한우축제 개최...맛과 가격, 영양 모두 잡는다

헤드라인 뉴스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이제는 작업복만 봐도 이 사람의 삶을 알 수 있어요." 28일 오전 9시께 매일 고된 노동의 흔적을 깨끗이 없애주는 세탁소. 커다란 세탁기 3대가 쉴 틈 없이 돌아가고 노동자 작업복 100여 벌이 세탁기 안에서 시원하게 묵은 때를 씻어낼 때, 세탁소 근로자 고모(53)씨는 이같이 말했다. 이곳은 대전 대덕구 대화동에서 4년째 운영 중인 노동자 작업복 전문 세탁소 '덕구클리닝'. 대덕산업단지 공장 근로자 등 생산·기술직 노동자들이 이용하는 곳으로 일반 세탁으로는 지우기 힘든 기름, 분진 등으로 때가 탄 작업복을 대상으로 세탁한다...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올 시즌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는 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9연전을 통해 리그 선두권 경쟁에 돌입한다. 한국프로야구 10개 구단은 2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휴식 없는 9연전'을 펼친다. KBO리그는 통상적으로 잔여 경기 편성 기간 전에는 월요일에 경기를 치르지 않지만,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프로야구 5경기가 편성했다. 휴식일로 예정된 건 사흘 후인 8일이다. 9연전에서 가장 주목하는 경기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승부다. 리그 1위와 3위의 맞대결인 만큼, 순위표 상단이 한순간에 뒤바..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생이 교직원과 시민을 상대로 흉기 난동을 부리고, 교사가 어린 학생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학생·학부모는 물론 교사들까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과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28일 오전 8시 33분쯤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특수교육대상 2학년 A(18) 군이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 4명과 행인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A 군을 포함한 모두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계성 지능을 가진 이 학생은 특수교육 대상이지만, 학부모 요구로 일반학급에서 공부해 왔다. 가해 학생은 사건 당일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도착해 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

  •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