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이슈현장]출소 후 차별과 배제의 창살을 거둬라…재범률 낮추는 법무보호

[WHY이슈현장]출소 후 차별과 배제의 창살을 거둬라…재범률 낮추는 법무보호

징역형 등 수감생활 출소 후 사회정착 도와
법무보호복지공단 대전지부 숙식·취업 제공
자원봉사 법무보호위원 600명 출소자 뒷바라지
대전지검도 기소유예 시행해 재범방지 동참

  • 승인 2022-12-22 16:22
  • 수정 2022-12-27 10:59
  • 신문게재 2022-12-23 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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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형생활을 마치고 사회에 복귀해 건강한 가정을 이루고도 결혼식을 갖지 못한 출소자 부부가 12월 20일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대전지부의 도움으로 합동 혼인식을 갖고 있다.
징역 등 범죄를 저질러 인신구속형을 받아 수형 생활을 겪은 이들이 사회에 복귀해서도 여전히 차별과 배제라는 보이지 않는 철창에 놓이고 있다. 수형기간 가족은 해체되고 사회적 관계마저 단절된 상태로 출소해 건강한 구성원으로 자립하기란 마음만 먹으면 되는 그런 일이 아니다. 이들에게도 몸을 누일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과 생계를 이어갈 직업 그리고 실수나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교육과 직업훈련도 필요하다. 특히, 범죄자로서 형벌을 받아 법과 사회가 제기한 형기를 마친 이들을 동등한 시민으로 맞아주는 시선 역시 중요하다. 다행히 대전에는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과 600인의 자원봉사자들이 출소자 뒷수발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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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대전지부에 마련된 1인 생활시설. 수형생활을 마치고 사회에 안정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이곳에서 자유롭게 지낸다.  (사진=임병안 기자)
▲형벌만으로 재범률 한계
지난 6월 대전 서구의 한 무인판매점에서 제육볶음과 즉석밥 등 15차례에 걸쳐 50만원 상당을 훔친 절도범이 체포돼 법정에 섰다. 그는 전에도 야간건조물침입절도를 저질러 징역 8개월 수형생활을 마치고 출소한 지 두 달만에 또다시 같은 잘못을 저지른 것이다. 재판을 맡은 대전지법 형사7단독 김도연 판사도 그가 굶주림을 피하기 위해 음식 위주로 절취한 것을 알았지만, 그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함으로써 사회로부터 격리시키는 수밖에 없었다. 무인판매점 등의 건조물침입과 절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또 다른 피고인 역시 징역 2년 4월 형을 받고 구속됐는데, 그의 선고를 주문한 형사6단독 김택우 판사는 "교도소에서 출소 후 경제적으로 매우 곤궁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나"라고 정상을 참작했다. 법과 사회가 부과한 형기를 마치고 이들이 출소했을 때 또다시 곤궁한 처지에 놓여 절도나 그 이상의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 수 있을지 판결문은 말하지 못했다. 2021년 기준 출소자의 3년 이내 재복역률은 24.6%으로 3만702명이 수형생활을 마치고 자유인이 되었으나 7551명이 3년 이내에 또다시 범죄를 저질러 수감됐다.
법무보호복지공단 취업재정위원회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장우승 변호사는 "사회로부터 오랫동안 격리되는 동안 가족들과 관계도 나빠지고 사회 대인관계도 무너져 출소 후 또다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며 "형벌만으로는 재범을 예방할 수 없고 범죄에 노출되거나 초래되는 일이 없도록 보살피는 것도 사회적 책임"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보호 24시
숙식제공과 취업알선, 창업지원 그리고 직업훈련, 심리상담, 가족지원에 더불어 결혼지원까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기관이 있다. 수형생활을 마친 출소자의 사회복귀를 돕고 범죄예방을 위해 설립된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이 그곳이다. 21일 찾아간 대전 중구에 위치한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대전지부는 출소자가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복귀하도록 돕는 지역의 거점이다. 일자리를 갖고자 직업훈련을 받고자 하는 출소자에게 훈련비를 지원하고, 취업알선 및 지역기업과 연계해 취업을 지원한다. 출소 후 가정을 보살필 주거가 불안정한 경우 공공임대주택을 소개하고, 지부 내에 숙소를 마련해 이곳에서 거주하며 사회복귀 첫 발을 내딛을 수 있도록 돕는다. 2021년 기준 대전지부가 출소자 숙식제공 86명, 취업알선 336명, 직업훈련 207명, 신규 주거지원 11명, 학업지원 51명에게 제공했고, 충남지부 역시 268명에게 직업훈련 지원, 341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3쌍의 결혼을 도와 가정을 이루는데 이바지했다. 지난달에는 출소자 보호대상자의 자녀에게 공부방을 만들어주는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자원봉사 법모보호위원들과 함께 실시했다. 또 오랜 수감생활 동안 사회적 단절로 인해 우울증과 심리적 위축을 겪는 출소자를 위해 심리상담과 멘토링을 지원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미성년 보호청소년에 대한 직업훈련과 취업 등의 법무보호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김대기 지부장 축소
김대기 대전지부장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김대기 대전지부장은 "수형생활을 마친 출소자가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사회복귀를 도움으로써 지역사회가 더욱 안전해질 수 있다"라며 "법무보호 서비스를 제공받아 건강한 삶은 되찾은 출소자의 가정에서 아이들이 바르게 자라는 것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출소자 돕는 600인
출소자의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복귀하는데 공단 한 기관의 노력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부의 적은 예산 배정을 보완해 지역사회 시민들이 법무보호위원이 되어 기부와 재능기부, 자원봉사 등의 방식으로 출소자를 돕고 있다. 대전지부에 600여 명이 법무보호위원으로 갱생보호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주거지원부터 직업훈련, 사전상담, 취업알선 등 위원회를 구성해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돕고 있다. 또 대학생들이 위원회를 구성해 출소자 가정의 아이들을 만나 친구가 되고 과외 선생님이 되어 학업지도를 돕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출소자 법무보호대상자에 대한 인식개선 캠페인을 진행해 '출소자를 위한 복지사업이 재범률을 낮출 수 있다'며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사회성 향상을 위해 충남 보령 야유회를 추진하고, 여성위원회는 여성 출소자들의 생일모임을 만들어주는 등 사회에서 새로운 친구가 되어준다.
전문수 회장
전문수 대전지부협의회장
전문수 법무부 법무보호위원 대전지부협의회장은 "시민들이 출소자를 돕는 법무보호위원이 되어 각자의 능력과 시간을 할애해 역할을 수행 중"이라며 "저 역시 법무보호 대상자들을 저희 회사에 고용해 함께 일하며 동등한 구성원으로 지내고 있다"며 적극적인 고용을 당부했다.



