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 봄철 산불 예방, 지구온난화를 막는 작은 실천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춘하추동] 봄철 산불 예방, 지구온난화를 막는 작은 실천

유희동 기상청장

  • 승인 2023-03-14 16:58
  • 신문게재 2023-03-15 18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noname01
유희동 기상청장
시린 겨울이 지나고 꽃향기가 가득해지는 봄이 왔다. 봄이 되면 겨우내 강하게 유지하던 시베리아고기압이 점차 세력이 약화하고 이동성고기압으로 바뀌면서 우리나라를 통과한다. 이때 맑고 건조한 날씨가 지속하게 된다.

'2022년 기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연 강수량은 1,150.4mm로 평년 대비 86.7%로였고, 1월부터 5월까지의 강수량은 160.9mm로 관측 이래 두 번째로 적었다. 대전·세종·충남지역은 작년 1월부터 8월 초까지 가뭄이 이어지다가 8월 초 강수가 집중되면서 가뭄이 해소됐다. 반면, 광주·전남지역은 작년부터 평년보다 적은 강수량을 보이면서 가뭄이 계속된다.

올해는 작년부터 이어진 남부지방의 가뭄과 함께 봄철 대기가 건조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산불 발생에 대한 위험도가 더 높아졌다. 기상청은 대기가 건조한 정도에 따라 건조특보(건조주의보, 건조경보)를 발표하여 산불에 대비하도록 하고 있다. 건조주의보는 실효습도 35% 이하가 2일 이상 계속될 것이 예상될 때, 건조경보는 실효습도 25% 이하가 2일 이상 계속될 것이 예상될 때 발표한다. 여기서 실효습도는 수일 전부터의 상대습도와 경과 시간에 따른 가중치를 적용하여 산출한 습도이며, 목재의 건조 정도나 화재 발생 위험도를 판단하는 지표가 된다. 실효습도가 50% 이하가 되면 큰 화재로 번질 위험성이 높으므로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023년도 충청남도 산불방지 종합대책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충남지역에는 309건의 산불이 발생했고, 특히 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하여 전체의 54%를 차지했다. 전국적으로도 작년 한 해 동안 총 740건의 산불이 발생했는데, 이는 최근 10년 평균보다 38% 이상 증가한 것이고, 피해 면적 또한 24,782ha로 최근 10년보다 약 7배 증가하였다. 특히, 우리나라는 산이 많은 지형적 특징을 갖고 있으며, 산불에 취약한 침엽수의 비율이 높아 건조한 계절에는 작은 불씨로도 대형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그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상황은 아니며,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최근의 산불 규모 및 빈도 증가 추세는 지구온난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2021년 발간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 제1 실무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온난화 강도가 강해질수록 많은 지역에서 복합 재해 현상이 발생할 확률이 커지고, 특히 폭염과 가뭄의 동시 발생이 더욱 빈번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지역적으로 평균 강수량이 감소하고 건조기후가 증가하여 산불의 취약지역이 확대될 것이라고 하였다.

전문가들은 극한 기후 및 기상 현상의 빈도와 강도 증가, 즉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피해 면적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구 온도가 높아질수록 산불 발생이 잦아지고 지속시간도 늘어나 피해가 커지며, 대형 산불로 인해 초목이 사라지면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풀과 나무가 없어지게 된다. 대신 산불 때문에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온실가스가 대량으로 발생하여 지구온난화가 가속화하며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최근 봄철의 강수일수는 평년 대비 감소하는 추세이며, 기상청은 올해 4월까지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고 건조한 날씨가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장기간 이어지던 코로나19의 방역 관리 대책이 완화되면서 산행 인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봄철 등산객의 사소한 부주의가 대형 산불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개인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아름다운 지구를 보전하기 위해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산불 예방수칙을 지키는 등 개개인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는 산불 예방을 표면적으로 바라보았던 과거의 관점에서 나아가, 지구온난화 예방이라는 관점에서 절실히 생각하고 실천해 나가야 할 때이다./ 유희동 기상청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항우연 곪았던 노노갈등 폭발… 과기연전 "우주항공청 방관 말고 나서야"
  2. 함께 노래하는 대전 의사들 20년 맞이 정기공연…디하모니 19일 무대
  3. [사설] 공공기관 이전 '희망 고문'은 안 된다
  4. 대전농협, 농업 재해 피해 현장 방문
  5. 대전대덕우체국 노사 재배 고구마 지역에 기부
  1. 옛 파출소·지구대 빈건물 수년씩… 대전 한복판 중부경찰서도 방치되나
  2. [교단만필] 학교스포츠클럽, 삶을 배우는 또 하나의 교실
  3. 대전 상장기업, 사상 첫 시총 76兆 돌파
  4. 대전시, 통합돌봄시대 준비 본격화
  5. 세종도시교통공사 '임산부의 날' 복지부장관 표창

헤드라인 뉴스


대전 생활폐기물 소각량 급증… 재활용률 줄고 매립량 전국 2위

대전 생활폐기물 소각량 급증… 재활용률 줄고 매립량 전국 2위

2050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국가적 목표 설정 및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상향 등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대전시의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공공재활용시설이 필요해 보인다. 최근 대전연구원이 발표한 '대전시 폐기물부문 온실가스 발생 현황과 감축 방안'을 보면 대전시의 생활폐기물 소각량은 2022년 7만 9651.3톤으로 급증한 후 2023년 9만 6834.7톤까지 증가하는 등 증가 폭이 매우 크게 나타났다. 이는 2023년 기준 전국 광역시 중 4번째로 많은 것이다. 또한 대전시의 생활폐기물 매립..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가치 재확인… 개방 확대는 숙제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가치 재확인… 개방 확대는 숙제

조선시대 순성놀이 콘셉트로 대국민 개방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3.6km)'. 2016년 세계에서 가장 큰 옥상정원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가치는 시간이 갈수록 주·야간 개방 확대로 올라가고 있다.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의 주·야간 개방 확대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주간 개방은 '국가 1급 보안 시설 vs 시민 중심의 적극 행정' 가치 충돌을 거쳐 2019년 하반기부터 서서히 확대되는 양상이다. 그럼에도 제한적 개방의 한계는 분명하다. 평일과 주말 기준 6동~2동까지 매일 오전 10시, 오후 1시 30분, 오후..

전국 대학 실험실 발생 사고 매년 200건 이상…4월 사고 집중 경향
전국 대학 실험실 발생 사고 매년 200건 이상…4월 사고 집중 경향

최근 3년간 대학 내 실험실에서 발생한 사고로 매년 2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문정복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시흥갑)이 한국교육시설안전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 8월까지 최근 3년간 전국 대학 연구실 사고로 총 607명의 부상자와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같은 기간, 대학 내 실험실 사고로 지급된 공제급여는 총 8억 5285만 원에 달한다. 특히 4월에 매년 사고가 집중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2023년 4월에 33명, 2024년 4월에 32명, 2..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빛으로 물든 보라매공원 빛으로 물든 보라매공원

  • 나에게 맞는 진로는? 나에게 맞는 진로는?

  • 유성국화축제 개막 준비 한창 유성국화축제 개막 준비 한창

  • 이상민 전 의원 별세에 정치계 ‘애도’ 이상민 전 의원 별세에 정치계 ‘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