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칼럼] 이 시대의 노년이 천더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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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人칼럼] 이 시대의 노년이 천더기인가

김선호(한밭대 명예교수·전 인문대학장)

  • 승인 2023-02-15 15:48
  • 수정 2023-02-18 13:40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김선호 교수 (문화인)
김선호 한밭대 명예교수
몇 년 전만 해도 '99, 88, 234'가 소망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아프고 죽는 것이 그저 소망이 아니고 현실이 되고 있다. 이만큼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나날 늘어나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한국이 선진국이 돼 가면서 의료 체계와 기술 또한 세계 어느 선진국 못지않은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웅변해주는 거다. 실로 세계가 부러워하는 과학적이고 실질적인 의료복지 제도가 잘 짜여 있다. 뿐만 아니라 실제로 국리민복을 위해 정부와 국민이 하나로 응집해 의료복지 선진화에 애쓴 보람이 이루어내고 있는 과실이라 볼 수 있겠다.

문제는 단순히 삶의 시간 즉 수명만 수치적으로 보아 길어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어디까지나 삶의 질이 향상되고 결이 고와야 인간적으로 보람 있고 박수받을 미쁜 일이다.

작금의 노정에서 보이는 사회적으로 볼썽사나운 풍조를 보면 앞으로 이 나라의 미래가 적이 걱정되지 않을 수가 없다. 이에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며 오늘 세계의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나라를 만들어 오는데 갖은 수고와 아픔을 견뎌내며 이 나라 발전의 초석이 되어준 참으로 자랑스러운 老年세대를 홀대하는 기막힌 현실을 들춰 보여 일말의 반성과 사죄의 계기로 삼으면 어찌 아니 좋겠는가.

세계가 주목하고 부러워하는 으뜸나라를 만드는데 인생의 가장 빛나는 청춘을 아낌없이 바치며 혼신을 다한 노년세대 분들이 나라와 후손들로부터 존경과 흠숭을 받아가며 여생을 멋지게 사셔야 함은 마땅한 것이다. 날로 욱일승천하는 이 땅 이 나라 이 시대에서 아무런 부족함 없이 자유로이 복락을 누리는 것들이 아닌가.-(개·돼지 같은 짐승마저도 은공을 알아 주인을 깍듯이 섬기는 참으로 놀라운 이 시대에)- 천하에 다시없는 인간다운 삶의 터전을 물려 주신 고맙기 그지없는 노년세대들에 대해 도대체 뭔 짓거릴 해대는가 개·돼지만도 못한 것들처럼. 애오라지 겸손한 몸과 마음으로 손발이 닳도록 모셔도 부족함이 남거늘. 그런데 노년 분들 대하길 백주 대낮에 칼 춤추는 망나닐 대함 같은 格으로 천더기 취급을!

생각을 해보라! 깊이 생각할 필요도 없다. 창조주 아니시면 인간이 이 세상에 있을 수 없듯, 부모님 아니시면 자신이라는 존재가 있을 수 없듯, 과거 없는 현재가 있을 수 없듯, 참으로 오천 년 역사에 위대한 선지자 이승만 대통령, 철두철미 국민만을 바라보며 목숨까지 앗긴 박정희 대통령이 아니 계셨더라면 과연 이제의 대한민국이 빛을 발할 수 있었을까. 어제오늘에 있어 오로지 잘 살아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피땀의 勞苦를 아끼지 않은 노년 분들이 빼어난 두 분 불세출의 지도자 뜻을 따르지 아니했다면 지구촌 밑바닥 삶을 벗어날 수 있었을까.

우리의 노년 남자들은 가난의 질곡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중동으로 독일로 베트남으로 날아가 피땀 흘린 수고로움으로 돈을 벌어 나라 발전에 기여했다. 안으로는 최후의 시집살이와 며느리살이까지 살아낸 아내와 어머니 사이의 벌어지는 孝와 愛情의 갈등 속에서 곡예사처럼 이 눈치 저 눈치 보느라 미칠 지경의 피곤한 愛憎의 삶을 겪으신 분들이시다.