▲재범 저감 '선고유예'
대전지방검찰청도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과 협약을 바탕으로 생계형 범죄자가 공단이 제공하는 직업훈련을 성실히 이수한 경우 기소를 유예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무겁지 않은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에 대해 범죄전력과 범행동기, 연령 등을 고려해 처벌보다 일정한 직업훈련을 받도록 하는 것이 재범방지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공단의 허그일자리지원 프로그램을 이수하거나, 공단이 직접 운영하는 기술교육원의 직업훈련 그리고 상담 전문가가 제공하는 심리치료프로그램에 성실히 참여하는 조건으로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17명의 범죄행위에 대해 기소를 유예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대포폰을 개통해 생활한 20대에게 직업훈련을 이수조건부 기소유예를 처분해, 당사자는 현재 건설기계 조종사 면허를 취득할 예정이다. 또 악성 프로그램을 판매해 생계를 이어가던 또 다른 20대에게도 취업지원사업 이수를 조건으로 처벌하지 않음으로써, 당사자는 전자상거래 오픈마케팅 쇼핑몰 구축 수업을 이수 중이다.
대전지검 관계자는 "생계형 범죄자로서 직업이 없으나 재활의지가 있는 피의자에게 기소유예함으로써 재기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소년사건에서도 실질적 보호자가 없는 경우 기소유예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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