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칼럼] 43. 공감 회복은 시대적 과제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염홍철 칼럼] 43. 공감 회복은 시대적 과제

염홍철 한밭대 명예총장

  • 승인 2023-11-09 12:00
  • 현옥란 기자현옥란 기자
염홍철칼럼
염홍철 한밭대 명예총장
우리 사회에서 '공감'이 급속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회 지도자나 성직자처럼 사회 구조를 바로잡으려 애쓰는 사람들은 공감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우리는 공감을 가로막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고 개탄하였습니다. 그래서 미국이라는 나라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공감을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을 했지요. 뿐만 아니라 철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인류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는 문명이 붕괴하고 지구가 살릴 수 없는 지경이 되기 전에 전 지구적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 것이지요.

이렇게 '공감의 시대'라는 말이 세계적인 화두가 된 지 오래입니다. 사전적 의미로 '공감'은 '타인의 사고(思考)나 감정을 자기의 내부로 옮겨 넣어, 타인의 체험과 동질(同質)의 심리적 과정을 만드는 일'이라고 정의합니다. 타인의 경험과 이야기에 눈높이를 맞추고 고개를 끄덕이며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본다는 것은 역지사지(易地思之)와도 통하는 말입니다.



공감은 인간 사이의 벌어진 거리를 뛰어넘게 하는 정신의 초능력을 말하는데, 여기에는 '친절한' 행위가 밑바탕이 되는 것입니다. 친절함이란 대가를 치르면서도 타인을 도우려는 성향을 말하는데 이는 인간의 가장 중요한 생존 기술 중 하나지요.

그러면 왜 공감을 느껴야만 하나요? 인간은 흩어진 개인일 때는 보잘것없는 존재지만, 함께 뭉치면 굉장한 존재가 됩니다. 개인적 차원에서 본다고 하더라도 공감 능력이 높은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공동체 의식이 높고, 자선활동에 더 많이 기부하고, 자원봉사 활동을 더 많이 그리고 더 자주 합니다.



대표적으로 세계적인 토크쇼의 여왕으로 불리던 오프라 윈프리입니다. 그는 25년 동안 토크쇼를 진행해 왔는데, 많은 상처를 간직한 흑인 여성이 어떻게 그토록 긴 세월 동안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손꼽힐 수 있었을까요. 그녀의 비법은 바로 '공감의 능력'이었습니다. '당신과 나는 똑같은 약자'라는 자세로 상대방과 완벽하게 공감하는 그녀의 능력 앞에 전 세계 유명 인사들은 단 몇 분 만에 무장 해제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윈프리는 우리 모두에게 공통된 소망은 "자기 자신이 가치 있게 여겨지고 싶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누군가가 우리를 사랑하고 필요로 하고 이해하고 인정해 주기를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갈망한다는 것이지요. 이런 생각을 몸소 실천한 것입니다.

오프라 윈프리는 이와 같은 상대에 대한 배려뿐만 아니라 기부활동도 많이 했습니다. '남아공 윈프리 여학교'를 4000만 달러(520억 5800만 원)나 들여 세운 것을 비롯, 상당한 재산을 어려운 사람들에게 기부하여 그녀는 '돈 쓸 줄 아는 부자'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기저에는 그의 공감 능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심리학적인 견해에 의하면 어린이들은 어른보다 훨씬 더 본능적인 공감 능력과 균형 감각을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욕망과 상처, 콤플렉스가 덧대어지면서 뭔가가 뒤틀리게 되고 이러한 부적절한 욕망들로 인해 공감의 능력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래서 '공감은 지능이다'의 저자 자밀 자키 스탠퍼드대 교수는 공감은 타고난 능력이 아니라 기술이고 노력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공감은 "인류의 생존을 위한 최선이자 최후의 희망이다"고 했지요. 그렇다면 어렸을 때 가졌던 공감 능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꾸준히 키워나가야 합니다. 우리, 살면서 주위에 공감을 구축하기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하겠습니다.

염홍철 한밭대 명예총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김해시, '김해맛집' 82곳 지정 확대...지역 외식산업 경쟁력 강화
  2. 인천 남동구 장승백이 전통시장 새단장 본격화
  3. 파주시, 운정신도시 교통혼잡 교차로 신호체계 개선
  4. 고등학생 70% "고교학점제 선택에 학원·컨설팅 필요"… 미이수학생 낙인 인식도
  5. 대전 횡단보도 건너던 50대 승합차 치여 숨져
  1. 대전·충남 우수 법관 13명 공통점은? '경청·존중·공정' 키워드 3개
  2. [홍석환의 3분 경영] 가을 비
  3. 충남도의회, 인재개발원·충남도립대 행정사무감사 "시대 변화 따른 공무원 교육·대학 운영 정상화" 촉구
  4. 대전 환경단체, 열병합발전 발전용량 증설 승인 전기위 규탄
  5. '제5회 SDGs 소셜벤처 챔피언십'서 목원대 학생 2팀 수상

헤드라인 뉴스


1천만원 이상 고액‧상습체납 대전 247명, 94.6억원 달해

1천만원 이상 고액‧상습체납 대전 247명, 94.6억원 달해

대전지역에 1000만원 이상 고액·상습 체납자 247명의 명단이 공개됐다. 대전시는 19일 지방세 및 지방행정제제·부과금 체납액이 각 1000만 원 이상인 고액·상습체납자의 명단을 시 누리집 및 위택스를 통해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고액·상습체납자는 올해 1월 1일 기준 체납 발생일부터 1년이 지난 1000만 원 이상 체납자이며 지난 10월까지 자진 납부 및 소명 기회를 부여한 후 지방세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 공개된 정보는 체납자의 성명·상호(법인명), 나이, 직업, 주소, 체납세목, 납부기한 및 체납요지 등이며..

섬비엔날레 조직위, 기본계획 마련… 성공 개최 시동
섬비엔날레 조직위, 기본계획 마련… 성공 개최 시동

'섬비엔날레' 개막이 5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섬비엔날레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예술감독과 사무총장, 민간조직위원장 등을 잇따라 선임하며 추진 체계를 재정비하고, 전시 기본계획을 마련하며 성공 개최를 위한 시동을 켰다. 19일 조직위에 따르면, 도와 보령시가 주최하는 제1회 섬비엔날레가 2027년 4월 3일부터 5월 30일까지 2개월 간 열린다. '움직이는 섬 : 사건의 수평선을 넘어'를 주제로 한 이번 비엔날레는 원산도와 고대도 일원에서 펼쳐진다. 2027년 두 개 섬에서의 행사 이후에는 2029년 3개 섬에서, 2031년에..

정부, 공공기관 지자체 발주 공사 지역제한경쟁입찰 대상 확대
정부, 공공기관 지자체 발주 공사 지역제한경쟁입찰 대상 확대

정부가 공공기관과 지자체가 발주하는 공사 '지역제한경쟁입찰' 대상을 확대하는 등 지역 건설업체 살리기에 나선다. 정부는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이 담긴 '지방공사 지역 업체 참여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지역 건설사의 경영난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지방공사는 지역 업체가 최대한 수주할 수 있도록 개선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우선 정부는 공공기관(88억 원 미만)과 지자체(100억 원 미만)의 지역제한경쟁입찰 기준을 150억 원 미만까지 확..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