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2023 슈퍼컴퓨팅 컨퍼런스를 통해 보는 글로벌 동향과 한국 현황

  • 오피니언
  • 사이언스칼럼

[사이언스칼럼] 2023 슈퍼컴퓨팅 컨퍼런스를 통해 보는 글로벌 동향과 한국 현황

황순욱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책임연구원

  • 승인 2023-11-30 16:59
  • 신문게재 2023-12-01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황순욱 사이언스칼럼 사진
황순욱 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책임연구원
2023년 11월 12일부터 17일까지 슈퍼컴퓨팅 컨퍼런스(SC23)가 미국 덴버에서 개최됐다. 1988년부터 미국에서 열리는 연례행사로 고성능컴퓨팅, 네트워킹, 스토리지, 데이터 분야의 최신 기술을 교류하는 세계 최대 국제행사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 온전히 오프라인으로 치러진 이번 행사에 1만 4000여명이 참석하고 438개의 전시부스가 마련되는 등 성황리에 열렸다. 한국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한국반도체산업협회, SK하이닉스, 망고부스터, 프랜들리AI 등 연구소, 산업협회, 대기업, AI 스타트업 등 예년보다 다양한 기관에서 전시부스로 참가해 열기를 더했다.

슈퍼컴퓨팅 컨퍼런스의 백미는 슈퍼컴퓨터 톱500 순위 발표다. 2019년 5월 10일 자 필자의 '슈퍼컴퓨터계의 빌보드, 톱500 순위의 기원'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1993년에 시작한 매년 2회 발표하는 톱500 순위의 역사와 의의에 대해서 언급한 바 있다. 이번 톱500 순위에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의 프론티어가 1위를 차지해 2022년 6월 이후 2년 연속 1위를 지켰다. 톱10순위 내 변동이 눈길을 끈다. 미국 아르곤 국립연구소(ANL)의 오로라(Aurora)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이글(Eagle)이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하는 등 4개의 시스템이 새롭게 진입했다. 핀란드 국영기업 CSC의 루미(Lumi)는 성능을 업그레이드했지만 3위에서 5위로 밀려났다. 2021-22년에 EU고성능컴퓨팅공동사업(EuroHPC)에서 투자한 루미를 비롯한 EuroHPC 슈퍼컴 3개도 톱10내에 보인다.

그 동안 우여곡절 많던 오로라가 마침내 2위에 진입했다. 오로라는 2015년 미국의 ANL과 HPE(당시 크레이사)가 공동으로 인텔 차세대 제온파이 프로세서 기반에 180페타플롭스 성능을 목표로 2018년에 개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인텔 GPU칩 기반의 세계 최초 엑사스케일 성능을 목표로 2021년에 구축하는 것으로 계획이 변경됐다. 이번에 엑사의 절반 수준인 585 페타플롭스 성능으로 세상에 나왔다. 오로라는 전체 노드의 절반만을 사용했다고 한다. 계속되는 개발 지연이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 2024년에는 프로티어를 제치고 슈퍼컴퓨터 왕좌에 오를지 궁금하다.

MS 애저 클라우드 시스템용으로 자체 제작한 이글이 3위에 오른 것이 흥미롭다. MS는 2021년 6월에 애저 클라우드로 자체 제작한 시스템 4개를 톱500 순위 26위부터 29위까지 나란히 등재했다. 당시 MS의 데이터센터 범용 클라우드 시스템을 슈퍼컴퓨터 톱500 순위 20위권에 등재했다는 사실이 필자의 시선을 끌었다. 이번 MS 애저 클라우드 이글의 3위 진입을 계기로 ANL의 오로라 시스템 개발 사례에서 보듯이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최첨단 슈퍼컴퓨터 개발 경쟁에 사기업도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대형언어모델 기반 생성형 AI 시대에 기업체도 AI 슈퍼컴퓨팅 인프라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국은 이번에 12개의 이름을 올려서 슈퍼컴퓨터 보유 및 성능 기준으로 미국, 중국, 독일, 일본,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에 이어서 세계 8위를 차지했다. 네이버의 세종이 22위에 새롭게 진입했다. 삼성종기원의 SSC-21, 기상청의 그루와 마루, SK텔리콤의 타이탄이 차례로 28위, 47위, 48위, 59위를 차지했다. 2018년 6월에 11위로 진입했던 KISTI의 국가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은 61위로 밀렸다.

