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칼럼] 지는 해, 뜨는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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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칼럼] 지는 해, 뜨는 해

한남대학교 정치언론학과 유혜인 학생

  • 승인 2022-12-30 19:35
  • 이승규 기자이승규 기자
유혜인
유혜인 학생
언젠가부터 새해가 두렵다. 매년 세우는 신년계획은 뜻처럼 이루지 못했고, 새 출발·새로운 마음을 다짐하며 보는 해돋이도 짐스럽다. 곧 져버릴 해처럼 오래가지 못할 거란 생각에 이제는 부담스러워졌다. 기대를 안 하면 실망하지 않을 것 같지만, 우리가 매년 적는 새해 다짐과 계획에는 모든 기대가 녹아 있다. 그 기대는 과거를 돌아보게도 만들어서 후회를 만들기도 한다.

작가 다니엘 핑크는 <후회의 재발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후회를 경험하는 능력은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돌아가 사건을 다시 쓰고, 원래보다 더 행복한 결말을 만들어내는 상상력에 달려 있다. 후회에 반응하고 그것을 좋게 활용하는 능력은 우리의 내러티브 기술에 달려 있다." 매년 과거에 후회하면서도 새해 다짐과 계획을 적는 이유다. 더 행복한 한 해를 보낼 거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후회는 짧고 정확하게 해야 한다. 자신의 불찰을 정직하게 인식하되, 부정적인 감정은 빨리 털어야 한다. 예컨대 이태원에서 일어난 10·29 참사로 트라우마를 안고 있다면 빨리 떨쳐야 한다. 어떤 이는 기억 없다, 모르는 일이다 잡아떼고 편 가르기에 급급한데 또 다른 이는 트라우마에 시달린다니 웃기지도 않는다. 과실을 인정하고 책임지려는 사람이 없어 해결되지 않는 일이라니 속이 타고 애가 끓는다.

당시 참사에서 사람들을 살린 많은 의료진과 시민들은 더 많은 사람을 살리지 못했다는 트라우마를 안고 있다. 그들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인터넷에는 아직도 정제되지 않은 말들이 난무한다. 그들에게 할 수 있는 말은 하나다. 뜨는 해를 바라보자. 지는 해에 우울하고 무기력한 감정을, 후회를 떠나보내자.

2023년 다이어리를 펼친다. 지는 해에 후회하고, 뜨는 해에 또 덧없이 허망해지더라도 기대하자. 자신에게 그리고 사회를 향해 다가오는 '검은 토끼의 해'는 움츠러들었다가 높이 뛰는 토끼처럼 괜찮아질 거라고, 더 행복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주문을 외면서 새해를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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