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예당 20주년 공연 ‘하루 전 무산’ 거센 후폭풍

  • 문화
  • 공연/전시

대전예당 20주년 공연 ‘하루 전 무산’ 거센 후폭풍

외주업체 때문이지만, 개막 직전 취소 사태는 사상 초유
문화예술계 ‘신뢰도 하락, 대망신’ 성토… 예산 낭비도 불가피
내년 재공연하겠다지만, 연출가와 지휘자 출연진 등 참여 미지수

  • 승인 2023-11-09 17:44
  • 수정 2023-11-09 22:15
  • 신문게재 2023-11-10 3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clip20231109174251
대전예당 전경
속보=대전예술의전당 20주년을 기념한 오페라 공연이 하루 전 취소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부실한 외주업체 때문에 벌어진 사태라고 하지만, 전국적으로 개막 하루 전날 갑자기 공연이 취소된 전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예당을 향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중도일보 11월 9일자 2면 보도>

9일 취재결과, 대전예술의전당은 개막 전날인 7일 오후부터 개최 예정이었던 제작 오페라 '운명의 힘' 공연 예매자 1600여 명에게 공연 취소 안내 후 환불 조치를 하고 있다. 예당은 제작 오페라 공연을 내년으로 미루고,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입장을 밝혔고, 문제의 외주 업체는 현재까지도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대전예당을 바라보는 문화예술계 분위기는 싸늘하다. 전국적으로 공공 공연장에서 공연이 하루 전날 취소되는 경우는 전무 했던 만큼 이번 일은 '대망신감'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공공 공연장으로서 신뢰가 실추됐다는 비판이 크다.



대전의 A 원로 예술인은 "상황이 어찌 됐든 공연 전날 개최를 취소한 것은 관객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다"며 "통상적으로 공연이 지연되는 경우는 있어도 갑자기 취소하는 경우 없다. 상황이 불가피하다면, 최소한 일주일 전에 안내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예산 낭비도 불가피하다. 예당은 출연진들에게 양해를 구한 후 내년도 예산으로 공연을 재개최하기로 했다. 예당에 책임이 있어 출연진의 출연료는 지급해야 하고 내년 출연진 섭외 협상에 따라 출연료를 재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내년 오페라 공연에 같은 제작진과 출연진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앞서 제작 오페라 공연은 유명 오페라 연출가, 유럽에서 활동 중인 지휘자 등 전국적으로 유명한 제작진, 예술인이 참여해 관심을 모았었다.

공연 관계자 A 씨는 "지휘자의 경우 이번 공연을 위해 독일에서 오신 분"이라며 "출연진들도 외지에서 온 이들이 대부분인데, 스케줄 문제로 모두 참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예당이 자체 대안을 마련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취소 대신 무대의상과 조명 등 갖고 있는 소품만으로라도 공연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출연진 B 씨는 "외지에서 오는 관객분들도 있을테니 티켓을 환불하되, 스탠딩 콘서트라도 열어 관객들이 공연을 볼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었다"며 "이렇게 하면 주요 세트가 없어도 주역들의 의상과 합창만으로 표현할 수 있다. 제일 중요했던 3막도 이미 출연진들이 세트가 있을 거라고 가정하고 마킹을 하고 연습을 했기 때문에 조명과 영상으로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규 대전예술의전당 관장은 "취소가 아닌 소규모라도 올릴 수 있도록 대안도 생각했었지만, 연출자의 의견도 반영해 내년으로 일정을 미뤘다"며 "티켓 환불에 대한 죄송스러운 마음으로 관객들이 할인 가격으로 공연을 볼 수 있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역 유흥가 '아가씨 간판' 배후 있나? 업소마다 '천편일률'
  2. [2025 구봉산 둘레길 걷기행사] "어디서든 걸을 수 있는 환경 만들겠다"
  3. 728조 예산전쟁 돌입…충청 與野 대표 역할론 촉각
  4. [2025 구봉산 둘레길 걷기행사] "자연과 함께 일상 속 피로 내려놓길"
  5. [오늘과내일] 대전시의회, 거수기 비판을 넘어설 마지막 기회
  1. [2025 구봉산 둘레길 걷기행사]가을 도심 산행의 매력 흠뻑
  2. [2025 구봉산 둘레길 걷기행사] "구봉산에 물든 가을, 함께 걷는 행복"
  3. [2025 구봉산 둘레길 걷기행사] "건강은 걷기부터, 좋은 추억 쌓기를"
  4. [월요논단]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이 대전을 바꾼다.
  5. 대전 부동산시장 "민간임대 비율 조정" 목소리 커져

헤드라인 뉴스


대전역 철도입체화사업 선정될까… 국토부 종합계획 반영 목표 사활

대전역 철도입체화사업 선정될까… 국토부 종합계획 반영 목표 사활

국토교통부가 2월 철도 지하화 선도지구를 지정한 데 이어 12월 추가 지하화 노선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대전역 철도입체화 사업이 추가 반영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국토부 선도지구에 대전이 준비한 두 사업 중 대전 조차장 철도입체화 사업(약 38만㎡)만 선정됐지만, 이번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종합계획'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철도 지하화 대선 공약과 해당 지역 개발 여건 강화 등으로 대전역 철도입체화사업(12만㎡)이 반영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3일 대전시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해 1월 '철도 지하화 및 통합개발 특별법'을 제정한..

[꿀잼대전 힐링캠프 2차] 캠핑의 열정과 핼러윈의 즐거움이 만나다
[꿀잼대전 힐링캠프 2차] 캠핑의 열정과 핼러윈의 즐거움이 만나다

늦가을 찬바람이 부는 11월의 첫날 쌀쌀한 날씨 속에도 캠핑을 향한 열정은 막을 수 없었다. 중부권 대표 캠핑 축제 '2025 꿀잼대전 힐링캠프'가 캠핑 가족들의 호응을 받으며 진행됐다. 올해 두 번째로 열린 꿀잼대전 힐링캠프는 대전시와 중도일보가 공동 주최·주관한 이벤트로 1~2일 양일간 대전 동구 상소오토캠핑장에서 열렸다. 이번 캠핑 역시 전국의 수많은 캠핑 가족들이 참여하면서 참가신청 1시간 만에 마감되는 등 경쟁이 치열했다. 행운을 잡은 40팀 250여 명의 가족들은 대전지역 관광명소와 전통시장을 돌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재명 대통령, 4일 `2026년 728조 정부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
이재명 대통령, 4일 '2026년 728조 정부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회를 찾아 2026년 정부 예산안 편성 방향을 직접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한다. 이 대통령은 국회의 예산안 심사 개시에 맞춰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통해 예산안 편성의 당위성 등을 설명한 후 국회의 원활한 협조를 구할 예정이다. 정부는 앞서 8월 29일 전년도(673조 원) 대비 8.1% 증가한 728조원 규모의 2026년도 슈퍼 예산안 편성 결과를 발표했다. 총지출 증가율(8.1%)은 2022년도 예산안(8.9%)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며, 경제 성장을 위한 인공지능(AI)과 연구·개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빨갛게 물들어가는 가을 빨갛게 물들어가는 가을

  • ‘여섯 개의 점으로 세상을 비추다’…내일은 점자의 날 ‘여섯 개의 점으로 세상을 비추다’…내일은 점자의 날

  • 인플루엔자 환자 급증…‘예방접종 서두르세요’ 인플루엔자 환자 급증…‘예방접종 서두르세요’

  • 가성비 좋은 겨울옷 인기 가성비 좋은 겨울옷 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