또한 우리의 노년 여자분들은 아름다울 청춘의 달콤함을 접고 역시 가정과 나라 살리기 위해 독일로 건너가 간호 일에서 시체 치우는 온갖 잡일까지 마다 않고 열심히 돈을 벌어들이는데 온 인생을 거룩한 희생으로 사신 분들이시다.

어제오늘을 살았고 살고 계신 우리의 老年세대들의 삶의 역정은 筆舌로 다할 수 없는 至難함 그 자체였음을 우리는 읽어야 할 인간적 윤리적 책무가 있음을 명심해야 하리라.

이 시대의 노년 분들 대부분이 실로 서러움에 안타까움까지 덧칠한 삶을 살고 있다 할 것이다. 가장에서는 뒷방 낡은이로, 밖에서는 몸에서 냄새나고 주책바가지로, 온갖 병이 친구하자며 들이닥쳐서는 몸과 마음을 황폐하게 만들고 하여 현대판 高麗葬인 요양원에 自意가 아닌 他意에 의해 거의 강제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불쌍하기 이를 데 없는 왕따 처지를 면할 수 없는 존재들이다. 필자의 처지도 아마 그러리라고 짐작은 한다. 그야말로 쿼바디스다.

우리의 노년세대들이 지나온 나날은 가정에서는 지극히 효행과 예도를 가훈으로 삼을 만큼 효친사상을 중시한 효 중심 세대들임을 인지해야 한다. 그만큼 삶의 중심을 효행에 바탕을 둔 세대들이다. 하여 가정의 화목과 나라와 겨레를 위해 혼신을 다해왔던 것도 孝로써 忠을 실천함이 으뜸이라고 여기는 올곧은 정신에서 여러 형태의 애국 활동에 열혈을 다해 나서는 충효 실천에 앞장선 세대들이다. 이러한 격조 있는 노년들이 충효가 땅바닥에 누워 버리고 불효 불충이 기세를 떠는 오늘의 난세에도 여전히 몸을 사리지 않는 의기로 앞장을 서서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를 위해 열혈 충심을 다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가열 찬 박수를 보내야 함이 마땅한 예도일 터이다

나라가 제대로 서고 위아래의 질서가 바로 서는 강건한 가정과 사회 그리고 나라를 굳건하게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正道를 택함이 답이다. 이에 부응하는 대표적 세대가 오늘의 노년세대다. 이 정도를 실현하는 일의 하나를 든다면 오늘의 노년세대에게 천더기란 오명을 덧씌운 무뢰배 잡놈들을 소탕 박멸시키는 일이다. 그리고 오늘의 老年세대들에게 자긍심과 격조있는 품위를 지킬 바람직한 지원에 義氣를 더욱 高揚시키는 일이다. 한 가지일만 제대로 실행해도 忠과 孝가 바로 선 결 고운 사람들이 어울려 신이 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리되면 자연적으로 나라에 충심을 다하며 웃어른들을 성심을 다해 섬기는 명실상부한 동방예의국이라는 타고르의 말이 다시 인구에 회자 될 거는 자명해질 거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는 국격이 더 한결 신장되면서 세계에서 선망받는 모범적인 국가로 자리매김 되는 것도 시간문제일 뿐이다. 또 이로 인해 확실히 기대되는 것이 있다. 그간 법치를 패대기치며 기세등등했던 무법이 없어지고 천더기로 홀대받으며 기막히게 살아왔던 구국의 세대인 老年세대가 천더기 오명을 떨쳐 버리고 실로 존경과 흠숭을 받으며 남은 인생 맛있고 멋있게 살아갈 수 있으리라는 것을.

오늘의 노년 세대를 위해 시행하고 있는 건강증진, 복지 정책, 그 밖의 제반 문제에 대해서는 아둔하기 짝이 없는 필자의 의견을 굳이 낼 필요가 없지 싶다. 왜냐하면 이 글을 보시는 독자분들 가운데는 빼어난 분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이분들의 몫으로 해 타당성 있는 창의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계제로 삼고 싶기 때문이다.

/김선호(한밭대 명예교수·전 인문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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