세계 8위 한국 슈퍼컴퓨팅의 실상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심각하다. 미국, EU 등 슈퍼컴퓨팅 강국들은 자국의 산학연 연구자의 혁신적인 AI연구에 필수적인 톱10위 내의 공공슈퍼컴퓨팅 인프라 구축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영국 정부도 11월 초에 225백만 파운드(약 3677억 원) 예산으로 브리스톨대학에 2024년 여름 목표 200페타플롭스 AI 슈퍼컴퓨터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 유일의 공공슈퍼컴퓨팅 자원인 KISTI 누리온은 순위에서 한참 밀려나 있다. 챗GPT발 GPU 가격 상승으로 2929억 원 예산의 600페타플롭스급 국가슈퍼컴퓨터 6호기 구축 계획은 난항을 겪고 있다. 우리도 영국 사례처럼 2024년 목표로 세계 10위 내 AI 슈퍼컴퓨터 6호기의 신속한 구축을 위해 담당기관인 KISTI, 담당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예산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황순욱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책임연구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027 하계 U대회...세종시에 어떤 도움될까
  2. "내 혈압을 알아야 건강 잘 지켜요"-아산시, 고혈압 관리 캠페인 펼쳐
  3. 세종시 사회서비스원, 초등 돌봄 서비스 강화한다
  4. 세종일자리경제진흥원, 지역 대학생 위한 기업탐방 진행
  5. "아산외암마을로 밤마실 오세요"
  1. "어르신 건강 스마트기기로 잡아드려요"
  2. 선문대, 'HUSS'창작아지트' 개소
  3. 천안시 도시재생지원센터, 투자선도지구 추진 방향 모색
  4. 한국바이오헬스학회 출범 "의사·교수·개발자 건강산업 함께 연구"
  5. 천안시립흥타령풍물단, 정기공연 '대동' 개최

헤드라인 뉴스


22대국회 행정수도 개헌 동력 살아나나

22대국회 행정수도 개헌 동력 살아나나

국가균형발전 백년대계로 충청의 최대 염원 중 하나인 세종시 행정수도 개헌 동력이 되살아날지 주목된다.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조국혁신당이 이에 대한 불을 지피고 나섰고 4·10 총선 세종갑 당선자 새로운미래 김종민 의원이 호응하면서 지역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개헌은 국회의석 3분의 2가 찬성해야 가능한 만큼 거대양당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개헌 정국을 여는 데 합의할지 여부가 1차적 관건이 될 전망이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국회에서 개헌특위 구성을 제안 하면서 "수도는 법률로 정한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충청 화력집중… 이재명 지역 당원들과 `스킨십` 강화
더불어민주당, 대전·충청 화력집중… 이재명 지역 당원들과 '스킨십' 강화

22대 총선에서 '충청대첩'을 거둔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19일 대전·충청을 찾아 지지세를 넓혔다.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주요 인사들과 충청 4개 시·도당위원장, 국회의원 당선인은 충청발전에 앞장서겠다는 다짐과 함께 당원들의 의견 반영 증대를 약속하며 대여 공세에도 고삐를 쥐었다. 민주당은 19일 오후 대전컨벤션센터에서 '당원과 함께! 컨퍼런스, 민주당이 합니다'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전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호남편에 이은 두 번째 컨퍼런스로, 22대 총선 이후 이 대표와 지역별 국회의..

대전 외식비 전국 상위권… 삼겹살은 서울 다음으로 가장 비싸
대전 외식비 전국 상위권… 삼겹살은 서울 다음으로 가장 비싸

한 번 인상된 대전 외식비가 좀처럼 내려가지 않고 있다. 가뜩이나 오른 물가로 지역민의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지역 외식비는 전국에서 손꼽힐 정도로 높은 가격을 유지 중이다. 19일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가격정보 종합포털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4월 대전의 외식비는 몇몇 품목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손을 꼽을 정도로 높은 가격을 유지 중이다. 우선 직장인들이 점심시간 가장 많이 찾는 김치찌개 백반의 경우 대전 평균 가격은 9500원으로, 제주(9625원)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가장 비싸다. 지역의 김치찌개 백반 평균 가격은 1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미꽃 가득한 한밭수목원 장미꽃 가득한 한밭수목원

  • 대전 찾은 이재명…당원들과 스킨십 강화 대전 찾은 이재명…당원들과 스킨십 강화

  • ‘덥다,더워’…전국 30도 안팎의 초여름 날씨 ‘덥다,더워’…전국 30도 안팎의 초여름 날씨

  • 무성하게 자란 잡초에 공원 이용객 불편 무성하게 자란 잡초에 공원 이용객 불편